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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난이 원동력" 성별 논란 여성 복서, 압도적 펀치로 金 따냈다...3연속 5-0 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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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성별 논란에 휩싸였던 알제리의 여성 복서 이마네 칼리프가 2024 파리 하계올림픽 여자 복싱 정상에 올랐다.

대회 내내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하던 칼리프는 결승전에서도 양류(중국)를 상대로도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두며 알제리 최초의 올림픽 여자 복싱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칼리프는 1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하계올림픽 복싱 여자 66kg급 결승에서 양류를 상대로 5-0(30-27 30-27 30-27 30-27 30-27)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칼리프가 상대를 압도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칼리프는 2024 파리 올림픽 대회 내내 상대보다 한 수 위의 기량을 보여주면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오르기까지 한 차례의 기권승과 세 번의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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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자신을 괴롭혔던 성별 논란을 딛고 금메달을 따냈다.

논란의 시작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였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올림픽에서 퇴출된 국제복싱협회(IBA)가 칼리프와 린위팅(대만)이 남성의 염색체인 'XY' 염색체를 보유하고 있다는 근거 없는 이유로 두 선수를 실격 처리하면서다.

그러나 IOC는 두 선수의 파리 올림픽 출전을 허가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칼리프에 대해 "우리는 여자 복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 선수들은 여성이 맞다. 수 년간 경쟁했던 복서들이다"라며 "우리가 인정하지 않은 조직(IBA)이 올림픽과 IOC의 명예를 훼손했다. 적법한 절차 없이 선수에게 실격 처리를 내린 것"이라는 발언으로 칼리프를 존중하면서 IBA의 결정을 비판했다.

IOC의 지지를 등에 업고 2024 파리 올림픽에 참가한 칼리프의 적수는 없었다. 칼리프는 첫 판이었던 안젤라 카리니(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1라운드 46초 만에 기권승을 따냈고, 8강전과 준결승전에서 각각 언너 루처 허모리(헝가리)와 잔자엠 수완나펭(태국)을 상대로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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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다시 한번 칼리프의 성별 논란이 불거져 칼리프는 대회 도중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아야 했다. 더욱이 올림픽은 세계선수권대회보다 전 세계의 팬들이 지켜보는, 규모가 더욱 큰 대회이기 때문에 칼리프의 성별 논란은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졌다.

이에 칼리프는 8강전 이후 진행한 인터뷰에서 "나는 다른 사람의 말을 신경 쓰지 않는다. 내가 여기에 온 이유는 메달을 따고 경쟁하기 위해서다. 나는 앞으로 더욱 발전하고 나아질 것이다"라면서 "솔직히 말하자면 소셜미디어를 잘 보지 않는다. 올림픽에서는 선수들의 심리를 관리해주는 팀에서도 선수들이 소셜미디어를 자주 하지 않도록 관리해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칼리프는 'SNTV'와의 인터뷰 도중 "사람을 괴롭히는 건 그 사람을 파괴하고, 사람의 생각과 정신, 그리고 마음을 죽일 수 있다. 괴롭힘을 자제해 달라"며 호소했다.

결국 IOC가 성명을 통해 두 사람을 보호하기로 결정했다. IOC는 지난 2일 "모든 사람은 차별 없이 운동할 권리가 있다. 파리 올림픽 복싱에 출전하는 모든 선수는 대회 출전 자격과 참가 규정, 의료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라며 "이번 대회는 이전과 동일하게 '여권'을 기준으로 성별과 나이를 정한다"고 알렸다.

또 "두 선수는 도쿄 올림픽, 국제복싱협회(IBA)가 승인한 세계선수권대회와 각종 국제대회 여자부 경기에 정상적으로 출전한 선수들이다. 둘은 IBA의 갑작스럽고 자의적인 결정의 피해자였다. 두 선수는 2023 세계선수권대회 말미 정당한 절차 없이 실격 처분을 받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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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결승에서 칼리프에게 패배했던 수완나펭은 칼리프를 보호해줬다. 수완나펭은 경기 후 칼리프를 '그녀'라고 지칭하면서 칼리프를 인정했다.

수완나펭은 "나도 그녀에 대한 논란을 접했지만 관심을 갖고 보지는 않았다. 그녀는 여성이다. 여성이지만 매우 강하다. 나는 내 스피드를 활용하려고 했지만 상대의 실력이 더 좋았다"고 말했다.

논란 속에서 결승 진출을 확정 지은 칼리프는 준결승전이 끝난 뒤 취재진을 만나 "정말 기쁘다. 이번 올림픽을 위해 8년간 훈련했다. 지금 이 순간이 정말 자랑스럽다. 알제리 국민들의 응원에 감사하다"면서 "상대는 정말 훌륭했지만, 지난 2주 동안 상대를 열심히 분석했다"라며 기뻐했다.

자신의 논란에 대해서는 자신의 논란에 대해 "가장 좋은 대응은 금메달이다"라며 결과를 앞세워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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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프는 결승전에서도 중국의 베테랑 복서 양류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며 손쉽게 전원일치 판정승을 따냈다. 8강부터 결승전까지 세 경기 연속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둔 칼리프는 알제리 최초의 여자 복싱 금메달리스트라는 영예까지 얻었다.

금메달을 따낸 칼리프는 "나는 올림픽에 참가할 자격이 있다. 다른 여성들처럼 여성으로 태어나 여성으로 살았다. 내가 여성인지 아닌지는 여러 차례 말했다"면서 "비난이 내 원동력이 됐다. 그들의 비난 덕분에 금메달이 더욱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SNS에서 내게 쏟아진 비난은 부당했다. 인간으로서의 존엄성마저 해쳤다. 하지만 이제는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었을 것이다. 이제 전 세계가 이마네 칼리프의 이야기를 알게 됐다. 난 알제리의 작은 마을에 있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다. 가족들은 날 자랑스러워했고, 복싱을 하는 나를 응원해줬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칼리프는 "알제리의 여성들은 강인하고 용감하다. 그들이 나를 응원했고, 전 세계에 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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