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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태하드라마 OST는 ‘포항 쎄시봉’…“‘잘 가세요~’ 빨리 들려주고 싶었다” [MK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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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박태하 감독 체제에서 극장 승부를 보여주고 있는 포항스틸러스의 OST(주제곡)은 ‘포항 쎄시봉’이다. 팬들은 울산HD와의 동해안더비 홈 승리를 자축하는 분위기였다.

포항은 30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20라운드 울산과의 홈 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포항은 6월 A매치 휴식기 이후 4경기 2승 2무 무패를 달렸다. 동시에 10승 7무 3패(승점 37)로 선두 김천상무(승점 39), 울산(승점 38)과의 격차를 좁히며 선두 경쟁에 불을 지폈다.

매일경제

사진=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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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기 포항은 전반 1분 만에 홍윤상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전반 19분 이호재의 페널티킥 득점으로 2-0 리드를 잡았다.

이때 포항 팬들은 울산의 대표 응원가인 ‘잘 가세요~’를 떼창했다. 홈 경기 승리를 확신하는 듯한 모습으로 다함께 응원가를 부르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울산은 전반 24분 주민규가 얻어낸 프리킥 찬스에서 고승범이 한 골을 만회했다. 고승범은 올해 울산 이적 후 데뷔골을 180번째 동해안 더비에서 터뜨리며 팀의 추격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포항은 촘촘한 수비 조직력을 앞세워 경기 막판까지 리드를 지켜냈고, 지난 2022년 7월 이후 약 2년 만에 홈에서 열린 동해안 더비에서 승리하는 기쁨을 누렸다.

이날 포항 팬들의 응원은 그 어느때보다도 뜨거웠다. 라이벌이자 선두권 경쟁에 분수령이 되는 이번 경기에서 쉼없이 선수들과 함께 뛰었다. 검정과 빨강 옷을 입은 팬들은 서로 어깨동무하며 스틸야드의 용광로를 뜨겁게 달궜다.

이에 전반 19분 만에 상대 응원가인 ‘잘 가세요~’를 부르며 승리에 확신하는 듯한 분위기를 보였다.

박태하 감독은 경기 후 ‘잘 가세요~’ 응원가에 대해 “솔직히 위험했다”라며 웃어 보인 뒤 “뜻을 알고 있으나, 자제해주셨으면 좋겠다. 경기장 안 선수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 같았다”라며 간곡하게 부탁했다.

이어 경기 후 나온 팬들의 ‘잘 가세요~’ 응원가에는 “양 팀 서포터즈 간의 재밌는 스토리가 됐다. 경기 중에는 식겁했으나, 경기 후 들었던 응원가는 기분 좋았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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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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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은 어땠을까. 부담감이 적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수훈 선수로 뽑힌 이호재는 “홈 경기였고,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지 않던 상황이었다. 팬들께서 빨리 부르시길래 이겨야 한다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뛰었다”라고 답했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홍윤상은 “어떤 의미인지는 충분히 알고 있다”라며 “기쁜 순간이었다. 20분 만에 경기장에 응원가 퍼진 다는 것 자체가 저희가 잘 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신기하면서도 기분이 좋았다. 한 골을 내주며 혹시나 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그래도 잘 버텨서 결과적으로 모든 것이 좋았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던 전민광은 “개인적으로 선수들 뒤에서 포항 팬들께서 그렇게 열띠게 응원해주셔서 큰 힘이 났다. 전반전 초반부터 ‘잘 가세요~’ 응원가가 나오는 것이 부담이 될 수 있지만 막고자 하는 의지가 커졌다. 약간 전의를 불태울 수 있었던 계기다. 동해안더비가 정말 중요한 경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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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팬들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이날 팬들은 홈에서 승리를 위해 태하드라마의 OST를 상당히 심여를 기울여 준비했던 모양이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한 팬은 “그동안 동해안 더비에서 경기력이 별로여서 졌던 것이 아니라 생각한다. 2년 정도 울산을 상대로 열세에 있다보니 시작 전부터 팬들은 반드시 오늘 이기자는 분위기로 선수들에게 응원을 보냈다. 그런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결과까지 챙길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 사실 ‘태하드라마’라는 평이 많다. 올해 유독 막판 득점으로 승점을 따내는 경기가 많았는데 초반부터 골이 터지니 응원 열기가 확 살아났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다른 서포터스들과 함께 우스갯소리로 ‘영일만 친구’나 한찬희 선수의 응원가(한잔해)를 부르고 싶다는 말을 나눴다. 트로트 느낌의 음악들이라 ‘포항 쎄시봉’으로 장르를 정했었다. 아쉽게도 한찬희 선수의 득점이 터지지 않아서 부르지 못했다. 그럼에도 오늘 선수들이 너무 잘 뛰어줘서 다 좋았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울산의 ‘잘 가세요~’ 응원가에 대해 “갑작스레 나온 응원가였다. 사실 경기 흐름에 따라 응원가가 결정되는 부분이 다수다. 계획에 있지는 않았다. 우선 팀이 이기는 것이 중요했다”라며 “어떻게 보면 포항 입장에서는 이제서야 불러보는 거였다. 경기가 끝나갈 때 해당 응원가를 부르는데, 경기 후에는 빨리 빠져나가니까 들려주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두 골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빨리 울산 팬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박태하 감독이 우려되는 부분에 대해 팬들은 “그 부분을 구단에 잘 전달해서 조정할 수 있도록 해보겠다”라고 조심스레 답했다.

끝으로 팬들은 포항 구단에 바라는 점에을 두고 “팬들은 무한 신뢰다. 지든 이기든 끝까지 지지하는 게 팬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구단과의 소통에 있어서 아쉬운 부분이 없지는 않지만 저희 서포터스가 구단, 선수들에게 응원이 잘 전달될 수 있게 협조를 부탁한다”라고 청했다.

포항 팬들의 응원은 경기 후에도 이어졌다. 선수들의 퇴근길에도 깃발과 떼창을 벌이며 홈 승리를 자축했다. 전민광은 믹스트존 인터뷰 후 팬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고, 포항 선수들은 팬들의 힘찬 응원가 속에 꿀맛 같은 더비전 승리로 하루를 마감했다.


포항=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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