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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더슨은 강력한 구위를 가지고 있고 선발 경험이 있었으며 여기에 일본프로야구에서도 뛰어봐 동양리그에 익숙하다는 장점이 있었다. 그래서 몇몇 KBO리그 팀들이 지난 오프시즌에서도 관심을 가진 선수였다. 다만 당시는 이런 저런 사정으로 영입이 이뤄지지 않았는데, 틈이 보이자 SSG가 과감하게 선수를 쳐 낚아챘다. 앤더슨도 동양 야구에 대한 거부감이 없고, 일본인 아내와 가까이 있을 수 있다는 장점을 선호했다.
올해는 미국에서 불펜으로 뛰었기에 사실 빌드업 과정은 필요했다. 공인구도 적응 시간이 조금 걸렸다는 설명이다. 첫 5경기 성적은 2승1패 평균자책점 4.09다. 그렇게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보면 기대를 걸 만한 대목이 보인다. 어느 정도 컨디션이 올라온 최근 두 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며 승리를 거뒀다.
5월 30일 인천 LG전에서는 6이닝 3피안타 2실점, 그리고 6월 5일 인천 삼성전에서는 6이닝 4피안타 2실점(1자책점)으로 호투하며 연승을 거뒀다. 한창 선발진이 무너져 고전하던 SSG에 단비를 내리는 투구였다. 무실점 경기는 아니었지만 구위 자체는 잠시나마 ‘압도적’이라는 단어를 연상케 한 것도 고무적이었다. 무엇보다 패스트볼 구위가 점점 강해지고 있다.
앤더슨은 빠른 공을 던진다. 평균 구속만 놓고 보면 KBO리그의 그 어떤 선수도 부럽지 않은 수준이다. KBO리그 9개 구단에 트래킹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앤더슨의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약 153㎞, 최고 구속은 약 157㎞에 이른다. 릴리스포인트가 높은 편은 아니지만 수직무브먼트가 뛰어나다. 하이존 공략이 충분히 가능한 수준이고, 실제 이론대로 앤더슨은 실전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앤더슨의 패스트볼이 특별한 건 수직무브먼트는 물론 수준급 수평무브먼트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우타자 몸쪽, 좌타자 바깥쪽으로 마지막 순간 살짝 움직인다. 게다가 회전 수도 좋아 상대적으로 힘을 덜 잃는다. 공이 살아 움직인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LG전에서도 LG 강타자들이 앤더슨의 패스트볼에 헛스윙을 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헛스윙을 한 뒤 놀라워하는 기색도 읽혔다. 삼성 타자들도 마찬가지였다. 2S의 유리한 카운트를 잡은 뒤 앤더슨은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고 높은 쪽 패스트볼로 정면 승부를 걸었다. 이런 앤더슨의 성향을 읽은 타자들도 과감하게 방망이를 휘둘렀지만 상당 수는 스피드를 따라잡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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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볼 커맨드를 더 정교하게 할 수 있다면 이 장점을 더 빛을 발할 전망이다. LG전 패스트볼 피OPS(피출루율+피장타율)는 0.624, 삼성전은 0.364였다. 앤더슨은 현재 9이닝당 14.73개의 탈삼진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올해 규정이닝의 30% 이상을 채운 선발·불펜 투수들을 통틀어 단연 최고 수치고, KBO리그 역사를 봐서는 종전 최고였던 2015년 김재윤(당시 kt ·14.10개)를 넘어서는 최고 기록이기도 하다. 김재윤은 짧은 이닝을 전력으로 던지는 마무리지만, 앤더슨은 나름 힘 조절을 해야 하는 선발이라는 점에서 가치가 더 크다.
앞으로 상대 타자들은 앤더슨의 패스트볼을 집요하게 노리고, 또 이 공에 점차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 앤더슨이 이 고비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가 관심사다. 다만 이제는 100구를 던질 수 있을 정도로 빌드업에 끝났고, 공인구 적응도 어느 정도 마무리했다. 100%에 가까워졌다는 의미다. 앤더슨이 자신의 장점을 노련하게 활용할 수 있다면 SSG의 내년 외국인 선수 한 자리도 쉽게 결정할 수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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