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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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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대회 연속 무승 … 길어지는 LPGA 韓 '우승 가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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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10일 끝난 LPGA 투어 샵라이트 LPGA 클래식에서 공동 6위에 오른 안나린.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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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한국 선수들이 어느 때보다 긴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2024시즌 개막 후 14개 대회 연속 우승에 실패하면서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

10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갤러웨이의 시뷰 베이 코스(파71)에서 끝난 LPGA 투어 샵라이트 LPGA 클래식에서 한국 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낸 건 최종합계 10언더파 203타 공동 6위에 오른 안나린이었다. 전날 2라운드 중간 선두에 나섰던 신지은은 최종일 3라운드에서 1타를 잃어 공동 9위(9언더파 204타)로 대회를 마쳤다.

이날 우승은 기적 같은 역전 드라마를 쓴 린네아 스트룀(스웨덴)이었다. 2라운드에서 공동 52위로 간신히 컷 통과했던 스트룀은 최종일 3라운드에서 무려 11타를 줄이는 '마법'을 뽐냈다. 이글 1개와 버디 9개를 더해 LPGA 투어에서 역대 두 번째로 낮은 타수인 60타를 기록한 그는 최종합계 14언더파 199타로 후루에 아야카(일본), 메건 캉(미국·이상 13언더파 200타)을 제치고 역전 우승했다. 2019년 LPGA 투어에 데뷔해 5년 만에 거둔 첫 우승이었다.

올해 LPGA 투어에서는 스트룀의 기적, 세계 1위 넬리 코르다(미국)의 독주와 같은 스토리가 쏟아지고 있다. 반면 한국 선수들은 잠잠하다. 샵라이트 LPGA 클래식까지 올해 LPGA 투어 개막 후 한국 선수들의 연속 무승 기록이 14개 대회로 늘었다.

2008년과 2014년에도 올해와 같은 연속 무승 부진이 이어졌다. 그러나 당시에는 개막 14번째 대회 만에 우승자가 나왔다. 1998년 박세리가 LPGA에 진출한 뒤 한국 선수의 개막 후 우승 가뭄이 가장 길었던 것은 1999년, 당시 박세리가 개막 후 19개 대회 만에 시즌 첫 승을 거뒀다. 2000년에도 박지은이 개막 16번째 대회가 돼서야 한국 선수 시즌 첫 우승을 신고했다. 올해 추세라면 이 기록이 깨질 우려가 점점 높아지는 분위기다.

2015·2017·2019년 등 3차례나 한 시즌 15승을 합작하면서 세계 여자골프 최강국으로 우뚝 섰던 한국 위상이 올해 들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지난 3일 끝난 메이저 대회 US여자오픈에 한국 선수 20명이 도전했지만 한 명도 톱10에 들지 못했다. 1997년 이후 27년 만의 일이었다. 고진영, 김효주, 양희영 등 이른바 '톱3'가 주춤하다. 통산 14차례 LPGA 신인왕을 배출했지만, 올해 LPGA에 진출한 신인 중에서도 이렇다 할 성적이 없다. 미국, 일본, 호주 등 경쟁력을 키운 골퍼들에게 밀리고 있다.

LPGA 내 한국 선수의 영향력 약화도 우려되고 있다. 10일 현재 2024시즌 각종 개인 타이틀에서 한국 선수가 1위에 올라 있는 것은 없다. 상금, 올해의 선수, 평균 타수 등에서는 코르다가 선두를 질주하고 있고, 신인왕 경쟁도 가브리엘라 러펠스(호주·361점)가 임진희(351점)를 제치고 한발 앞서있다. 여자골프 세계랭킹에서도 톱10에 오른 한국 선수는 고진영(7위) 한 명뿐이다. 이 추세라면 25일 발표될 세계랭킹에 따라 확정될 파리올림픽 최종 엔트리에 한국은 역대 최소인 2명만 오를 가능성이 높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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