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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좋은 氣 받았다”…김민규 ‘최경주 퍼터’로 버디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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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한국오픈 2라운드
5언더 몰아쳐 단독 2위로
“어드레스 때 가장 편안해
다시 사용한 뒤 홀에 쏙쏙”


매일경제

21일 코오롱 한국오픈 둘째날 최경주가 사용하던 퍼터를 들고나와 5언더파를 몰아친 김민규. 손석규 골프전문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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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배 최경주의 퍼터를 사용한 김민규가 우승 상금 5억원과 내셔널 타이틀이 걸려 있는 코오롱 한국오픈 둘째 날 펄펄 날았다. 출시된 지 20년이 훌쩍 지나 퍼터 헤드 바닥에 녹이 쓸어 있는 이 퍼터를 가지고 김민규는 대회 역사상 가장 빠른 4.2m의 유리판 그린을 완벽하게 정복했다.

김민규는 21일 충남 천안시 우정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5언더파 66타를 쳤다. 중간합계 6언더파 136타를 만든 김민규는 단숨에 우승 경쟁을 벌일 수 있는 단독 2위로 올라섰다. 단독 선두 강경남과는 2타 차다.

2022년 이 대회 우승자인 김민규는 이날 버디 7개와 보기 2개를 묶어 5언더파를 몰아쳤다. 15번홀과 16번홀에서 아쉬운 보기가 나왔지만 나머지 16개 홀에서는 버디 7개를 잡아내는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줬다.

난도가 높아 단 하나의 버디를 기록하기도 어려운 우정힐스 컨트리클럽에서 버디쇼를 벌인 원동력은 퍼트다. ‘한국 남자골프의 살아 있는 전설’ 최경주가 사용하던 퍼터를 들고나온 김민규는 그린 위에서 퍼트를 쏙쏙 집어넣으며 이 대회 통산 두 번째 정상에 오를 발판을 마련했다.

김민규는 “올해 초반 퍼트가 들어가지 않아 여러 퍼터를 사용해봤는데 단 한 개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일자형 퍼터를 찾아보던 중 최경주 선배에게 물려받은 이 퍼터를 자동차 트렁크에서 발견했고 어드레스가 잘 나와서 곧바로 캐디백에 집어넣었다”며 “2001년 출시된 구형 퍼터지만 내게는 보물이다. 이 퍼터를 사용할 때마다 최경주 선배의 좋은 기운을 받는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민규와 최경주의 인연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아마추어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던 김민규의 이야기를 들은 최경주 재단이 골프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외 전지훈련, 레슨 등을 지원했다. 당시 김민규는 최경주에게 직접 레슨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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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가 사용하던 퍼터를 들고나온 김민규가 21일 코오롱 한국오픈 둘째날 그린 경사를 파악하고 있다. 코오롱 한국오픈 조직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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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군산CC 오픈과 KPGA 오픈 준우승을 차지할 때 이 퍼터를 사용했던 김민규는 지난달 공동 3위를 차지했던 KB금융 리브챔피언십 때부터 현재의 퍼터로 변화를 줬다. 이후 데상트코리아 매치플레이 정상에 오르는 등 김민규는 최고의 퍼트감을 자랑하고 있다.

김민규는 “퍼트가 잘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성적도 잘 나오고 있다. 누구나 다 알고 있듯이 퍼트가 골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크다. 현재 퍼트감이 좋은 만큼 코오롱 한국오픈에서도 자신 있게 쳐보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골프협회(KGA)와 아시안 투어가 공동 주관하는 이번 대회에서 김민규는 우승 상금 5억원을 차지해 KPGA 투어와 아시안 투어 상금랭킹을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그는 “한 번의 우승으로 한국과 아시안 투어 상금랭킹 상위권에 자리할 수 있는 만큼 꼭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면서 “우정힐스 컨트리클럽에서는 절대 타수를 줄이려고 하면 안 된다. 첫날과 둘째 날처럼 남은 라운드에서도 인내하면서 차분하게 지키는 골프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틀간 8언더파 134타를 기록한 강경남은 단독 선두에 이름을 올렸다. 4언더파 138타를 적어낸 송영한이 단독 3위에 자리했고 유송규와 스티브 레우톤(잉글랜드)이 3언더파 139타 공동 4위 그룹을 형성했다. GS칼텍스 매경오픈 챔피언 김홍택은 2언더파 140타 공동 6위로 2라운드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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