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이탈리아 레전드 로베르토 바조가 무장 강도의 피습을 받아 머리에 부상을 입었다.
스페인 카데나세르는 2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코리에레 델 베네토의 보도를 인용해 "바조와 그의 가족들은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2024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경기 도중 자택에서 강도 습격을 당했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사건은 현지시간으로 20일 오후 10시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유로 2024 조별리그 B조 2차전이 열리는 도중 발생했다. 5명의 강도들이 바조의 집에 침입했고, 바조는 강도들이 가지고 있던 총의 개머리판에 맞아 머리 부상을 입었다.
바조는 강도 중 한 명과 맞섰고, 아주 짧은 몸싸움 끝에 강도가 총의 개머리판으로 바조의 이마를 가격해 깊은 상처를 입혔다. 이후 바조와 가족들은 방에 갇혔고, 강도들은 집을 샅샅이 뒤져 보석, 시계, 돈 등 값비싼 물건들을 훔쳐 달아났다. 도난 당한 물건들의 정확한 가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행히 바조는 강도들이 완전히 떠난 걸 확인한 후 갇혀 있던 방에서 나와 경찰에 신고했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상처를 치료 받았다. 이마에 여러 바늘을 꿰매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라가제타 델로 스포르트에 따르면 바조는 약 40분 동안 감금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당국은 바조 집에 설치된 보안 카메라를 분석하고 있으며, 강도들을 체포하기 위한 조사가 시작될 예정이다.
영국 BBC에 따르면 바조는 "남은 건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 뿐이다. 다행히 난 이마 몇 바늘을 꿰매기만 하면 됐다. 단순 타박상이었고, 그저 두려움을 느꼈을 뿐이었다"라고 안도했다.
바조는 1990년대 이탈리아를 상징하는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이었다. 알레산드로 델피에로와 함께 판타지스타로 불렸다. 피오렌티나, AC밀란, 인터밀란 등 자국 리그 명문 클럽에서 뛰며 명성을 높였다.
전성기는 유벤투스 시절이었다. 세리에A 2회, 코파 이탈리아 1회, UEFA컵(현 유로파리그) 1회 등 수많은 대회에서 우승을 경험했다. 플레이 스타일도 화려해 보는 이의 눈을 사로잡았다. 클럽 통산 604경기에 출전해 277골 152도움을 올렸다. 1993년에는 발롱도르와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를 동시에 수상했다.
이탈리아 대표로도 3번의 월드컵(1990, 1994, 1998)에 출전했다. 1994 미국 월드컵은 바조에게 잊지 못할 대회로 남아 있다. 이탈리아 주전 공격수로 활약하며 7경기에서 5골을 넣었다. 바조의 활약으로 이탈리아는 결승전까지 올라갔고, 최강 브라질과 만났다.
그러나 바조와 이탈리아는 웃지 못했다. 바조가 승부차기 마지막 키커로 나섰으나 바조의 슛은 골대 위를 크게 넘어갔다. 승부차기 끝에 아쉽게 패하고 말았다. 바조는 2004년까지 이탈리아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56경기 27골을 넣었다. 이탈리아 역대 득점 순위 공동 4위에 올라있다.
한편, 이탈리아는 이날 스페인을 상대로 무기력한 경기 끝에 0-1로 패했다. 바조에게는 인생 최악의 하루인 셈이었다. 카데나세르 또한 "바조는 자신의 인생에서 최악의 날을 보냈다"라고 안타까워 했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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