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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납품, 보안사고···‘내우외환’ 삼성전자 2분기 실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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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앞에 삼성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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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이 조만간 공개된다. 지난해 ‘최악의 겨울’을 보냈던 반도체 사업은 메모리 시장에 훈풍이 불면서 조 단위의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고대역폭메모리(HBM) 엔비디아 납품 이슈가 해결되지 않은 데다 최근 일련의 보안 유출 등 어수선한 분위기까지 겹치면서, 삼성전자가 안팎의 숙제들을 하반기 어떤 방향으로 풀어나갈지 관심이 쏠린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달 5일 올해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다. 영업이익 전망치는 약 8조2000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6700억원)에 비해 10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인공지능(AI)을 탑재한 ‘갤럭시S24 시리즈’로 1분기 선방했던 MX사업부(스마트폰)의 영업이익은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대신 지난해 14조원의 적자를 냈던 DS부문(반도체)이 5조원가량 이익을 내며 효자 노릇을 할 것으로 예측된다. DS부문은 지난해 2분기 약 4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이는 상당 부분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것이다. D램과 낸드플래시 판매단가는 1년 전보다 10~15%가량 올랐다. 특히 AI 투자가 늘면서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가 급증하는 점이 긍정적인 예측을 더한다. SSD 같은 저장장치 제품은 지난 1~2년간 재고가 넘쳐난 탓에 애물단지 취급을 받아왔다.

반면 삼성전자 앞에 놓인 과제도 만만치 않다. HBM 납품 이슈가 대표적이다. HBM은 일반 D램보다 최소 5배 이상 비싼 고부가가치 상품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업계의 ‘큰손’ 엔비디아의 HBM 퀄테스트(품질인증)를 좀처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에 삼성전자는 AI발 메모리 업사이클에서 과도하게 소외된 상태”라고 밝혔다. 후발주자인 미국 마이크론조차 엔비디아에 5세대 HBM3E 납품을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 HBM3E 테스트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도 관건이다. 삼성전자의 최신 3나노미터 2세대 공정 수율(양품비율)은 50%를 밑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1위 사업자인 대만 TSMC의 60~70%에 비해 뒤처진다. 이는 삼성전자가 이렇다 할 대형 팹리스(반도체 설계)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과도 연결된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9일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4’ 행사를 열고 AI 반도체 전략과 공정 개선방안 등을 공개한다.

어수선한 분위기를 다잡는 일도 과제다. 최근 삼성전자는 일련의 정보유출 사건을 겪었다. 지난 26일 증권가에서 돈 “웨이퍼 수십만장의 결함이 발생해 1조원가량의 피해를 입었다”는 루머가 대표적이다. 회사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회사 안팎에서 하도 ‘어렵다, 위기다’라는 말이 나돌다 보니 일상적인 수준의 사건도 지라시 형태로 변질, 확대해석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전영현 신임 DS부문장의 지시사항이 ‘삼성전자 지라시’라는 제목으로 직장인 커뮤니티에 유포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다음달부터 ‘DS 보안의 날’을 운영하기로 하는 등 보안의식 강화에 나섰다. 이달 초에는 “내부 정보 유출로 경쟁력이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달라”는 공지를 내렸다.

노사 갈등도 진행형이다. 전국삼성전자노조와 회사는 올해 초부터 임금협상을 진행해왔으나 이달 초 노조가 첫 연가투쟁에 나서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노사는 중앙노동위원회 중재하에 지난 18일부터 3차례 조정회의를 열어 임금 인상률과 휴가일수 등을 논의했지만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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