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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KIA 마운드에 동아줄이 내려올까… 물벼락 인증샷은 찍었다, 남은 과제 풀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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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팔꿈치 수술로 결국 시즌을 접은 윌 크로우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KIA 유니폼을 입은 캠 알드레드(28)는 그간 KBO리그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유형의 투구폼과 레퍼토리를 가지고 있다. 메이저리그 경력이 특별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KIA가 알드레드를 낙점한 건 그런 강점이 KBO리그에서 통할 것이라 내다봤기 때문이다.

알드레드는 타점이 낮은 대신 좌우 무브먼트를 최대한 활용하는 유형이다. 좌타자로서는 공이 등 뒤에서 나온다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한데 좌우 코너를 찌를 수 있는 싱커와 스위퍼성 슬라이더를 가지고 있다. 구속으로 장사를 하는 유형은 아니지만 최고 구속도 시속 150㎞에 이른다. 기습적으로 찔러 넣는 높은 쪽 패스트볼도 타자들이 생각해야 해 존 설정을 하기가 까다롭다.

그런 알드레드는 강점과 단점이 명확한 선수로 평가된다. 마이너리그에서도 구위는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9이닝당 탈삼진 개수는 꽤 많았다. 반대로 제구가 안 돼 제풀에 무너지는 경우도 많았다. 탈삼진이 많은 만큼, 볼넷도 많았다. 즉, 제구가 되면 위력적인 투수지만 그렇지 않으면 상대 타자들이 괴롭힐 수도 있는 투수다. 현재 알드레드도 그 경계선 어딘가에 있다.

KBO리그 첫 등판이었던 8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단점이 더 많이 드러났다. 타순이 한 바퀴를 돌자 스트라이크를 넣기 어려워했다. 볼넷을 내주면서 위기가 시작됐고, 3회 이후 공에 힘이 떨어지면서 난타를 당했다. 제구가 안 되니 더 정직하게 존을 공략할 수밖에 없었는데 당시 컨디션이 좋았던 두산 타자들이 이를 놓치지 않았던 것이다. 빗맞은 불운의 안타들도 있었다.

알드레드는 14일 수원 kt전이 끝난 뒤 당시 상황에 대해 “전 경기의 경우 아무래도 데뷔전이다보니 에너지 분배를 잘 하지 못했다. 초반에 과하게 에너지를 쓴 부분에서 4회에 흔들리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그것에서 교훈을 얻은 알드레드는 14일 수원 kt전에서는 5이닝 동안 7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5개의 안타를 맞았으나 볼넷은 단 하나였고, 위기도 잘 넘겼다. KIA가 기대했던 모습이 나오고 있었다.

실제 8일 두산전 당시 알드레드는 60구 이후 패스트볼의 구속이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였지만, 14일 경기에서는 패스트볼 구속 자체는 포심은 포심대로, 싱커는 싱커대로 일정하게 유지되는 경향이 있었다. KBO리그 9개 구단에 트래킹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의 집계에 따르면 최고 구속도 8일 두산전의 시속 148.4㎞에서 14일 수원 kt전은 149.6㎞로 올랐다.

알드레드는 “오늘 같은 경우는 그 부분을 수정해서 에너지 분배나 체력 관리를 조금 더 잘해 이렇게 결과가 좋게 나온 것 같다”고 했다. 2회까지만 8득점을 한 타선 지원도 알드레드의 어깨를 가볍게 하는 하나의 요소였다. 콘택트와 공격성을 KBO리그 타자들의 첫 인상으로 정의한 알드레드는 “나도 차차 적응해 나가는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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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드레드는 이날 승리 후 예상대로 물폭탄 신고식을 받았다. KIA 팀 특유의 문화다. 첫 승을 거두거나 기념할 만한 기록을 세운 선수들은 어김없이 물폭탄을 얻어 맞는데 알드레드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 ‘신고식’을 치렀다는 것은 알드레드가 이제 본격적인 발걸음을 내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알드레드도 이 승리는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과제도 명확하게 안다. 우타자 상대다.

알드레드는 투구 궤적상 좌타자에게 강하고, 우타자에게는 상대적으로 약할 수밖에 없다. 우타자는 공을 훨씬 더 길게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바깥쪽으로 싱커가 확실하게 도망가지 못하거나 우타자 몸쪽을 파고드는 슬라이더의 제구가 잘 안 되면 툭툭 콘택트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우타자에게 볼넷을 내주며 위기를 자초하는 경우가 아직은 보인다. 우타자 승부가 되지 않으면 앞으로 알드레드를 상대하는 팀들은 우타자들을 전진배치해 괴롭힐 수 있다.

알드레드 또한 “모든 면에서 조금씩 더 편해지는 느낌을 받았는데 아직 우타자 기준으로 몸쪽 직구를 좀 더 활용해야 한다는 것을 숙제로 안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인정했다. 더 정교하게 몸쪽을 공략하지 못하면 볼넷이 많아지거나 우측 방면의 안타가 많이 나올 수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해 진짜 KIA 마운드의 동아줄이 될 수 있다. 알드레드는 다음 등판부터는 100구를 정상적으로 소화할 전망이다.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준다면 분명 장점이 많은 투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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