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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삼성전 2승 1홀드 올린 KT 김민…이강철 감독이 "치켜세우지 말라"고 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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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김민 / 사진=kt wiz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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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kt wiz 이강철 감독이 짓궂은 농담에도 선수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못했다.

KT는 6월 3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더블헤더 경기에서 1승 1무를 기록했다. 28일 승리를 포함해 주말 시리즈에서 삼성에 2승 1무로 완승을 거뒀다.

이번 시리즈의 일등 공신은 역시 김민이다. 김민은 삼성과의 시리즈에서 전 경기에 등판해 2승 1홀드 5이닝 무실점 무사사구 5탈삼진을 기록했다.

28일 시리즈 첫 경기부터 압도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김민은 팀이 2-4로 뒤진 8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12구 만에 삼성의 중심타선인 구자욱-데이비드 맥키넌-김영웅을 모두 범타로 정리했고,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2이닝 무실점을 만들었다. KT 타선은 8회 강백호의 홈런으로 1점, 9회 홍현빈의 끝내기 2타점 3루타를 터트리며 경기를 뒤집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28일 경기 전 이강철 감독이 김민에 대해 엄격한 평가를 내렸다는 것. 취재진이 김민의 국가대표 발탁 가능성을 묻자 이강철 감독은 "절대 (그런 이야기) 하지 마세요"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러면서 "김민은 그냥 꽉꽉 눌러야 한다"고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

김민의 2이닝 역투를 본 이강철 감독은 다음 날(29일) 경기 전 한결 누그러진 평가를 내놨다. 이강철 감독은 "치켜세우지 말라"면서도 "옛날에는 1이닝을 던지면 40개를 던졌다. 요즘은 2이닝을 던지면 30개쯤 된다. 어제 1이닝에 10개밖에(실제로는 12개) 안 던졌다"며 흐뭇하게 웃었다.

이어 "투심 계통 공이 있으니까 치면 땅볼이 나온다"며 김민의 호투 비결을 설명했다.

그런 이강철 감독 앞에서 김민은 다시 한번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김민은 30일 더블헤더 1경기에 모두 등판해 1승 1홀드를 만들었다. 1차전 1.2이닝 무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고, 계속된 2차전에서 1.1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를 챙겼다.

하루에 2경기 강행군에도 완벽한 경기력이었다. 2경기 3이닝을 합쳐 투구 수는 40구에 불과했고, 스트라이크 비율이 72.5%(29/40)에 달할 정도로 공격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그간 김민은 KT의 아픈 손가락이었다.

2018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KT의 유니폼을 입은 김민은 빠른 공과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보유해 아마추어 시절부터 에이스 재목이란 평가를 받았다. 데뷔 시즌 불펜에서 9경기를 소화한 뒤 2019년 데뷔 처음으로 규정이닝(150.2이닝)을 넘기며 6승 12패로 평균자책점 4.96으로 가능성을 꽃피우는 듯했다.

그러나 고질적인 제구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상무 전역 이후에도 아쉬운 경기력을 보이기 일쑤였다. 지난 시즌 16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6.83으로 커리어 최악의 성적을 남기기도 했다.

절치부심한 김민은 올 시즌 KT의 필승조로 다시 태어났다. 제구력을 다잡은 것이 컸다. 올해 김민의 9이닝당 볼넷 비율(BB/9)은 3.24으로 10이닝 이상 던진 시즌 중 가장 좋다.

시즌이 진행될수록 더욱 빼어난 투구를 선보인다. 김민은 4월 평균자책점 11.37로 주춤했지만, 5월 3.60으로 분위기를 반전시켰고, 6월 1.33으로 리그 최정상급의 성적을 거뒀다.

"치켜세우지 말라"던 이강철 감독은 김민을 올스타전 감독 추천 선수로 발탁했다. 김민 생애 첫 올스타전 등판 기회다. 표현은 거칠지만 이강철 감독의 말 속에는 선수에 대한 애정이 깔려있다.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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