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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이슈 손흥민으로 바라보는 축구세상

손흥민 입 연다…벤탄쿠르 인종차별 파문 속 'SON 반응' 나올까, 7월6일 공식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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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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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손흥민이 입을 연다. 최근 소속팀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자신에 대한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피해자가 된 손흥민이 과연 심경 고백을 내놓을지, 어떤 말을 할지 주목된다.

손흥민은 내달 6일 서울 시내에서 열리는 용품스폰서 팬미팅 행사에 나타나 2023-2024시즌 직후 첫 공개석상 자리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벤탄쿠르 발언에 대해서도 입을 열지 시선이 쏠리게 됐다.

손흥민은 최근 벤탄쿠르의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인한 '피해자'가 됐다. 문제의 발언은 벤탄쿠르가 조국 우루과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나왔다.

벤탄쿠르는 지난 15일(한국시간) 우루과이 한 방송 프로그램에 등장한 뒤 자녀와 함께 인터뷰를 진행했다. 토트넘 간판 선수는 당연히 손흥민이다. 벤탄쿠르는 진행자로부터 손흥민의 셔츠를 받을 수 있겠냐는 요청을 받았다.

그러자 벤탄쿠르가 내뱉은 본능적인 한 마디가 지금의 긴 파문을 몰고 왔다. 벤탄쿠르가 "쏘니 거? 쏘니 사촌 거는 어때? 어차피 걔네 다 똑같이 생겼잖아?"라고 받아친 것이다. 남미 사람들이 아시아 사람들을 크게 구분하지 못한다는 저질 농담이었고, 당연히 인종차별적 발언이었다. 벤탄쿠르 입장에선 크게 개의치 않고 한 발언이었을 테지만 한 번만 생각해보면 엄청난 실수라는 것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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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커지자, 벤탄쿠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는 "소니!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할게. 정말 나쁜 농담이었어!"라며 "내가 널 정말 좋아하고 너를 존중하지 않는다거나 너나 다른 사람들을 상처 주지 않으려 한다는 걸 알 거야. 사랑해 쏘니"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역시 성의 없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글을 게시하고 24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인스타그램 스토리 기능을 이용한 데다 손흥민의 별명인 쏘니(Sonny) 대신 일본 전자회사 이름인 소니(Soy)란 표현을 썼기 때문이다. 16일 오전이 되면서 그의 사과문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벤탄쿠르는 이후 추가 사과보다는 21일 미국에서 개막하는 코파 아메리카 대회 준비에 여념이 없다. 우루과이 대표 선수들과 미국 마이애미에 입성,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이젠 손흥민 발언에 대한 문제가 해결됐다는 듯 다시 SNS에도 몰두하고 있다.

일부 우루과이 팬들을 제외하곤 이런 벤탄쿠르의 행동에 폭발하는 중이다. 제대로 된, 영구적으로 볼 수 있는 사과문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문제는 토트넘이 소속된 국가인 영국을 비롯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중이다.

영국 타블로이드 매체 '더 선'은 "벤탄쿠르가 손흥민에게 한국 사람들에 대한 나쁜 발언으로 사과했다"며 "해당 장면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지면서 빠르게 비판을 받았다. 벤탄쿠르는 SNS에 이슈에 대해 사과했다"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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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포츠 미디어 '디 애슬레틱'은 "벤탄쿠르가 방송 도중 한국 국가대표인 손흥민과 그의 사촌들이 모두 똑같이 생겼다고 말한 뒤 손흥민에게 사과했다"며 "지난 11월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경기에서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적인 제스처를 취한 한 팬이 3년간 축구 경기 관람 금지 징계를 받기도 했다"는 말로 인종차별의 심각성을 알리고는 벤탄쿠르 발언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를 전했다.

하지만 토트넘과 벤탄쿠르의 대응은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지금까지 다른 팀 관중의 가장 큰 인종차별 피해자였음에도 이번 사건에 소속팀 선수가 끼어있어서인지 아무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야말로 묵묵부답이다. 토트넘 사정에 밝은 기자 폴 오키프는 "토트넘이 지금 휴가 중"이라면서도 "그들이 돌아와도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는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의 시민단체도 나섰다.

스포츠계 차별을 반대하는 국제단체인 '킥 잇 아웃(Kick It Out)'은 20일 SNS를 통해 "킥 잇 아웃은 벤탄쿠르가 토트넘 팀 동료인 손흥민에 대해 언급한 내용에 대한 제보를 상당히 많이 받았다. 이 제보들은 이미 토트넘 구단과 관련 당국에 보내진 상태다"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벤탄쿠르가 자신의 잘못을 인지했다는 점을 시인했으나, 이것은 동아시아와 더 넓은 지역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는 점을 강조한다. 우리는 다가오는 시즌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면서 "보거나 들을 경우 제보해달라"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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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탄쿠르의 발언이 명백한 인종차별임을 못 박은 것이다.

상당수 토트넘 팬들도 이런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토트넘이 다음달 말부터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 올스타, 바이에른 뮌헨과 두 차례 한국 투어를 치르는 것 등을 고려, 납득할 만한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내는 중이다.

그런 가운데 손흥민은 지난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중국전 직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손흥민과 용품스폰서를 맺고 있는 한 글로벌 브랜드가 손흥민과 팬들이 만나는 오프라인 행사를 다음 달 6일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개최한다고 20일 밝혔기 때문이다.

팬들과의 소통을 위해 만든 자리여서 당연히 손흥민의 여러 이슈에 대한 질문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주최 측은 손흥민 선수의 질의응답, 사인회 등을 진행할 예정인 만큼 손흥민도 이번 벤탄쿠르 사건 관련 질문을 받고 답변할 수도 있다.

손흥민은 이번 사건의 명백한 피해자다. 손흥민이 발언할 수도 있지만 팬들은 이번 사건에 대한 벤탄쿠르의 정중하고 납득할 만한 사과가 우선이라고 고려한다. 벤탄쿠르의 발언은 손흥민 한 명을 위한 발언으로 간주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인, 더 나아가 아시아인 전체를 모독하는 발언에 가깝다. 일부 우루과이인들만 벤탄쿠르 발언이 농담 혹은 유머에 가깝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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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토트넘 SNS, 방송화면, 벤탄쿠르 SNS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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