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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28년 만에 金인데' 안세영의 씁쓸한 귀국길…축하는커녕 추격전까지→협회는 '전면 반박' [올림픽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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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안세영(삼성생명)은 조심스러웠다. 자신의 입장을 확실하게 밝히지 않았다. 협회와 이야기하겠다는 말만 남겼다.

안세영은 7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난 싸우려는 의도가 아니라 운동에만 전념하고 싶은 마음을 호소하기 위해, 그렇게 이해해 달라는 마음으로 말씀을 드린 것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난 이제 막 도착했다. 아직 협회와 이야기를 나눈 것이 없고 소속팀과도 상의한 것이 없다. 더 자세한 내용은 상의한 뒤 말씀드리겠다"라고 덧붙였다.

대한체육회 코리아하우스 기자회견 불참과 관련해서도 "이 부분에서 정말 논란이 많더라"라며 "그래서 이 부분도 말을 좀 자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안세영은 "협회, 팀과 이야기하지 못했다. 최대한 이야기해야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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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안세영은 질문을 더는 받지 않았고, 팀 관계자의 경호를 받으며 공항 밖으로 나가 소속팀 삼성생명 버스에 탑승했다. 이 과정에서 안세영 모습을 보기 위해 많은 취재진과 팬들이 몰려 아수라장이 벌어지기도 했다.

안세영은 지난 5일 프랑스 파리의 포르트 드 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허빙자오(중국)를 게임스코어 2-0(21-13, 21-16)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배드민턴에 아주 의미 있는 금메달이었다. 지금까지 올림픽 단식에서 시상대 제일 위에 올랐던 선수는 1996 애틀랜타 대회에서 방수현이 유일했다. 28년간 결승 진출자도 변변치 않았던 가운데 안세영이 모두의 기대에 부응하며 파이널에 올랐고, 금빛 스매싱에 성공했다.

정상에 오른 기쁨을 만끽한 안세영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협회를 저격하는 거센 발언을 했다. 안세영은 "사실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는 대표팀에 많이 실망했다"며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과 계속 가기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어 "이야기를 잘 해봐야겠지만 많이 실망했다. 나중에 자세하게 또 설명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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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은 고질적인 무릎 부상을 안고 있다. 특히 그는 지난해 10월 천위페이(중국)와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무릎을 다친 뒤 올림픽 준비에 어려움을 겪었다.

안세영은 "제가 부상을 겪는 상황에서 대표팀에 대해 너무 크게 실망했다.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안세영은 부상 관리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처음에 오진이 났던 순간부터 계속 참으면서 경기했는데 작년 말 다시 검진해 보니 많이 안 좋더라"면서 "꿋꿋이 참고 트레이너 선생님이 도와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안세영은 작년 10월 첫 검진에서 2주 재활 진단을 받으며 큰 부상을 피한 줄 알았다. 하지만 알고 보니 통증이 심했고, 부상은 쉽게 나아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대회 출전은 계속됐다.

은퇴 여부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이야기했다. 안세영은 "배드민턴 발전과 내 기록을 위해 계속해 나가고 싶지만, 협회에서 어떻게 해주실지 모르겠다. 저는 배드민턴만 할 수 있다면 어떤 상황이든 다 견딜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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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이 아니면 다음 올림픽은 어떻게 되나'라고 묻자 "대표팀에서 나간다고 해서 올림픽을 못 뛰는 것은 선수에게 야박하지 않나 싶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단식과 복식은 엄연히 다른데 선수 자격을 박탈하면 안 된다"면서 "협회는 모든 것을 다 막고, 그러면서 자유라는 이름으로 방임한다"라고 저격했다.

안세영은 "우리 배드민턴이 많은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은데 금메달이 1개밖에 안 나왔다는 것은 돌아봐야 할 시점이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금메달만큼이나 안세영의 발언이 많은 화제가 됐다. 안세영은 기자회견 직후 자신의 SNS를 통해 다시 한번 의사를 표현했다. 안세영은 "선수들이 보호되고 관리돼야 하는 부분, 그리고 권력보단 소통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내가 잘나서 이야기한 것도, 누군가와 전쟁하듯 이야기한 것도 아니다"라며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 대해 한번은 고민해 주고 해결해 주는 어른이 계시기를 빌어본다"라고 언급했다.

논란이 커지자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첫 공식 입장을 밝혔다. 7일 보도자료를 통해 안세영 발언을 전면으로 반박했다. 협회는 "한국 스포츠의 중요한 선수가 국가대표팀을 떠나게 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열린 마음으로 심도 있는 면담을 통해 안세영 선수 의견에 귀를 기울여 문제점을 파악하고 최대한의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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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이른 시일 내에 국가대표팀 코치진과 국가대표 선수들과 면담을 진행해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겠다"고 했다.

협회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안세영의 부상을 관리한 과정을 설명했다. 협회는 안세영이 첫 검진에서 "2주간 절대적인 휴식과 안정이 필요하고 재활까지는 4주가 걸릴 것"이라고 진단받아 조직 재생 주사 치료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병원에서는 그다음 달 예정된 일본 마스터스 출전은 불가하고 중국 마스터스 출전도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면서 "안세영 선수 본인의 강한 의지로 두 대회에 참가했다"고 덧붙였다.

협회는 이번 올림픽 전에 부상을 입은 안세영을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대한체육회 의무팀의 치료 지원과 파리 내 한의원 진료 지원이 가능했지만, 안세영 선수가 지명한 한의사를 서울에서 섭외해 신속하게 파리로 파견했다"면서 1천100만원이 넘는 경비가 소요됐다고 밝혔다.

안세영이 개인 트레이너를 쓰고 싶다는 의사를 드러냈다는 점에 대해서는 "협회에 공식적으로 전달된 바가 없다.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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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을 전담했던 한수정 트레이너와 계약 종료에 대해선 "계약기간이 올해 6월 30일로 종료됨에도 불구하고 '올림픽 종료 시'까지 계약 연장을 제안했으나 한수정 트레이너가 파리행을 거절했다"면서 "사전훈련캠프 출발일인 7월 12일까지만 계약을 연장했다"고 설명했다. 한수정 트레이너는 지난해 7월 컨디셔닝 관리사로 채용됐고 올해부터 안세영의 전담 트레이너를 맡았다.

논란이 계속되면서 진상위원회가 구성될 예정이다. 대한체육회는 7일 안세영 사건을 살필 조사위원회을 구성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체육회는 감사원 출신 감사관, 경찰 수사관 출신 체육회 청렴시민감사관과 국민권익위 출신 감사관, 여성위원회 위원 등 외부 감사 전문가 4명과 체육회 법무팀장(변호사), 감사실장으로 조사위를 꾸려 올림픽 폐회 후 조사에 착수한다.

이날 같은 시간 사격 대표팀이 귀국했다. 사격은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다. 공기소총 혼성에서 박하준-금지현이 은메달을 가져온 것을 시작으로 여자 공기권총 10m 오예진 금메달, 김예진 은메달의 총성을 울렸다. 이어 반효진이 여자 공기소총 10m 금메달, 25m 권총 양지인 금메달에 남자 속사권총 조영재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사격 대표팀은 메달을 목에 걸고 뜨거운 박수와 함께 환호성이 터졌다. 온갖 응원 현수막이 등장했다. 특히 김예지의 소속팀 임실군청에서는 심 민 군수를 비롯해 20여 명이 입국장에 몰려왔다. 김예지를 위한 응원 현수막 등이 보였다. 양지인이 재학 중인 한국체대 관계자에 사격 전설인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이 나와 선수들을 환영했다.

이에 반해 안세영은 28년 만에 여자 단식 금메달을 따냈음에도 축하받는 자리는커녕 급하게 자리를 피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만 연출됐다. 이제 남은 건 단 하나다. 사건에 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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