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자격정지' 피겨 이해인, 후배 성추행 혐의 해명 "오랜 연인 관계,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다"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피겨 여자 피겨 스케이팅 국가대표 이해인(19, 고려대)이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고 음주 사실 및 성추행 논란에 입을 열었다.

이해인은 2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정말 죄송합니다. 저에게 실망하셨을 많은 팬분들께 어떤 말씀을 드려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라고 근래 불거진 자격 정지 징계와 관련한 이야기를 했다.

최근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고 여자 싱글 간판선수 A에게 이성 후배를 성추행한 혐의 등으로 3년 자격 정지 징계를 내렸다. 또 다른 국가대표 B에게는 성적 불쾌감을 주는 불법 촬영을 한 혐의로 1년 자격 정지 징계를 결정했다.

A와 B는 지난달 15~28일 이탈리아 바레세에서 진행된 피겨 국가대표 국외 훈련 기간 숙소에서 음주한 사실이 발각돼 스포츠공정위원회에 회부됐다. 조사 과정에서 음주 외에도 성적 가해 행위가 벌어진 사실을 확인했다.

빙상연맹에 따르면 A는 이성 후배 C를 숙소로 불러서 성적 불쾌감을 느끼게 하는 행동을 했다. B는 동의를 구하지 않고 A의 성적 불쾌감을 유발하는 사진을 찍은 뒤 C에게 보여줬다. 이에 A에게는 3년, B에게는 1년의 자격 정지 징계를 줬다.

이해인은 자신이 A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술을 마신 것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다만 미성년자를 성추행 했고, 성적 가해를 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해인은 성적 가해를 했다고 알려진 피해자가 사실 오랜 기간 사귀고 있는 연인이라고 고백했다. "내가 고등학생일 때 사귄 남자친구였고, 부모님 반대로 헤어졌다가 이번 전지훈련에서 다시 만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해인은 "서로를 좋아했던 감정이 남아있었기 때문인지 그곳에서 다시 사귀게 됐는데 부모님께 알리고 싶지 않은 마음에 그 사실을 비밀로 하기로 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빙상연맹 조사를 받을 때에도 사실 그 친구와 사귀는 사이였다는 말을 할 수 없었는데, 이렇게 제가 미성년자를 성추행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이해인은 이번 징계로 해당 기간 국가대표로 뛸 수 없어 2026년에 열리는 밀라노-코르티나 동계 올림픽에도 출전할 수 없다. 음주 외에 성추행 문제가 달리면서 개인의 명예도 크게 훼손됐다.

이해인은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의 새로운 간판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022~2023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김연아 이후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여자 싱글에서 우승했다.

또한 지난해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은메달을 따내며 김연아 이후 최고 성적을 거뒀다. 국가대항전인 월드 팀 트로피에서도 개인 최고 점수인 225.47점을 받으며 한국이 은메달을 따내는 데 힘을 보탰다.

전망이 밝던 이해인이었기에 강제 추행 혐의를 부인하며 빙상연맹의 상위 단체인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재심의를 신청했다.

한편 이해인과 함께 1년 자격 정지 징계를 받은 또 다른 국가대표 선수 B도 재심의를 신청할 예정이다.

다음은 이해인 SNS 글 전문.

안녕하세요 이해인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저에게 실망하셨을 많은 팬분들께 어떤 말씀을 드려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국가대표로서 후배 선수들에게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못한 다른 선수들 몫까지 성실하게 훈련에만 매진했어야 했는데, 짧은 생각에 큰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제가 술을 마신 것은 지금 생각해봐도 절대 해서는 안되는 행동이었고, 계속해서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그때 이후로 제가 왜 그런 잘못을 저질렀는지 매일 같이 후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사에는 제가 미성년자를 성추행했다거나 성적가해를 했다고 되어 있는데, 이 부분은 사실이 아닙니다.

작년 제가 고등학생일 때 사겼던 남자친구였고, 부모님의 반대로 헤어졌다가 이번 전지훈련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던 아이였습니다.

서로를 좋아했던 감정이 남아 있었기 때문인지 그곳에서 다시 사귀게 되었는데, 부모님께 알리고 싶지 않은 마음에 그 사실을 비밀로 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빙상연맹에서 조사를 받을 때에도 사실 그 친구와 사귀는 사이였다는 말을 할 수 없었는데, 이렇게 제가 미성년자를 성추행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연인 사이에 할 수 있는 장난이나 애정표현이라 생각했었는데, 아무리 우리가 사귀는 사이라는 것을 밝히지 못했다고 해도 이런 오해까지 받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과분한 기대와 사랑을 받았는데 이렇게 부족한 모습을 보여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대한체육회에서 어떤 징계가 내려지든 깊이 반성하고 앞으로는 절대 이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해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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