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6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 통화정책결정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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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앙은행(ECB)이 글로벌 주요 통화당국 중에서 처음으로 2년 만에 정책금리 인하를 단행(통화정책 전환·피벗)하면서 글로벌 시장의 시선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쏠리고 있다. 연준은 정책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오는 12~13일(현지시각) 연다.
유럽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연 4.50%에서 4.25%로 0.25%포인트 내린 건 지난 6일이다. 2022년 7월 이후 2년 만의 통화정책 방향 전환이다. 앞서 스위스·스웨덴·캐나다 등 일부 중앙은행이 올해 들어 금리 인하 결정을 내렸지만 미국·유로존·일본 등 주요국 통화당국이 방향을 전환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유럽중앙은행의 이번 결정이 주목받는 까닭이다. 시장의 관심은 또 다른 주요국에서도 금리 인하 시점이 당겨질지 여부다.
일단 미 연준이 이달이나 다음달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시장 전망은 높지 않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를 보면, 7일 오후(한국시각) 기준 연준이 6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97.6%로 동결 전망이 압도적이다. 7월 회의(31일) 동결 확률도 77.5%(인하 확률 22.5%)다. 다만 7월 전망의 경우 일주일 전(동결 86.8%, 인하 12.3%)에 견줘 인하 전망이 꽤 높아진 게 눈에 띈다.
더욱 흥미로운 건 오는 9월 회의(9월18일)에서 금리 인하가 이뤄질 확률이 70% 가까이로 뛴 대목이다. 이날 페드워치에 표출된 9월 금리 인하 확률은 68.2%(대부분 0.25%포인트 인하 전망)에 이른다. 금리 선물 투자자 3명 중 2명 이상이 9월에는 연준이 금리를 한차례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한주 전만 해도 9월 금리 인하 전망은 54.8%였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자세를 고수하고 있지만, 올해 미국 대선을 앞두고 소비 위축과 경기하강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고금리를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다.
다만 현 수준보다 연내 50bp(1bp=0.01%포인트) 이상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미 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 “미국·유럽 등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인플레이션이 다시 강해질 것에 대비하면서 금리를 조금 낮출 것”이라며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마찬가지로 유럽중앙은행 역시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다는 보도도 나왔다. 로이터 통신은 “유럽중앙은행 일부 위원들이 최근 유럽 물가 상승 압박이 예상보다 강하다는 점을 뒤늦게 알았으나, 시장에 금리 인하 메시지를 일찌감치 너무 강하게 보내왔던 터라 (이번 회의에서) 입장을 바꾸기 어려웠다고 후회했다”며 4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최근까지 열한차례 연속 기준금리(연 3.50%)를 동결해온 한국은행도 연쇄적으로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게 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7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연 3.308%)는 유럽발 금리 인하 및 한은 금리 인하 기대감에 전 거래일보다 3.7bp 내렸다. 서울 외환시장에서도 글로벌 정책금리 인하 기대감에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7원 내린 1365.3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달 11일 열린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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