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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도 잘했다. 투·타 겸업은 오히려 더 매끄럽게 돌아갔다. 타격 성적이 조금 떨어지기는 했지만 마운드에서의 위용이 더 맹렬했다. 하지만 아메리칸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62개) 기록을 세운 저지의 도전에 결국 성벽이 허물어졌다. 저지는 2022년 홈런(62개), 타점(131개), 볼넷(111개), 출루율(.426), 장타율(.686), OPS(1.111)에서 모두 아메리칸리그 1위를 휩쓸었다. 오타니의 투·타 합계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보다 저지의 타격 WAR이 더 좋았다.
2023년은 도전자인 오타니가 저지를 누르고 MVP를 탈환했다. 오타니는 투·타 겸업을 계속해서 뛰어난 팀 공헌도를 선보였고, 44개의 홈런을 치며 첫 홈런왕에 올랐다. 반면 저지는 부상 탓에 적지 않은 경기에 결장했고 37홈런에 그치며 오타니에게 MVP 타이틀을 내줬다.
그런 두 선수는 올해도 라이벌 관계를 이어 간다. 오타니가 내셔널리그 소속인 LA 다저스로 이적했지만, 홈런이라는 매개체가 있다. 오타니는 지난해 시즌 막판 팔꿈치 인대가 끊어져 수술을 받았다. 1년의 재활 기간이 필요하다. 올해는 투수로 뛰지 못한다. 지명타자로 나서 타격에만 전념할 예정이다. 수비 공헌도는 일단 뒤로 하면, 적어도 ‘홈런’에 있어서는 두 선수가 동일 선상이다.
초반에는 오타니의 페이스가 좋았다. 한 번 대포가 나오자 불을 뿜었다. ‘타격에 전념하는’ 오타니가 이렇게 무서웠다. 리그 홈런 선두 자리는 물론, 타율에서도 선두에 오르며 어마어마한 공격 생산력을 뽐냈다. 반면 저지는 시즌 출발이 좋지 않았다. 이상하게 타격이 안 돼 여러 의혹이 제기됐을 정도였다. 저지는 3~4월 31경기에서 타율 0.207, 6홈런, OPS 0.754에 그쳤다.
그런데 5월 들어 전세가 역전됐다. 저지는 5월 28경기에서 타율 0.361, 14홈런, 27타점, OPS 1.397의 미친 페이스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성적이 쭉쭉 올라왔다. 9일(한국시간) 현재 6월 8경기에서도 타율 0.538, 4홈런, OPS 1.859로 기세를 이어 가고 있다. 반면 3~4월 타율 0.336, 7홈런, OPS 1.017을 기록하는 등 5월 중순까지 페이스가 좋았던 오타니는 5월 중순부터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 최근 7경기에서도 타율 0.294, 1홈런, OPS 0.565에 머물고 있다.
그 사이 홈런 순위표도 크게 바뀌었다. 이 부문 1위를 달리기도 했던 오타니는 10일까지 15개의 홈런을 기록해 공동 8위까지 처졌다. 반면 저지가 24개의 홈런으로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저지는 OPS에서도 1.139로 리그 부동의 선두다. 현재 타격 생산력만 놓고 보면 저지가 오타니를 꽤 많은 차이로 앞서 나가고 있는 셈이다.
8일부터 10일까지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두 선수와 두 팀의 시즌 첫 맞대결에서도 저지가 웃었다. 비록 시리즈는 다저스가 2승1패로 위닝을 가져갔지만, 두 선수의 맞대결에서는 저지가 비교될 정도로 더 좋은 활약을 했다.
저지는 8일 경기에서 3타수 2안타(2루타 1개) 2볼넷 1타점을 기록한 것에 이어 9일에는 홈런 두 방을 때리며 기세를 올렸다. 비록 팀은 졌지만 스포트라이트는 저지가 다 가져갔다. 10일 경기에서도 홈런 하나를 포함해 4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드디어 시즌 타율도 3할 위(.305)로 올라왔다. 저지의 6월 장타율은 무려 1.192에 이른다.
반면 오타니는 8일 경기에서 5타수 무안타, 9일 경기에서 4타수 1안타 1볼넷 1타점, 10일 경기에서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표면적으로 아주 나쁜 건 아니지만 하필 저지가 폭발하는 바람에 비교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화끈한 홈런포를 기대했지만 그런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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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저지는 약간 모범생 느낌이 있다면, 하퍼는 자유분방하고 거침이 없는 천재다. 다 같이 뛰어난 타자임은 틀림없는데 결이 조금 다르다. 그래서 대단한 흥행 카드다. 오타니와 저지의 대결만으로도 메이저리그의 이목을 사로잡는데, 여기에 하퍼까지 가세해 홈런 레이스가 벌어진다면 메이저리그 흥행에도 큰 도움이 된다. 시즌 막판까지 양대리그 홈런왕을 놓고 세 선수가 주거니 받거니 홈런을 추가하는 것은, 어쩌면 MLB 사무국이 가장 바라고 있을 시나리오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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