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징계감?'...벨링엄, 상대 벤치 향해 고환 잡고 '흔들'→"친구들에게 한 것" 해명에도 8강 결장 위기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잉글랜드의 구세주 주드 벨링엄이 비신사적인 행위로 유럽축구연맹(UEFA)으로부터 징계를 받을 위기에 놓였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1일(한국시간) "잉글랜드와 슬로바키아의 UEFA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경기에서 벨링엄이 부적절한 몸짓으로 UEFA의 조사를 받고 있으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을 수 있다"라고 속보로 내보냈다.

매체는 "벨링엄은 슬로바키아전에서 극적으로 동점골을 넣은 후 무례한 행동을 한 후 '품위 있는 행동의 규칙을 위반했을 가능성'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라며 "UEFA는 벨링엄이 슬로바키아 벤치를 향해 부적절한 몸짓을 했다는 주장이 나오자 징계 조사에 착수했다"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이끄는 잉글랜드는 독일 겔젠키르헨에 위치한 아레나 아우프샬케에서 열린 슬로바키아와의 유로 2024 16강전서 2-1 대역전승을 거뒀다. 전반 25분 이반 슈란츠에게 선제 실점을 내줬으나 후반 추가시간 주드 벨링엄의 동점골, 연장 전반 해리 케인의 역전 결승골이 터지며 2-1로 승리, 대회 8강에 진출했다.

잉글랜드는 4-3-3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조던 픽포드가 골문을 지켰다. 카일 워커, 존 스톤스, 마르크 게히, 키어런 트리피어가 백4를 구성했다. 코비 마이누, 데클란 라이스, 주드 벨링엄이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고 부카요 사카, 해리 케인, 필 포든이 스리톱을 구성해 득점을 노렸다.

전반 초반 슬로바키아가 거세게 몰아쳤다. 슬로바키아가 선제골을 터뜨리면서 경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전반 25분 후방에서 길게 넘겨준 공을 슈란츠가 머리로 떨궈줬고, 스트렐레츠가 잡았다. 스트렐레츠는 침투하는 슈란츠에게 리턴 패스를 내줬고, 잉글랜드 수비가 완전히 무너졌다. 슈란츠는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가볍게 밀어넣으며 골망을 갈랐다.

잉글랜드는 동점골을 만들기 위해 점유율을 늘리며 기회를 엿봤다. 하지만 좀처럼 슬로바키아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무려 후반 추가시간까지 득점에 실패해 탈락 위기에 몰렸다.

위기의 잉글랜드를 구해낸 선수가 바로 벨링엄이었다. 추가시간 5분 코너킥 상황에서 동료가 머리로 떨궈준 공을 박스 안 바이시클 킥으로 연결해 슬로바키아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번 경기 잉글랜드의 첫 번째 유효슈팅이었다.

벨링엄의 골이 터지면서 경기는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 전반 시작과 함께 케인의 역전골이 터졌다. 교체 투입된 이반 토니가 얻어낸 프리킥 상황에서 슬로바키아 수비가 걷어낸 공을 에제가 논스톱 슈팅으로 때렸고, 토니가 머리로 살짝 방향을 돌려 문전으로 붙였다. 이를 케인이 머리로 받아넣으면서 2-1을 만들었고, 잉글랜드가 끝까지 점수를 지켜내며 승리를 가져갔다.

하지만 경기 후 벨링엄의 행동이 온라인에서 조명되며 논란이 불거졌다. 동점골 직후 슬로바키아 벤치를 향해 고환을 잡는 듯한 몸짓을 하는 장면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벨링엄은 이에 대해 관중석에 있던 친한 친구들을 향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벨링엄은 SNS에 "슬로바키아가 경기를 한 방식에 대한 존중일 뿐이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UEFA 경기 감독관은 벨링엄이 '경기와 관련해 기본적인 품행 규칙을 위반한 혐의'가 있다는 이유로 징계 조사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대회가 진행되는 도중 조사가 끝날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만약 결론이 빠르게 나올 경우 벨링엄은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못할 수도 있다. 현재 벨링엄은 옐로 카드 한 장을 가지고 있으며 스위스와의 8강전에서 경고를 받으면 잉글랜드가 4강에 진출해도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데일리메일은 "벨링엄이 어떤 형태로든 징계를 받는다면 사우스게이트 감독과 잉글랜드 대표팀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며 "잉글랜드는 이번 대회에서 4경기 4골을 기록했고, 벨링엄이 그 중 2골을 넣었다"라고 벨링엄의 징계 가능성에 대해 우려했다.

벨링엄의 행동에 대해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에서 뛴 크리스토프 크라머는 "벨링엄은 뛰어난 선수지만 어린 나이에 거만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독일 레전드 페어 메르테사커도 "자극하기 위해 저럴 필요가 없었다"라고 혀를 찼다.

한편, 지난 2019년 유벤투스 소속이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게 승리한 후 고환을 잡는 제스처를 취해 UEFA로부터 2만 유로(약 2970만원)의 벌금을 부과 받은 적이 있다.

벨링엄이 호날두처럼 벌금에 그칠지, 출전 정지까지 받게 될지 UEFA의 결정에 많은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사진=SNS, 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