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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괜찮아, 뒤집을 수 있어!"…왜 2위 LG의 5연승 무서울까, 이게 디펜딩챔피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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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전, 김민경 기자] "고참들한테 엄청 고마웠죠. 고참들이 '야 (구)본혁아 괜찮아 뒤집을 수 있어, 이기면 돼' 계속 이야기하더라고요. 그리고 뒤집었잖아요. 본혁이한테 엄청난 위로가 됐을 것이고, 가장 큰 위로는 뒤집는 거잖아요."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13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 선수들을 크게 칭찬했다. LG는 지난 11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서 역전패할 뻔한 경기를 뒤집고 연승 행진을 이어 갔다. 1-1로 맞선 9회초 2사 2, 3루 위기에서 3루수 구본혁이 땅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포구 실책을 저질렀고, 2, 3루 주자가 모두 득점해 1-3으로 벌어졌다. 경기를 뺏길 수 있는 치명적 실책이었다.

염 감독은 실책을 지켜본 뒤 '구본혁을 어떻게 위로하고, 멘탈이 무너지지 않게 잡아주지' 이 생각만 했다고 한다. 그런데 감독의 마음을 읽은 것처럼 김현수, 오지환, 박해민, 박동원, 홍창기 등 베테랑들이 움직였다. 구본혁이 무너질 틈도 없이 베테랑들이 계속 다가가 "야 괜찮아 뒤집을 수 있어, 이기면 돼"라고 한마디씩 던졌다.

그 말은 현실이 됐다. LG는 9회말 LG 마무리투수 이용찬을 두들겨 4-3 역전승을 거뒀다. 1사 후 오스틴 딘이 좌월 홈런을 날려 2-3으로 추격했고, 문보경의 2루타와 김현수의 볼넷으로 1사 1, 2루 기회를 잡았다. 문보경과 김현수가 각각 대주자 최승민과 최원영으로 교체된 가운데 박동원이 좌월 2타점 적시 2루타를 때려 4-3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덕분에 LG는 4연승을 질주할 수 있었다.

염 감독은 "본혁이를 써야 하니까. 멘탈 쪽으로 데미지를 받을 수 있는 실수를 했기 때문에 어떻게 회복시킬까만 생각했다. 그런데 스태프들이 할 일이 없게끔 고참들이 움직여 줘서 우리 팀이 정말 생각했던 대로 잘 가고 있다고 느꼈다. 나는 선수들만 보고 있으니까. 본혁이 옆에 계속 가서 '이길 수 있어, 야 괜찮아 뒤집을 수 있어, 이기면 돼'라고 하더라. 그리고 뒤집었으니까. 이 생각이 굉장히 중요한 것이고, 또 본혁이한테는 엄청난 위로가 됐을 것이다 누구보다 큰 위로는 뒤집는 것이니까"라고 칭찬했다.

이어 "형들이 말로도 행동으로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게, 팀이 굉장히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본다. 누가 어려움이 닥쳤을 때 그 어려움을 서로 극복해 주려는 마음을 갖고 있는 조직이 분명 잘 되는 조직이라고 생각한다. 고참들한테 엄청 고마웠다. 이런 리더십 문화가 잘되고 있으니까 앞으로 LG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한다. 이런 게 형성되면 10년은 계속 이어진다. 예전 LG가 갖고 있던 문화랑 완전히 다른 문화로 바뀌어 가고 있고, 이제 LG가 더 강해질 수 있는, 실력 외적으로도 강해질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LG가 좋아지는 모습을 감독으로서 볼 수 있어 엄청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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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분위기는 13일 한화전까지 이어졌다. LG는 7회까지는 한화에 0-2로 무기력하게 끌려갔다. 한화가 에이스 류현진을 앞세운 가운데 5이닝 87구 2피안타 2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이어 박상원(1이닝)-김서현(1이닝)까지 LG 타선은 전혀 공략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LG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두들겼다. 8회초 선두타자 홍창기가 볼넷으로 출루하면서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LG는 신민재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해 1사 2루를 만들었고, 한화는 김규연에서 이상규로 투수를 교체했다.

오스틴은 바뀐 투수 이상규에게 우중간 적시타를 뺏어 1-2 추격을 알렸고, 오스틴은 대주자 최승민과 교체됐다. 1사 1루 문보경 타석에서 최승민이 2루를 훔칠 때 유격수 황영묵의 포구 실책이 나왔고, 이 틈에 최승민은 3루까지 갔다. 이어 문보경이 중월 적시 2루타를 날려 2-2 균형을 맞췄다.

9회초에는 홍창기가 한화 마무리투수 주현상을 상대로 결승타를 장식했다. 선두타자 박해민이 중견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친 게 컸다. 뜬공으로 처리해야 할 타구였지만, 중견수 장진혁이 뒤로 물러났다가 앞으로 들어오면서 포구 타이밍이 늦었다. 무사 2루에서 안익훈이 번트 파울플라이로 물러나면서 LG의 흐름이 끊기는 듯했지만, 홍창기가 좌전 적시타를 날려 3-2로 뒤집었다.

염 감독은 "화요일 경기에서 타선이 안 터지고 경기의 흐름이 안 좋았었는데 오늘(13일)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선수들이 끝까지 집중해 줬다. 문보경의 동점 적시타로 전체적인 경기의 흐름이 우리 쪽으로 넘어왔고 한 점이 꼭 필요한 상황에서 박해민이 좋은 찬스를 만들었고 홍창기가 해결해 주면서 중요한 승리를 할 수 있었다"고 총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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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타를 장식한 홍창기는 "(안)익훈이를 믿고 있었는데, 아쉽게 아웃이 됐지만 우리가 일단 이기려면 점수를 내야 하는 상황이었다. 직전 타석에서 너무 치려는 마음이 강해서 세게 치는 느낌이 있어서 힘을 빼고 타구를 신경 쓰지 말고 그냥 직구에 돌려보자는 느낌으로 쳤는데 운 좋게 좌익수 앞으로 안타가 나온 것 같다. 슬라이더가 왔는데 나는 직구 타이밍에 나가서 방망이에 맞았다. 운이 좋았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패색이 짙던 경기를 뒤집을 수 있겠다는 느낌은 언제 받았을까. 홍창기는 "일단 계속 0-2로 갈 수 있도록 투수들이 잘 던져줘서 우리가 1점만 내면 따라갈 수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오스틴이 중요한 타점을 해줬고, 또 거기서 (문)보경이가 동점을 만들어 줬기에 우리가 이길 수 있다고 조금만 더 하면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LG는 5연승을 질주하면서 현재 선두 KIA 타이거즈를 가장 위협하는 존재가 됐다. LG는 59승48패2무, KIA는 64승45패2무를 기록해 4경기차가 난다. LG는 시즌 막바지로 향할수록 지난해 챔피언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고참들의 리더십과 최근 보여주는 뒷심들이 모두 지난해 우승 경험에서 얻은 자신감이 원동력이 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홍창기는 선두와 격차를 좁히는 상황과 관련해서는 "선두를 보고 가진 않는다. 우리가 이겨야 선두를 잡을 수 있는 것이기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면서도 "작년에 우리가 1위에서 쫓겨 봤다. 확실히 쫓기는 것보다는 쫓는 게 더 마음이 편한 것 같다"며 남은 경기에서 팀이 더 많은 승리를 쌓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LG는 14일 한화전 선발투수로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를 예고했다. 에르난데스는 지난 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데뷔해 5이닝 2피안타(1피홈런) 1볼넷 7탈삼진 1실점 호투로 10-3 승리를 이끌면서 5연승의 서막을 알렸다. 에르난데스는 당시 충격적인 구위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직구 구속은 최고 150㎞, 평균 147㎞로 리그에서 조금 빠른 수준이었는데, 스위퍼, 싱커, 슬라이더, 커터,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면서 두산 타선을 얼어붙게 했다. 에르난데스가 6연승을 이끌며 LG 우승 승부수 자격을 또 한번 입증한다면, 상대적으로 선발진이 약한 KIA는 2위 LG에 더더욱 쫓기는 모양새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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