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석.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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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코믹연기 장인’ 조정석이 다시 한번 웃음판을 벌였다. 예고편부터 예사롭지 않았던 신작 ‘파일럿’에서다. 영화는 조정석으로 시작해 조정석으로 끝난다. 가히 원맨쇼라 할 만하다.
여기에 ‘여장’이라는 무기를 장착했다. 뮤지컬 ‘헤드윅’에서 적지 않게 경험했지만 무대와 스크린은 다르다. 8kg 가까이 감량하면서 예뻐지기 위해 노력한 조정석의 열정이 큰 화면에 고스란히 담겼다. 미모가 자연스럽게 웃음으로 이어졌다.
조정석은 “여장은 워낙 많이 해서 큰 부담이 없었다. 다만 예뻐야 한다는 게 숙제였다”며 “제 여장에 관객이 쉽게 동화돼야 해 분장팀과 의상팀이 고생했다. 제가 봐도 예쁜 순간이 있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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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럿’은 스타 기장이었던 한정우(조정석 분)가 성희롱 발언으로 실직하자 뷰티 유튜버인 동생 한정미(한선화 분)의 이름을 빌려 여장을 한 뒤 재취업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조정석은 한정우일 때나 한정미일 때나 끊임없이 웃긴다.
“코미디는 이상한 상상력에서 출발해요. 어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아요. 이 상황에서 못 웃긴다고 대역죄인이 되는 건 아니잖아요. 또 찍으면 되는 거니까. 우리 모두 좋은 결과물을 위해 달려가는 거잖아요. 많이 웃겨봤으니까, 마음 먹고 또 시도하는 거죠. 그 중에 좋은 것들만 담긴 것 같아요.”
한정우는 극단적 빌런이라기보다 개인적이라 주위를 잘 돌보지 못하는 평범한 남성이다. 그러다 한정미로 변하고 부턴 다양한 상황에 엮이면서 조금씩 성장한다. 조정석은 특별한 계기없이 조금씩 성장하는 한정우의 얼굴을 정확하게 짚어냈다.
“전체적인 설계도를 잡고 연기하진 않는 것 같아요. 매 순간 정확하게 진심을 담고 연기했을 뿐이에요. 제 감정선이 잘 맞아떨어졌다면, 그건 감독님이 잘 정리해줬기 때문일 거예요. 저보고 원맨쇼라고 하는데, 사실 리액션이 좋았기 때문에 제가 웃겨 보이는 거잖아요. 절묘하게 반응을 해줘야 해요. 모든 공을 한선화와 이주명, 신승호, 오민애에게 돌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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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나 카메라 앞에선 엄청난 끼를 발산하는 배우이지만, 실생활에서 조정석은 낯을 많이 가린다. 말도 신중하게 하고 진지한 편이다.
“신원호 PD님께서 제게 ‘일반적인 삶을 추구하지만 카메라 앞에선 신병걸린 사람처럼 끼가 나온다’고 해줬어요. 정확한 표현인 것 같아요. 어렸을 땐 개구쟁이였는데 일찍 사춘기가 왔어요. 고등학교 때까지 말이 없었지만 학예회에서 3년 내내 기타 메고 춤추고 노래했어요. 교회에서도 공연을 연출했고요. 저도 제가 특이해요.”
‘파일럿’ 개봉 후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신작 ‘행복의 나라’가 나온다. 그곳에선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온몸을 불사르는 변호사를 연기한다. 웃음기를 싹 뺀다. 이후엔 넷플릭스 예능 ‘신인가수 조정석’으로 음악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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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나라’는 완전히 다른 얼굴이에요. 그 영화도 잘 봐주셨으면 해요. tvN ‘꽃보다 청춘’ 아이슬란드 팀하고 아직도 친하게 지내요. 작년에 근황 토크하다가 제가 노래 만들고 부른 걸 들려줬어요. 며칠 뒤에 이걸로 프로그램하자고 연락이 왔어요. 그러다 앨범까지 제작하게 됐네요. 이 작업을 하면서 아내에 대한 존경심이 더 커졌습니다. 노래 어려워요. 하하.”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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