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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이슈 손흥민으로 바라보는 축구세상

손흥민, 토트넘 '잔인한 방출' 직면하나…"사우디 제안에 혹 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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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토트넘이냐, 사우디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주장 손흥민이 재계약이 아닌 기존 계약 1년 연장으로 가닥 잡히자 영국 언론이 속속 그의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설을 띄우고 나섰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뭔가 하나라도 이루고 싶다"고 했는데 현지 반응은 이런 그의 충성심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1년 더 보여달라는 뜻이다. 2024-2025시즌에 맹활약하면 토트넘 레전드로 남을 길이 열리지만 그렇지 않으면 토트넘과 손흥민 모두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손흥민은 유럽과 중동 중 어디에서 '라스트 댄스'를 하게 될까.

손흥민은 지난 1일 토트넘과 2025년 끝나는 계약서의 1년 연장 옵션 발동 보도에 휩싸였다. 손흥민 계약을 계속 추적하고 있는 영국 매체 '풋볼 인사이더'는 이날 손흥민이 토트넘과 1년 계약 연장 옵션 발동에 동의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매체는 "우리 소식통에 의하면, 손흥민이 토트넘과 1년 계약 연장에 동의했다"라고 했다.

이어 "손흥민은 내년 여름 계약이 만료되지만, 이번 연장으로 인해 그를 일단 2026년까지 묶어둘 수 있다"라면서 "토트넘은 손흥민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거나, 혹은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의 경우와 비슷하게 내년 여름 더 큰 이적료로 팔 수 있는 옵션을 갖게 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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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30일까지 토트넘과 계약돼 있는 손흥민은 계약 기간 중 계약을 1년 연장할 수 있는 옵션 조항이 포함돼 있다.

계약 기간이 1년 남아있는 손흥민이 이대로 기간을 다 채울 경우, 토트넘은 보스만 룰에 의해 손흥민의 이적료를 챙길 수 없다. 손흥민은 내년 여름 토트넘과 다시 계약할 수도 있지만 이적료가 없는 채로 그에게 거액을 내미는 곳과 손을 잡을 수 있다.

하지만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할 경우 계약 기간이 1년 늘어나고 토트넘은 내년 여름 손흥민을 FA로 보내지 않아도 된다. 그를 다른 팀으로 보내도 내년 여름 돈을 만질 수 있다. 손흥민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선호하는 매물 중 하나다.

매체는 "토트넘은 내년 여름 손흥민을 거액의 이적료로 판매할 선택지를 가질 것이다. 해리 케인을 판매한 것과 비슷하다. 혹은 손흥민과 장기 계약을 맺어 그를 묶어둘 수도 있다"라며 "물론 토트넘의 큰 문제는 손흥민이 토트넘을 클럽 레벨에서 우승하기 적합한 구단이라고 설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손흥민 입장에서도 토트넘 잔류는 하나의 옵션이 될 수 있다.

매체는 이어 "손흥민은 경기력 회복하는 기쁨을 누렸고, 주장으로서도 필수적인 존재"라며 "토트넘은 또한 1년 연장 옵션을 발동, 2026년까지 손흥민을 클럽에 묶을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영국 매체 '팀토크'는 같은 날 "토트넘 최고의 선수 손흥민은 계약의 옵션이 발동될 예정이지만 2025년에 잔혹한 매각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사우디 제안에 혹 할 수도 있다"라고 보도했다.

사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풋볼 인사이더'는 손흥민의 2년 재계약을 우위에 뒀다.

풋볼인사이더는 특히 에버턴 전임 회장으로 프리미어리그 사정에 밝은 키스 와이네스의 말을 빌어 토트넘이 손흥민에게 임금 인상 조건이 포함된 2년짜리 새로운 계약을 제안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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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네스는 "토트넘에는 어려운 일"이라며 손흥민과의 재계약을 위해선 토트넘이 여러가지를 고려해야 할 것임을 시사한 뒤 "난 토트넘이 손흥민 주급을 인상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손흥민의 주급이 크게 인상될 것 같지는 않다. 손흥민의 가치를 평가하는 측면에서 보면 꽤나 부진한 시즌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손흥민에게 1억 파운드(1750억원)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현재 연봉 180억원 안팎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와이네스 분석이 나오기 전까지는 토트넘이 이 계약을 내년 말이 아닌 2026년 말까지 1년 더 연장한 뒤 내년 여름 이적료를 받고 그를 다른 팀으로 보내는 가능성도 알아보는 방안, 혹은 해리 케인을 바이에른 뮌헨으로 보낸 아쉬움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손흥민의 연봉을 크게 올려주고 3년 재계약하는 방안 등이 보도로 나온 적이 있다.

손흥민을 아예 팔고 현금을 챙기거나, 그의 가치를 인정하고 후한 연봉을 줘서 붙잡는 것 등 극과 극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르겠다는 것이다. 결국 1년 연장 옵션이 결정되면서 토트넘과 손흥민 모두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됐다.

토트넘 소식을 전하는 '스퍼스 웹'은 최근 "토트넘이 1년 연장 옵션을 실행한 배경은 손흥민과 새 계약을 논의하는 중간에 협상 위치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며 "토트넘은 새 시즌 시작 전 손흥민과 3~4년 중장기 계약에 사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옵션 연장의 의미를 긍정적으로 해석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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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계약서 옵션 활성화는 사실 글로벌 스포츠 미디어 '디 애슬레틱'이 지난달 초 내놓은 것과 같다. '디 애슬레틱'은 당시 "토트넘은 주장 손흥민과의 현 계약서를 2026년까지 연장하는 옵션을 발동하기로 했다"며 장기 계약이 아닌 1년 연장 옵션만 발동한다고 못 박았다.

사실 손흥민을 팔 수도 있다는 시각은 토트넘 입장에선 현실적인 안이기도 하다. 냉정하게 땨져보면 그렇다.

손흥민은 지난해 여름부터 제안을 받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리그에서 제안이 오더라도 갈 의향이 없음을 못 박았다. "대한민국 대표팀 캡틴은 사우디에 가지 않는다"는 어록까지 내놨다. 다만 손흥민이 거액의 연봉을 포기하는 것과 달리, 토트넘은 33살 손흥민을 사우디에 보내면 지금까지 손흥민에게 지불했던 이적료나 연봉을 상당한 양으로 회수하는 게 가능하다.

사우디 리그는 손흥민과 비슷한 나이대 선수들의 영입에 적극적이다. 손흥민과 동갑인 리버풀의 모하메드 살라와 손흥민보다 한 살 많은 맨체스터 시티의 케빈 더브라위너에게 1억 파운드(약 1752억원) 이상을 제시했다. 살라와 더브라위너가 손흥민보다 업적이 빼어나다는 주장이 있지만 손흥민 역시 총액 1000억원에 달하는 제안이 중동에서 온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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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지난해 여름 새로 부임한 호주 출신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아래에서 구단 최초 비유럽인 주장으로 뽑혔다. 그리고 리더십과 실력에서 토트넘 최고의 플레이어임을 입증했다.

손흥민은 그라운드 내에서 거의 감독 못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토트넘이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선수들의 정신적인 모범이 됐다.

플레이 면에서도 최고였다. 2022-2023시즌 제기됐던 '손흥민 쇠퇴론'을 지웠다. 손흥민은 2023-2024시즌 17골과 10개의 도움을 기록해 자신의 프리미어리그 3번째 '10-10'을 달성했다. 이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손흥민을 포함해 6명만이 달성한 대기록이다.

순수하게 득점만 놓고 보면 리그 17골을 추가, 프리미어리그에서만 120골을 기록해 리버풀 레전드 스티븐 제라드와 함께 역대 득점 22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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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가 바뀌었다. 지난해 여름 해리 케인을 놓친 토트넘이 손흥민마저 밀어낸다면 당장 얼마의 현금보다 더 큰 구단 아이덴티티 형성에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레전드도 필요하면 '뻥' 차는 구단이라는 이미지를 주면서 중장기적인 큰 손해에 직면할 수 있다.

최근 손흥민의 관리를 보면 3~4년 계약을 하더라도 그 기간에 충분히 지금처럼 시즌 10골 이상은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나이가 있는 만큼 손흥민 역시 언제 기량이 급락할지 모르는 것도 현실이다. 토트넘 선택에 시선이 집중된다. 사우디에서 다년 계약으로 1000억원 이상을 포기한 손흥민을 토트넘이 내년 여름 어떻게 다룰지 더욱 궁금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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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스코어90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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