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동 감독 |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이제 팬들 앞에 조금이나마 고개를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프로축구 FC서울 김기동 감독은 두 달 만에 홈 팬들에게 승리를 안긴 뒤 이렇게 말했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까지 포항 스틸러스를 지휘하며 늘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 '명장' 반열에 올랐다.
그가 올 시즌을 앞두고 서울에 부임하자 수년째 팀이 중하위권을 맴도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던 서울 팬들은 쾌재를 불렀다.
그런데 시행착오의 시간은 생각보다 길었다.
지난 4월 3일 김천 상무를 상대로 치른 5라운드(5-1 승) 뒤로는 두 달 넘게 홈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4월 중순부터는 3연패에 빠지기도 했다. 5∼6월에는 5경기(3무 2패) 동안 무승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국내 공격수들이 부진한 가운데 야심 차게 영입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출신 공격수 제시 린가드의 컨디션 회복은 더뎠다. 공격진에선 스트라이커 일류첸코만 '밥값'을 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수비수들은 크고 작은 실수를 연발했다. 잡을 수 있는 경기를 어이없는 수비 실수로 날려버린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랬던 서울이 17라운드 울산 현대와 원정(2-2 무승부) 경기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이더니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18라운드 홈 경기에서는 상승세의 수원FC를 상대로 3-0 대승을 거뒀다.
홈 5연패 사슬을 끊어내고 6경기 만에 리그 승리를 거뒀다. 또 5라운드 김천전 이후 13경기 만에 3골 이상을 넣었다.
만약 서울이 선두권에서 시즌을 마감한다면, 이날 홈 승리는 '터닝 포인트'로 기록될 터다.
경기 뒤 기자회견장에 들어온 김 감독은 "홈에서 이긴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면서 멋쩍게 웃었다.
이어 "(후반전에 상대가 밀어붙였는데) 끝까지 팀으로 버티는 모습을 보면서 팀이 좋아졌다고 느꼈다. 우리 선수들에게 더 자신감이 생긴 경기가 아닌가 싶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부진의 시간이 길었지만, 구단과 서울 팬 대다수는 김 감독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았다.
그런데도 김 감독은 하위권까지 추락한 성적에 마음고생을 적잖이 했다.
김 감독은 "사실 시즌 전부터 쉽지는 않을 거라고 예상은 했다. 선수들 다수가 각급 대표팀에 소집되면서 1, 2차 동계 훈련을 제대로 소화한 선수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라면서도 "그래도 솔직히, 이렇게까지 내려올 거라고는 생각 못 했다. 당황스러웠다"고 털어놨다.
서울은 이날 승리로 7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김 감독은 "이제 중위권에서 싸워주고, 마지막까지 가다 보면 우승권은 아니더라도 좋은 위치에 있지 않을까 싶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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