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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스타와의 인터뷰

구교환이 보여준 ‘관능’이라는 새 얼굴 “마음껏 실패하며 현상의 시간 통과했죠” [SS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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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구교환. 사진 |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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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배우 구교환이 다음달 3일 개봉하는 영화 ‘탈주’에서 ‘관능’이라는 새로운 얼굴을 선보인다.

첫 등장부터 압도적이다. 모자 챙으로 얼굴을 가리고, 자신보다 나이 많은 동지 앞에서 립밤을 ‘빱빱’ 바르는 모습은 그가 연기하는 현상이 범상치 않은 인물이란 걸 보여준다. 아이처럼 해맑게 “규남(이제훈 분)아”라고 부르다가, “네 앞길을 왜 네가 정해?”라고 늘하게 말하기도 했다.

피아노로 아름다운 선율을 연주하다가, 완벽에 가까운 군사 전술을 구사했다. 순수함과 광기가 도사리는 인물을 구교환은 자연스럽게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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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이 가진 얼굴의 시작과 엔딩이 다르다는 점이 흥미로웠어요. 가면을 벗는 느낌이었죠. 마치 러브레터를 읽듯 커튼이 휘날리는 곳에서 현상의 얼굴이라면 충분히 멋진 엔딩일 것이라 생각했어요.”

극 중 현상은 공산당 내 막강한 권력을 가진 보위부 장교다. 누구나 현상을 두려워한다. 원래는 피아니스트를 꿈꾼 유학파 출신이지만, 높은 권력을 가진 아버지의 요구 때문에 군인이 됐다. 누구보다 자유를 갈망하는 존재다.

“현상도 규남처럼 꿈에 대한 갈망이 큰 인물이죠. 우민(송강 분)은 그 욕망을 계속 자극하는 인물이에요. 규남에게 현상은 강력한 장애물이겠지만, 현상에게 규남은 질투와 부러움을 유발하는 존재예요. 그래서 더 치열하게 쫓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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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등장부터 현상은 시종일관 관능적이다. 배시시 웃는 얼굴 뒤엔 서늘함이 이어졌다. 필요에 따라 총살도 마다하지 않았다. 분노에 차오른 순간에는 광기가 흘렀다. 행동은 늘 최소한으로 움직였다. 뒤에서 주위를 관망하다, 적재적소에 정확한 행동만 했다. 이 모든 것이 관능적으로 느껴졌다.

“섹시하다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의도나 전략은 없었어요. 모든 건 제작진 덕분이죠. 가장 섹시한 구도에서 카메라를 잡고, 조명을 비추고, 의상을 선정해 주셨죠. 그순간의 에너지가 섹시함을 만들었어요. 저는 그냥 올라타기만 한 거예요.”

구교환은 대본에 숨은 1인치를 찾아내는 배우로도 통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1’에서 햄버거 브랜드 로고송을 부르면서 등장하거나, 안준호(정해인 분)를 가짜로 때리는 신에서 박스를 들고 던지는 등 오버하는 장면은 구교환의 아이디어다. ‘탈주’에선 물티슈로 마법 같은 장면을 만들었다.

“저는 동물적으로 연기하는 사람은 아니에요. 대본을 계속 읽으면서 앞뒤 장면을 생각하곤 하죠. 그러다 보면 기발한 아이디어가 나오는 거죠. 감사한 제작진이 그 의견을 잘 받아주신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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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독창성을 훈련한다. 시스템에 얽매이다 보면, 개성을 잃는다. 독창성만 따지면 대중성을 잃기도 한다. 균형감 있는 상황에서 자유로움을 열망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시스템에 순응하는 현상은 배우로서 표현하기 어려운 대목일 수 있다.

“저도 현상의 시간을 통과했어요. 시스템 안에 갇혀서 지낸 시간이 길어요. 그 시스템을 뚫고 나오기가 두려웠던 적도 있고요. 영화 만들면서부터 제 삶도 규남처럼 흘러왔던 것 같아요. 저도 마음껏 실패하면서 지금의 위치까지 왔어요.”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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