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주축 선수들을 적당한 이적료에 다른 팀으로 보내던 과거의 토트넘 홋스퍼가 아니다.
이제 토트넘은 핵심 선수를 쉽게 내주는 팀과는 거리가 멀다. 레알 마드리드가 아무리 세계 최고의 클럽이더라도 크리스티안 로메로를 영입하려면 천문학적인 이적료가 필요할 거라는 반응이다.
최근 로메로의 레알 이적설이 제기됐다. 지난 시즌 주전 센터백 에데르 밀리탕과 다비드 알라바가 연이은 장기 부상을 당해 수비라인 구성에 어려움을 겪었고, 빈자리를 잘 메워줬던 나초 페르난데스가 지난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나면서 수비 보강이 필요해진 레알이 로메로를 노리고 있다는 보도였다.
스포츠 매체 '365스코어'는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 아르헨티나판의 보도를 인용해 레알이 프리미어리그(PL) 내 수준급 센터백으로 올라선 로메로를 노린다는 소식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레알은 이미 토트넘 측에 로메로 영입 조건을 문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제노아를 통해 유럽 커리어를 시작한 로메로는 이탈리아 세리에A 최고의 클럽인 유벤투스에 입성하는 데 성공했지만, 정작 유벤투스가 아닌 아탈란타에서 재능이 만개했다. 로메로는 2020-21시즌 세리에A 최고의 수비수로 선정되는 등 수비수로서 세리에A 무대를 정복한 뒤 토트넘으로 이적하면서 PL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발이 빠르고 기본적인 수비 능력도 출중한 데다, 빌드업 능력까지 갖추고 있는 로메로는 많은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토트넘 합류 초기에는 의욕이 앞서는 수비와 약간 아쉬움이 남는 판단으로 불필요한 파울을 범해 색깔별로 카드를 수집하는 등의 모습으로 비판을 받았다.
로메로의 단점은 경험이 더해지면서 눈에 띄게 보완됐다. 로메로는 침착함을 유지하면서 후방에 안정감을 더했고, 불필요한 파울을 줄여 카드를 받는 일도 이전만큼 많지 않아졌다. 지난 시즌에는 PL 내에서도 수준급 센터백으로 꼽힐 정도로 좋은 활약을 펼치며 인상적인 시즌을 보내기도 했다.
지난 시즌 로메로의 기록은 리그 33경기 5골. 경고는 7장이고 한 번의 퇴장이 있었다. 그간 로메로가 보여줬던 파이터적인 모습을 생각하면 7장의 경고와 한 번의 퇴장은 많지 않은 횟수처럼 느껴진다.
로메로는 이 흐름을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으로 이어가려는 생각이다. 이미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커리어 최고의 순간을 맞이했던 로메로는 다가오는 코파 아메리카에서도 우승해 두 개 메이저대회 연속 우승을 노리고 있다.
'365스코어' 역시 "로메로의 커리어 최고의 순간은 지금이다. 로메로는 환상적인 시즌을 보내는 중이다. 그는 지난 시즌 PL 최고의 수비수 중 하나였다. 26세가 된 로메로는 커리어 전성기에 도달했으며,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했다.
과거 로메로가 세리에A에서 뛰던 시절 레알을 자신의 드림 클럽으로 꼽았고, 레알의 전설적인 수비수인 세르히오 라모스를 자신의 우상으로 꼽았다는 사실이 재조명되면서 로메로의 이적설에 불이 붙었다. 로메로는 과거 "어렸을 때부터 레알의 경기를 자주 시청했다. 특히 라모스는 내 우상이다. 그가 바르셀로나를 상대한 엘클라시코에서 리오넬 메시를 마주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토트넘이 팀의 핵심 수비수인 로메로를 매각할 가능성은 낮다. 이전의 토트넘이라면 로메로처럼 주축 선수를 빅클럽에 팔 수도 있었겠지만, 토트넘은 이제 우승을 바라보고 팀을 만들어가고 있는 팀이다. 당장 다음 시즌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우승을 노리는 토트넘이 로메로를 매각하는 모습을 상상하기 힘든 이유다.
로메로 이적설에 대한 유명 토트넘 전담 기자의 반응에서 이를 알 수 있었다. 영국 '풋볼 런던' 소속이자 토트넘 전담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알레스데어 골드는 레알이 로메로를 영입한다는 소식을 접한 뒤 코웃음을 쳤다.
스포츠 매체 'TBR 풋볼'은 "골드는 로메로가 레알과 연결되고 있다는 루머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그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로메로의 열렬한 팬이며, 레알이 로메로를 영입하려면 천문학적인 비용이 필요할 거라고 주장했다"라며 골드의 말을 조명했다.
매체에 따르면 골드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여름마다 같은 일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로메로 이적설도 마찬가지다. 여름마다 큰 이적과 연관된 선수들이 나오기 때문에 다음에는 누가 될 거냐고 생각하고, 이제 로메로의 차례가 된 것이다"라고 운을 띄웠다.
이어 "로메로는 계약 기간이 3년이나 남았다. 나는 로메로의 이적료가 천문학적일 거라고 생각한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로메로를 수비라인의 리더로 보고 있고, 때문에 토트넘이 레알에 그 수준의 이적료를 요구할 거라고 본다"라며 토트넘이 로메로의 이적료로 천문학적인 액수를 요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골드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가 있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로메로를 아끼고 있고, 로메로 역시 이를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런 이유로 골드는 로메로가 다음 시즌에도 토트넘에 남아 수비를 책임질 거라고 내다봤다.
골드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로메로를 사랑한다. 그는 로메로를 사랑하고, 로메로도 같은 마음이다. 수비 상황에서 로메로가 공을 탈취하는 방식은 그를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구상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게 한다"라면서 "따라서 토트넘은 이번 여름에 로메로를 잃지 않기를 바랄 것이다. 로메로는 충분히 행복해 보이고, 그가 하는 말도 충분히 행복해 보인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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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골드는 만약 레알이 진지하게 로메로 영입을 원해 토트넘에 제안을 건네더라도, 토트넘은 이를 적절하게 거절해 선수들에게 팀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걸 확인시켜야 한다고 짚었다.
골드는 "만약 레알이 진지하게 접근한다면, 그런 행동이 상황을 변화시키는가는 다른 문제다. 하지만 토트넘은 모든 선수들에게 팀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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