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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3 (토)

[단독] '돌싱글즈5' 심규덕 "혜경과 연인 NO... 용기 얻었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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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싱글즈 시즌5' 지난 11일 종영
남자 출연자 심규덕, 박혜경과 최종 커플 됐지만 "현재 교제 안 한다"
방송 출연 후 변화한 것들
"한부모 가정 돕고 싶다"
한국일보

심규덕이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MBN '돌싱글즈5'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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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싱글즈5' 출연자인 심규덕 변호사가 종영 소감을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 출연을 통해 삶에 큰 위로와 용기를 얻게 됐다는 그는 최종 커플이 된 박혜경과 현재는 만나지 않고 있다고 털어놨다.

지난 11일 방송된 MBN '돌싱글즈5'에서는 서로를 생각하는 밤을 지난 돌싱남녀 4인의 최종 선택이 전파를 탔다. 이날 최종규와 손세아, 박혜경과 심규덕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따뜻한 마무리를 했다.

12일 오전 본지와 전화 인터뷰로 만난 심규덕은 "살면서 처음 겪는 관심이 감사하고 행복했다. 방송 중에는 SNS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많은 분들께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전할 수가 없었다"며 "이제는 일상으로 돌아가서 소통하고 지낼 수 있어서 후련한 마음도 든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한국일보

심규덕과 박혜경이 최종 커플이 됐다. MBN '돌싱글즈5'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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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심규덕 변호사와의 일문일답.


-방송 결말이 해피엔딩이다. 현재 혜경과의 관계는 어떤가.

"방송 끝나고 한 달 정도 연애를 했다. 티저 영상이 나가고 방송되는 동안 언론이나 외부에 노출을 못하는 (제작진과의) 계약 내용이 있었다. 스포가 될까봐. 그러다 보니까 데이트가 제약되고 그런 상황이었고, 서로 만난 지 얼마 안된 상태인데 새로운 추억을 쌓는 게 불가능하다 보니까 힘들고 다투기도 했다. 지금은 혼자 지내고 있다."

-출연자로서 감정 이입은 잘 됐나. 최종 선택을 혜경으로 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처음 제주도에서 찍을 때는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조성된다. 그러다 보면 안에 있는 사람들에 집중을 하게 되지 않나. 짧은 시간인데 마음이 커지고 나와서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 혜경은 외모도 내 스타일이었고, 처음 여덟 명 출연진이 모여서 탐색하는 분위기에서 혜경씨 혼자 다른 사람들 말에 집중하고 반응하고 웃고 그러더라. 얘기해보고 싶고 웃게 하고 싶었다."

-수진과 혜경 두 여자 사이에서 고민하는 상황도 있었다. 기분이 어땠는지.

"살면서 처음 겪는 상황이라 낯설었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사실 초반부터 마음은 정해져 있었다. 다른 사람이 다가오는데 이 사람이 싫어서 그런 건 아니니까 상처를 안 주면서 가는 방향을 고민하고 혼자 힘들어했던 거 같다. 촬영이 끝날 때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는데 (수진에게) '내가 자꾸 다른 방향으로 가는데도 다가와 주는 게 멋졌고 이 과정에서 용기와 힘을 얻었다'고 얘기했다. 또한 수진씨가 갖고 있는 법적인 문제들이 몇 개 있다. 재산분할이나 양육비 부분 등 내가 추후에 직접 하진 않더라도 어떤 방식으로든 도와주겠다고 약속을 했다."

-최종 선택을 앞두고 눈물을 흘린 이유는 무엇인가.

"사실 그때 출연 대기 시간이 길었다. 내가 이혼을 하고 나서 외로워할까봐 1년 동안 주변에 늘 사람들이 있었다. 그래서 혼자 오랜 시간 앉아서 생각한 때가 없다. 두 시간 정도 혼자 앉아서 생각을 하면서 내가 애초에 이 프로그램에 왜 나오게 됐는지, 인생에 없던 계획인데 여러 생각이 들더라. 한편으론 속상하면서도 그러다가 좋은 사람을 만나서 얘기하고 치유할 수 있는 게 감사했다. 그 상황에서 집으로 돌아가야 하지 않나. 좋은 사람들과 제작진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마지막이라는 감정들이 교차하며 울컥했다."

-'돌싱글즈5' 출연을 결심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이혼하고 처음엔 힘들다가 마음이 괜찮아지면서 외로워졌다. 돌싱 중에 나이도 어린 편에 속하다 보니까 친구들에게 새로운 사람을 소개받기도 어렵고, 인연이 생겨도 언젠가 알려줘야 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게 되더라. 말하는 타이밍을 잡는 것도 어려웠다. 그래서 결혼정보회사도 가봤는데 '어린 나이에 돌싱이라서 널 좋아할 사람은 없다'라고 얘기하면서 가입비를 비싸게 부르더라. 멘탈에 충격이 왔는데, '돌싱글즈'를 보며 용기를 얻었다. 그래서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

-지금 생각해보면 방송에 나가길 잘한 것 같나.

"생각한 거 보다 훨씬 더 만족하고 있다. '돌싱글즈5' 덕에 자신감도 회복하고 행복해졌다. 주변 사람들과 관계도 회복 할 수 있었다. 부모님과도 어쩌다 이혼을 결정했는지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지 않은 상황이었다. 결혼 생활에 대해 들으면 마음 아프실까봐 얘기를 못했는데, 어머니 아버지가 방송을 보시고 속상하셨겠지만 '이런 상황에서 결정한 거 잘한 거 같다'라고 얘기해 주셨다. 또한 주변에서 '신혼생활 어때?' '아이 언제 생겨?' 물어보니까 사람들과 만남을 피했었다. 이번 계기로 대대적으로 (이혼 사실이) 오픈 되면서 위로의 말도 듣고 사람들을 다시 만나게 됐다."

-촬영하며 가장 좋았던 기억이 있다면?

"서로 비슷한 상처를 공유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쉽게 친해졌고, 남들과 얘기할 수 없었던 상황을 허심탄회하게 웃으며 얘기하는 게 좋았다. 중간에 내가 베이킹을 하다가 다치는 장면이 나온다. 실제로 뜨거운 걸 잘못 만져서 데였다. 그때 혜경, 수진씨, 종규형이 다 와서 봐주고 걱정을 해줬다. 나는 작업을 하다가 실수해서 일에 지장이 생긴 상황이라 큰일 났다는 느낌이었는데, 오히려 나를 걱정해 주는 게 생소했다. 결혼 생활하면서 아프고 힘든 일 있을 때는 상대에게 피해를 준다는 거 때문에 핀잔을 듣고 자존감이 무너지는 상황이 있었다. 비슷한 상황에서 결과를 걱정하기보다 내가 다친 걸 걱정해 주는 게 감동이었다. 스스로에 대한 불신이 해소됐다."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무엇인가.

"친밀도가 급하게 높아져서 친하게 지내고 얘기를 많이 하고 싶은데 방송에선 정보 공개를 순차적으로 하다 보니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나이를 알아야 호칭 정리가 되는 거고 직업을 알아야 이해가 되고, 자녀 유무를 알아야 말을 조심하는데. 대화를 하다가 멈추는 경우가 있었고 여자분들 중에 아이가 있는 친구들이 있는데 마지막 쯤에 공개가 됐다. 돌싱끼리 비슷한 상처를 공유하고 있다고 느껴서 이혼을 편하게 얘기했는데, 마지막에 그런 것들을 알았을 때 그들에겐 힘들고 현실적인 기억일 수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너무 편하고 쉽게 얘기한 게 상처나 스트레스를 주지 않았을까 죄책감이 들더라."

-출연자들과는 지금도 친분을 유지하고 있나.

"남자 출연자들과 넷이서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골프를 치러 간다. 시간이 맞는 사람끼리는 술도 한잔하고 친하게 지낸다. 손민성 형은 특히 잘 맞고 방도 같이 썼던 사이다. 이번에 한부모 가정을 위한 기부도 같이 했다. 출연료 전액을 기부했다. 서로 할 수 있는 부분에서 한부모 가정을 위한 재능기부도 할 계획이다. 10월에는 유럽여행도 함께 가기로 했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혼 사건을 담당하기도 하고 나도 이혼을 해봤지 않나. '돌싱글즈5' 친구들을 만나면서 느끼게 된 사실인데 세상엔 결혼 생활이 너무 힘든데 주위 시선 때문에 이혼을 못하는 사람들이 많더라. 가정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야 현명한 생각인데, '세상이 나를 어떻게 볼까' 하는 고민 때문에 이혼을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거 같다. 이혼한 지 1년이 좀 넘고 느낀 건데 주변 사람들은 나를 있는 그대로를 좋아하는 거지 나의 가정사를 따져서 좋아하는 게 아니더라. 망설이는 분들의 사연을 들을 때 마음이 아팠다. 이혼이 부끄러운 게 아니고 행복을 위한 하나의 선택이라는 인식이 쌓였으면 좋겠고 주변 사람들을 믿고 용기를 내서 행복할 수 있는 길로 갈 수 있으면 좋겠다."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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