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 속죄포+해결사 테스형+장현식 역투’ 전반기 챔피언 KIA, 삼성 잡고 연승… 2위권과 격차 벌렸다 [대구 게임노트]

[스포티비뉴스=대구, 김태우 기자] 올스타 브레이크 이전 1위를 이미 확보한 KIA가 삼성을 연이틀 잡고 2위권과 격차를 벌렸다. KIA는 여유를 가지고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준비할 수 있게 된 반면, 삼성은 4연패에 빠지면서 재정비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KIA는 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과 경기에서 경기 중반 힘싸움에서 이기며 6-4로 재역전승했다. 리그 선두 KIA(47승33패2무)는 삼성은 물론 이날 키움에 진 LG가 포함된 2위권과 격차를 4경기로 벌리면서 여유를 찾았다. 반면 삼성(44승38패2무)은 불펜이 또 무너지면서 4연패에 빠졌다.

KIA 선발 캠 알드레드는 4⅔이닝 3피안타(1피홈런) 2볼넷 7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5회 고전하며 승리투수 요건을 채우지 못했다. 다만 두 번째 투수 장현식이 5회 승계주자 실점에도 불구하고 6회와 7회를 모두 잡는 2⅓이닝 무실점 역투로 승리의 발판을 놨다. 최지민 임기영 전상현으로 이어진 필승조가 남은 2이닝을 책임졌다.

타선에서는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3안타 2타점, 박찬호가 2안타 2볼넷 1타점, 나성범이 2안타 1타점을 활약했고 김도영과 김태군은 솔로포 한 방씩을 때렸다. 이날 KIA는 타선이 장단 14안타를 터뜨리며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반면 삼성은 선발 이승현이 경기 초반 실점에도 불구하고 6이닝 8피안타 3실점으로 잘 버티며 승리투수 요건까지 갖췄으나 이날도 불펜이 문제였다. 양현 최성훈 최지광으로 이어진 불펜이 KIA의 공격력을 이겨내지 못하면서 이날도 역전패했다. 타선은 김헌곤이 홈런 포함 3안타 2타점으로 대활약했지만 팀 승리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전날 뼈아픈 역전패를 당한 삼성은 이날 김지찬(중견수)-김헌곤(좌익수)-구자욱(지명타자)-강민호(포수)-맥키넌(1루수)-이재현(유격수)-이성규(우익수)-류지혁(2루수)-전병우(3루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선발은 이승현이 나섰다. 이승현은 시즌 12번의 선발 등판에서 6승3패 평균자책점 3.16으로 순항 중이었다. 특히 최근 5경기에서는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29로 잘 던졌다. 올 시즌 KIA를 상대로는 6이닝 2실점(1자책점)을 기록한 전적이 있었다.

박진만 감독은 전날 타박상이 있었던 강민호의 선발 출전은 가능하다고 말하면서도 박병호는 대타로 대기할 것이라 밝혔다. 박병호는 전날 9회 2루타를 치고 주루를 하다 무릎 쪽에 통증을 느꼈다. 큰 부상은 아니지만 이날 선발 라인업에서는 빠졌다. 박 감독은 최근 난조를 겪고 있는 불펜에 대해 스트라이크와 볼의 편차가 크다는 것을 지적하면서도 현재 보직에 손을 댈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전날 역전승을 거두며 한숨을 돌린 KIA는 이날 김도영(3루수)-박찬호(유격수)-김선빈(2루수)-나성범(지명타자)-소크라테스(중견수)-이창진(좌익수)-변우혁(1루수)-김태군(포수)-최원준(우익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선발은 캠 알드레드가 나섰다. 윌 크로우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한 알드레드는 시즌 4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3.60으로 무난한 투구를 하고 있었다. 삼성을 상대로는 첫 등판이었다.

KIA는 전날 3회 런다운 플레이에서 본헤드 플레이로 결국 문책성 교체를 당한 김도영이 선발 리드오프로 복귀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실수는 할 수 있지만 집중력이 떨어진 플레이를 해서는 안 된다며 선수단 전체에게 주는 메시지였다고 설명했다. 좌완 이승현을 맞이해 김도영 박찬호 김선빈이라는 우타자들이 전진 배치됐고, 이창진과 변우혁도 선발 출전했다.

시작은 KIA가 좋았다. 전날 본헤드 플레이로 고개를 숙인 김도영이 시작부터 대포를 터뜨렸다. 이승현의 시속 133㎞짜리 커터를 정확하게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대형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김도영의 시즌 23번째 홈런이자 개인 통산 두 번째 1회초 선두타자 홈런이었다. KBO리그 9개 구단에 트래킹 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의 집계에 따르면 이 홈런 타구의 속도는 시속 173.5㎞였고, 비거리는 무려 140.3m였다. 전날 교체 당하기 전인 4회 타석에서 홈런을 터뜨린 김도영의 연타석 홈런이기도 했다.

KIA는 1회 김도영의 홈런에 이어 박찬호가 볼넷을 골라 나갔으나 김선빈이 병살타에 그쳤다. 하지만 2회에도 홈런이 나왔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태군이 이승현의 포심패스트볼(141㎞)을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시즌 4호)을 쳤다. 이 홈런의 타구 속도 또한 ‘트랙맨’ 기준 173.2㎞로 잘 맞은 타구였다.

알드레드가 삼성 타선을 꽁꽁 묶는 사이 KIA는 2-0으로 앞선 3회 추가점을 뽑았다. 선두 박찬호가 볼넷을 골랐고, 김선빈이 좌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쳤다. 나성범의 투수 땅볼 때 1루 주자가 2루에서 아웃돼 1사 1,3루가 됐고 소크라테스가 우전 적시타를 치며 1점을 추가했다. 다만 후속 타자 이창진이 3루수 병살타를 치며 추가점을 내지 못했다.

그러자 3회까지 알드레드에게 퍼펙트로 막혔던 삼성이 야금야금 반격하기 시작했다. 삼성은 0-3으로 뒤진 4회 1사 후 김헌곤이 알드레드를 상대로 우월 솔로홈런을 치며 1점을 추격했다. 이날 삼성이 기록한 첫 안타, 첫 출루가 홈런이었다. 이승현도 3회까지 실점한 뒤 4회부터는 비교적 안정적인 투구를 했다. 그러자 삼성 타선이 집중력을 과시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삼성은 1-3으로 뒤진 5회 1사 후 이성규가 좌전 안타를 치고 나갔고, 류지혁이 몸에 맞는 공을 기록하며 1사 1,2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전병우가 중전 적시타를 쳐 1점을 만회했다. 김지찬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그 삼진 때 2루 주자 류지혁이 3루를 훔쳤고, 여기서 김헌곤이 바뀐 투수 장현식을 상대로 좌중간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쳐 동점을 만들었다.

삼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구자욱이 우전 적시타를 치며 1점을 더 뽑아 역전에 성공했다. 다만 1루 주자 김헌곤이 3루까지 뛰다 아웃되면서 흐름이 한 차례 끊겼다.

KIA는 이승현에 밀려 4회부터 6회까지 1점도 뽑아내지 못하면서 어려운 승부를 이어 갔다. 그러나 이승현이 내려가자마자 최근 불안한 삼성 불펜을 두들겨 재역전에 성공했다. 전날 코너의 7이닝 1실점 투구에도 불구하고 불펜이 2이닝 동안 3점 리드를 못 지킨 삼성이 다시 악몽을 떠올리는 순간이었다.

KIA는 3-4로 뒤진 7회 1사 후 박찬호가 우전 안타를 치고 나갔다. 김선빈이 투수 땅볼로 물러나 2사 2루가 됐으나 여기서 나성범이 좌중간을 가르는 동점 적시 2루타를 터뜨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7회에만 양현 최성훈을 쓴 삼성은 소크라테스 타석 때 다시 최지광으로 투수를 바꿨으나 소크라테스가 좌전 적시타를 치며 이런 투수 교체를 무색하게 했다. KIA가 7회 경기를 뒤집으며 5-4로 앞서 나갔다.

KIA는 장현식이 6회와 7회를 깔끔하게 막아내는 대활약을 했고, 5-4로 앞선 8회 쐐기점을 뽑았다. 선두 서건창이 좌익수 옆에 떨어지는 2루타를 치고 나갔다. 최원준이 번트를 대지 못하며 결국 삼진으로 물러났고 김도영이 2루 뜬공으로 아웃돼 기회가 날아가는 듯했다. 하지만 여기서 박찬호가 좌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적시 3루타를 쳐 귀중한 1점을 더 뽑았다.

삼성은 4-6으로 뒤진 8회 1사 후 김헌곤이 안타를 쳐 불씨를 살렸고, 2사 후 강민호가 안타를 치며 득점권 기회를 잡았다. 이어 맥키넌이 임기영과 10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 만루를 만들었다. 하지만 KIA는 여기서 전상현을 투입했고, 대타 윤정빈이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위기에서 벗어났다. 삼성으로서는 이 마지막 찬스를 살리지 못한 게 패배로 이어졌다. KIA는 9회 득점을 내지 못했으나 전상현이 9회 실점을 막아내면서 팀 승리를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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