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유튜브 "기아타이거즈는 '북한군', KBO는 '정병리그'"···논란 일자 사과

KBS 스포츠국 유튜브 채널이 프로야구팀 기아타이거즈를 ‘북한군’에 비유하고, 국내 프로야구를 ‘정병 리그’라고 표현해 논란이 일자 동영상을 수정하고 사과했다.

1일 KBS 스포츠국 유튜브 '야구잡썰'은 지난 6월 25일 치러진 기아타이거즈와 롯데자이언츠의 경기를 리뷰했다. 기아타이거즈가 초반 큰 격차로 앞서나가다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하자, ‘야구잡썰’은 지도 이미지를 올리며 기아타이거즈를 6·25 전쟁 북한군에 비유했다. 6·25 전쟁 당시 북한군은 초반 승기를 잡고 낙동강 전선까지 내려왔으나 이후 유엔군 지원, 인천상륙작전 등에 밀려 후퇴했다.

한 출연자는 “6·25 전쟁을 연상케 하는 전개”라고 말했고, 화면 하단에는 “기아-롯데 화요일 경기 일명 6·25 대첩”이라는 자막도 띄워졌다. 해당 영상에서는 국내 프로야구를 “정병 리그”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정병'은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들이 정신질환을 비하할 때 쓰는 표현이다.

영상이 공개된 후 ‘지역혐오를 부추긴다’는 등의 비판이 이어지자, ‘야구잡썰' 측은 2일 기존 동영상을 수정해서 다시 올렸다. 이어 3일에는 유튜브 커뮤니티를 통해 "적절치 못한 비유와 사례로 많은 분이 '지역 폄하 및 혐오'로 느끼게 된 점 충분히 공감하고 이 점에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공영방송의 제작진으로서 더 심사숙고하지 못하고 불편한 결과물을 유통했다는 점에서 큰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또 제작진은 “야구잡썰을 제작하면서 보다 재미있고 좀 더 ‘유튜브’스러운 콘텐츠를 만들어야한다는 압박감에 실제보다 과한 표현을 썼고 좀처럼 KBO리그에서 볼 수 없던 13점차 역전의 상황을 ‘엄청난 경기력’ 대신 야구 커뮤니티에서 자주 사용되는 ‘정병 리그’라는 표현을 썼다. 결국 야구를 사랑하시는 분들에게 불편함을 드렸다”고 사과했다.

한편 '야구잡썰'은 KBS 정현재 PD와 정현호 PD 등이 출연해 패널들과 국내 야구 경기 결과를 두고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는 콘텐츠로, 각자 응원하는 야구팀의 유니폼을 입고 출연한다.

김수호 기자 su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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