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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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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소’ 논란 종식시킨 반효진, ‘독립운동가’ 후손 허미미 [플랫][성평등 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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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2발이 9.9, 9.6에 맞았다. 1.3점의 넉넉한 리드를 빼앗기고 슛오프에 들어갔지만 반효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황위팅(중국)보다 살짝 늦게 방아쇠를 당긴 반효진은 10.4를 쏘며 0.1점 차 극적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사격을 시작한 지 채 3년밖에 안 된 선수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냉정하고 침착한 경기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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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 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사격 공기소총 10m 여자 결선에 앞서 진행된 5분 연습에서 반효진이 과녁을 조준하기 위해 총알을 장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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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하계올림픽 100번째 금메달의 주인공 반효진은 중학생 때인 2021년 7월 친구 따라 사격을 시작했다. 겨우 3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 무대에서 금메달을 획득할 정도로 ‘사격 천재’라고 평가받아왔다.

반효진은 친구가 “사격이 매력 있다면서 ‘네가 하면 엄청나게 잘할 것 같다’고 설득했다”며 “시작하고 2개월 만에 대구광역시장배에서 1등을 했다. 반대하던 엄마도 본격적으로 밀어주게 된 계기”라고 떠올렸다.

중학교 때 반효진을 지도한 고훈 코치는 통화에서 “보통 아이가 아니었다. 습득이 굉장히 빨랐고, 자신에게 맞지 않는 건 맞지 않다고 얘기할 줄 알던 선수”라며 “그냥 대단했다. 기억력도 굉장히 좋았다”고 말했다.

반효진은 사격을 늦게 시작한 대신 남들보다 더욱 노력했다. 반효진은 “사격부 감독님께서 ‘다른 친구보다 1년 늦게 시작했으니 남들보다 10배 연습해야 한다’고 하셨다. 그 말에 오기가 생겨서 사격부에 더 들어가고 싶었다. 경험해보지 못한 것에도 자신감이 넘치는 것이 제 성격”이라고 말했다.

평소 ‘쿨’하다는 그는 차분하면서도 나쁜 건 빨리 잊어버리는 성격이다. 그런 성격이 이번 올림픽에서도 큰 효과를 봤다. 반효진이 결선 첫 10발에서 9점대를 쐈지만, 이후 침착하게 10점대를 꾸준히 쏘면서 1위를 달리던 중국의 황위팅을 거꾸로 압박할 수 있었다. 지난 6월 뮌헨 월드컵에서는 황위팅에게 0.1점 차로 뒤져 은메달을 땄는데, 한 달 만에 그대로 갚았다.

아버지 반주호씨는 통화에서 ‘딸이 평소 어떤 선수였냐’고 묻자 “시크하고, 자기 주관 뚜렷하고 아주 차분하다”면서 “나는 사격의 ‘사’ 자도 몰랐는데, 딸 때문에 공부를 좀 했다. (금메달이라니) 기쁘다”고 말했다.

반효진은 한국 역대 하계 올림픽 최연소 금메달리스트에도 이름을 올렸다. 2007년 9월20일생으로 16세10개월18일의 나이에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공기소총 10m 금메달을 땄다. 종전 기록은 1988 서울 대회 양궁 여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윤영숙의 17세21일이었다. 남자 선수 최연소 기록은 2020 도쿄 대회 양궁 혼성 단체전 금메달을 따낸 김제덕의 17세3개월12일이다.

▼ 파리 | 김은진 기자 mulderous@khan.kr



일 언론, 허미미 소개하며 ‘독립운동가 후손’ 얘긴 쏙 빼고 “도쿄 출신, 재일 3세”


일본 언론이 2024 파리올림픽 여자 유도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일본 스포츠신문 스포니치는 30일 “일본에 연고가 있는 2명의 대결이 된 결승이 연장전에 들어갔다”며 경기 내용을 전했다.

이날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여자 57㎏급 경기에서 크리스타 데구치(캐나다)와 한국의 허미미가 맞대결을 펼쳤다.

경기 내용은 치열했다. 두 선수는 경기 시작 56초에 나란히 지도를 받았다. 허미미는 2분 4초에 위장 공격을 했다는 이유로 두 번째 지도를 받았다. 지도 3개를 받으면 반칙패가 선언된다. 열세에 몰린 허미미는 경기 종료 1분여를 앞두고 바닥에 웅크린 데구치를 뒤집는 데까진 성공했지만, 데구치가 허미미의 다리를 붙잡아 가까스로 방어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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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올림픽 유도 여자 57kg급에 출전한 허미미가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아레나 샹드마르스에서 브라질 하파엘라 실바와 4강 대결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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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는 데구치였다. 둘은 4분의 정규시간 안에 승부를 가리지 못할 정도로 치열하게 싸웠고 경기는 연장전으로 접어들었다. 허미미는 메치기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아쉽게 위장 공격 판정을 받고 반칙패했다.

이 매체는 두 명의 선수가 모두 일본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에 대해 전했다.

데구치에 대해서는 “나가노현의 시노지리시 출신”이라고 소개하며 “아버지의 모국인 캐나다 국적으로 변경을 결단했다. 도쿄올림픽에서는 대표팀 선발을 놓쳤지만 세계 랭킹 1위로 파리행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허미미를 “도쿄 출신의 재일 3세”라고 전한 이 매체는 “이케다 우미의 일본이름을 가지고 있다. 5월에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결승에서 데구치를 꺾고 첫 우승을 하는 등 최근 급성장을 이뤄 한국 대표로 들어갔다”라고 게재했다.

다만 이 언론은 허미미가 ‘독립운동가 후손’이라는 점은 쏙 빼놓고 전했다. 허미미는 일제강점기 당시 항일 격문을 붙이다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 허석(1857∼1920) 선생의 5대손이다. 허미미는 2022년 세상을 떠난 할머니가 “한국 국가대표로 선수 생활을 하길 바란다”는 유언을 듣고 그 길로 바로 경북체육회 유도팀에 입단했고 이듬해부터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무대를 누볐다.

허미미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48㎏급 정보경 이후 8년 만에 한국 여자 유도에 메달을 안겼다. 경기 후 허미미는 ‘태극마크’를 택한 것에 대해 “이번에 올림픽을 하면서 정말 잘 했다고 느꼈다. 자랑스럽고 결승까지 가서 행복하다”라고 밝혔다.

▼ 김하진 기자 hjkim@kh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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