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마루운동 동메달의 주인공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ESPN’ 등 현지 언론은 11일(한국시간) 국제체조연맹(FIG)이 여자 기계체조 순위를 변경했다고 전했다.
기존 3위였던 미국의 조던 차일스가 5위로 내려가고 루마니아의 아나 버르보수가 3위로 조정됐다. 같은 루마니아의 사브리나 마네카-보이네아가 4위에 올랐다.
아나 버르보수가 여자 기계체조 마루운동 부문 3위로 올라섰다. 사진=ⓒAFPBBNews = News1 |
여자 기계체조 종목은 이미 메달 수여까지 마친 상황. 메달 시상식 당시 은메달을 받은 시몬 바일스와 차일스가 금메달을 받은 레베카 안드라데에게 절을 하는 세리머니를 해 화제가 됐었다.
FIG는 차일스가 동메달을 반납하고 그 메달을 버르보수에게 줘야할지에 대해서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게 판단을 맡기겠다고 밝혔지만, ESPN은 차일스가 결국 메달을 반환해야할 것이라 예상했다.
이번 결정은 국제스포츠사법재판소(CAS)가 세실 랜디 미국 체조대표팀 코치의 항소를 기각한 이후 나온 결정이다.
이번 마루운동 결승은 마무리가 깔끔하지 않았다. 버르보수가 결선에서 13.700점을 받고 3위에 올라 동메달을 땄다고 생각하고 자축했는데 미국 측이 심판에게 차일스의 점수를 다시 판단해달라고 요청했고 그 결과 0.1점이 가산돼 3위 주인공이 바뀌었다.
루마니아 측은 강력하게 항의했다. 국가 올림픽 위원회가 직접 나서 FIG에 항의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CAS는 미국측의 재심 요청이 점수가 올라간 이후 1분 4초 뒤 이뤄졌다며 1분 안에 재심을 요청하도록한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기존 순위대로 버르보수가 3위, 마네카-보이네아가 4위, 차일스가 5위가 돼야한다고 판단했다.
루마니아 측은 이 결정에 환호하고 있다. 폐막식 불참을 선언했던 마르첼 치올라쿠 총리는 “정의가 실현됐다. 결국은 진실이 드러나게 돼있다”며 이번 결정을 반겼다.
차일스는 동메달을 반납할 상황에 놓였다. 사진=ⓒAFPBBNews = News1 |
메달을 뺏기게 된 차일스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내 정신 건강을 위해 당분간 소셜미디어를 멀리하겠다”며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음을 드러냈다.
미국체조협회는 성명을 통해 “차일스 선수의 플로어 루틴에 대한 난이도에 대한 조사 요구는 선의에 의해 제기된 것이며, 우리는 정확한 채점을 보장하기 위해 FIG 규칙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 믿고 있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루마니아 체조 영웅 나디아 코마네치는 어린 후배들을 걱정했다. 그는 자신의 X에 “선수들의 정신 건강과 감정을 이런식으로 다루고 있다니 믿을 수 없다. 이들을 보호하자”는 글을 남겼다.
그러면서 마네카-보이네아의 연기 도중 발이 경계선 밖을 나갔다는 이유로 0.1점을 감점한 것에 대해서도 비난했다. 이 장면은 리플레이 결과 발이 선 안쪽에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CAS는 이 감점과 관련된 루마니아 측의 항소에 대해서는 기각 결정을 내렸다.
버르보수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나는 모두가 공정하기를 원한다. 다른 나라의 다른 선수들을 비난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우리 운동선수들은 이런 대접을 받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결과에 따른 보상을 원할 뿐이다. 문제는 점수를 계산하고 결정을 내린 심판들의 문제”라는 말을 남겼다.
[로스앤젤레스(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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