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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 (월)

‘삐약이’ 날았다… 신유빈, 한일 탁구신동 대결 듀스 끝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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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 올림픽]

韓 탁구 20년 만에 단식 4강 진출

3:0→3:3→4:3… 80분 진땀 승부

“경기 끝났다는 안도의 눈물 나와”… 메달따면 32년만에 ‘멀티’ 타이틀

동아일보

대한민국 탁구 대표팀 신유빈 선수가 1일 오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 4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16강 미국의 릴리 장 선수와의 경기에서 승리한 후 하트를 그려보이고 있다. 2024.8.1/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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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약이’ 신유빈(20)이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4강에 올랐다. 한국 탁구 선수가 올림픽 단식 준결승에 오른 건 2004년 아테네 대회 이후 20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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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빈이 1일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8강전 히라노 미우(일본)와의 경기에서 득점한 뒤 기뻐하고 있다. 신유빈은 4-3 승리를 거두고 한국 탁구 선수로는 20년 만에 올림픽 단식 4강에 올랐다. 파리=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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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랭킹 8위 신유빈은 1일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단식 8강전에서 히라노 미우(24·일본·13위)와 80분 동안 풀게임 접전을 벌인 끝에 4-3(11-4, 11-7, 11-5, 7-11, 8-11, 9-11, 13-11) 진땀승을 거뒀다.

신유빈은 시작과 동시에 세 게임를 내리 따내며 쉽게 경기를 풀어가는 듯했지만 이후 세 게임을 연거푸 내주면서 동점을 허용했다. 신유빈은 마지막 7번째 게임 때도 9-10 위기에 몰렸다. 1점만 더 주면 경기를 내주는 상황이었다. 신유빈은 바로 10-10 동점을 만들어 승부를 듀스로 끌고 간 뒤 12-11 상황에서 히라노의 스매시가 네트를 넘지 못하면서 승리를 확정했다. 신유빈은 경기가 끝난 뒤 두 주먹을 들어 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히라노도 수건으로 눈물을 닦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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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빈이 1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5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8강전 일본 히라노 미우와의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하며 준결승 진출을 확정한 뒤 기뻐하고 있다. 2024.08.01.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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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노는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단체전 준결승에서 신유빈에게 1-3 패배를 안겼던 선수다. 311일 만에 당시 빚을 갚은 신유빈은 히라노와의 맞대결에서도 2승 1패로 앞서 가게 됐다. 신유빈이 어린 시절 한국에서 그랬던 것처럼 히라노 역시 일본에서 탁구 신동으로 이름을 날렸던 선수다. 히라노는 2021년 도쿄 올림픽 여자 단체전 은메달 멤버이기도 하다.

신유빈은 이날 승리로 2004년 아테네 대회 이후 처음으로 올림픽 단식 4강에 오른 한국 탁구 선수가 됐다. 당시에는 유승민(42)과 김경아(47)가 각각 남녀 단식 4강에 올랐다. 2004년 아테네 대회에서 유승민이 금, 김경아가 동메달을 차지한 뒤로는 올림픽 단식 메달을 딴 한국 선수도 없다. 신유빈은 자신의 첫 올림픽이던 3년 전 도쿄 대회 때는 단식 32강(3회전)에서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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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빈이 1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5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8강전 일본 히라노 미우와의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하며 준결승 진출을 확정한 뒤 기뻐하고 있다. 2024.08.01.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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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 혼합복식에서 동메달을 따낸 신유빈이 여자 단식에서도 메달을 차지하면 한국 선수로는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당시 김택수(54), 현정화(55) 이후 32년 만에 올림픽 ‘멀티 메달리스트’ 타이틀도 얻을 수 있다. 단체전에서도 메달을 따면 한국 탁구 선수로는 처음으로 같은 대회에서 올림픽 메달 3개를 받는 기록도 남기게 된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 들어선 신유빈은 “혼합복식 동메달을 땄을 때도 눈물이 안 났는데 오늘은 마지막에 끝났다는 생각이 들어 눈물이 났다. 안도감의 눈물이었다”면서 “엄마가 만들어 주신 주먹밥과 바나나를 잘 먹고 (경기에) 들어간 게 승리의 요인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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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탁구 대표팀 신유빈 선수가 1일 오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 4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16강 미국의 릴리 장 선수와의 경기에서 오광헌 감독과 작전을 논의하고 있다. 2024.8.1/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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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빈이 이번 올림픽에서 경기 도중 바나나를 먹는 모습은 인터넷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또 임종훈(27)과 짝을 이룬 혼합 복식 8강에서 4-0 승리를 거둔 뒤 믹스트존을 떠나면서 국내 취재진에게 “안 힘드세요? 괜찮으세요?”라고 안부를 묻는 영상도 소셜미디어에서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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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빈이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8강전 도중 얼음 주머니로 열을 식히고 있다. 파리=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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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빈은 2일 천멍(30·중국·4위)과 결승 진출을 다툰다. 신유빈은 올해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싱가포르 스매시 8강에서 천멍에게 1-4로 패한 적이 있다. 두 선수가 맞대결을 벌인 건 이 한 경기뿐이다. 신유빈은 “어렵게 (4강까지) 오른 만큼 후회 없는 경기, 이기는 경기를 하고 싶다.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남자 단식 금메달리스트이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인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은 “유빈이가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최고의 수준에 올랐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며 “지금 분위기라면 천멍도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날 신유빈보다 먼저 남자 단식 4강 진출에 도전했던 세계랭킹 13위 장우진(29)은 8강에서 우구 칼데라누(28·브라질·6위)에게 0-4(4-11, 7-11, 5-11, 6-11)로 완패했다. 장우진은 도쿄 올림픽 때도 칼데라누에게 16강에서 패했다. 장우진은 “내가 발전하는 속도보다 상대가 발전한 속도가 훨씬 빨랐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파리=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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