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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재원이랑 범석이 겹쳐놓고 경쟁시켜요? 범석이 포수 계속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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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전, 김민경 기자] "1루수는 (이)재원이라는 카드가 있잖아요. 재원이도 키워야 하는데 그러면 (김)범석이랑 둘 다 겹쳐놓고 경쟁시켜요? 범석이는 포수 계속해야지."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거포 유망주 김범석(20) 키우기에 진심이다. 김범석은 현재 1군 무대에서 뚜렷한 장단점을 보여주고 있다. 장점은 역시나 타격이다. 28경기에서 타율 0.307(88타수 27안타), 5홈런, 19타점, OPS 0.878을 기록하고 있다. 장타율은 0.500이다. 확실히 공을 맞히고, 힘을 실어 멀리 보낼 수 있는 재능이 있다.

문제는 수비다. 염 감독은 올 시즌에 앞서 김범석에게 다이어트를 준비했다. 김범석은 프로필상 키는 178㎝인데, 몸무게는 110㎏에 이른다. 포수는 하체에 무리가 많이 가는 포지션이기에 부상 방지를 위해서라도 몸무게를 줄여야 했고, 1루수로도 기용하면서 1군에서 더 활용하기 위해서도 조금 더 날렵한 몸을 만들 필요가 있었다.

염 감독은 김범석을 지난달 12일 처음 1군에 등록할 때부터 포수로 키우고자 단단히 마음을 먹었다. 흔히 말하는 '세금'을 들여서라도 꾸준히 1군에서 기회를 줘야 김범석과 팀 모두에 이득이라고 봤다. 지난 13일 안방마님 박동원이 무릎 부상으로 부상자명단에 오른 뒤로는 더 적극적으로 포수 김범석을 기용했다.

포수 김범석 프로젝트는 생각보다 빨리 쉼표를 찍었다. 포수는 투수 리드 외에도 수비에서 신경 쓸 게 가장 많은 포지션이다. 프로 2년차에 1군 38경기 경력이 전부인 김범석이 완벽하게 안방마님의 임무를 수행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염 감독은 외국인 원투펀치 케이시 켈리, 디트릭 엔스가 등판할 때만이라도 김범석을 포수로 붙여 보려 했다. 외국인 투수들은 보통 본인들이 주도하기 때문에 김범석의 성장에도 도움이 되리라 믿었다. 그런데 켈리와 엔스 모두 방출 위기에 놓일 정도로 성적이 좋지 않았다. 염 감독이 잠시 포수 김범석 육성 고집을 꺾은 이유다.

염 감독은 "외국인 투수들이 여유가 있으면 내가 밀어붙일 수가 있다. 원래 범석이를 외국인 투수들과 다 밀어붙이려 했다. 어쨌든 외국인 투수들이 좋은 상황이 아니니까. 두 투수가 팀을 끌고 가는 상황이면 범석이를 써도 괜찮은데, 본인들도 지금 페이스가 좋지 않은데 포수까지 자기들이 신경 써서 경기를 하게 만드는 거니까. 내 고집대로 하는 것은 외국인 투수들에게 예의가 아닌 것 같았다. 외국인 투수들이 잘나갔더라면 (김범석을 포수로) 100% 썼을 것"이라고 했다.

포수 기용은 잠시 포기하기로 했지만, 수비 탓에 김범석을 지명타자로만 쓸 생각은 없다. 선수와 팀의 미래에 모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 염 감독은 김범석을 일단 1루수로 주로 기용하면서 우타 거포 육성 프로젝트를 이어 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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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 감독은 "일단 1루수로 쓴다. 지명타자로 쓰면 팀에도 미래 가치가 떨어진다. 범석이가 포수는 계속 해야 한다. 결국 키워가는 과정이니까. 분명 실수는 일어날 것이고, 그 실수는 안고 가야 범석이가 내년에 더 좋은 선수가 되고 성장하는 선수가 될 수 있다. 어떤 실수들은 팀이 안고 가야 한다. 처음부터 신입사원이 부장이 될 수 없듯이 그 경험을 쌓아야 한다. 어떤 선수도 실수라는 경험을 쌓지 않고 성공한 선수는 없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우리 (오)지환이지 않나"라고 이야기했다.

'잠실 빅보이' 이재원을 고려해도 장기적 관점에서 김범석은 포수로 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원은 다음 달 10일 상무에 입대한다. 1년 6개월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도 김범석이 1루수로만 뛴다면, LG는 포지션이 겹쳐 거포 2명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염 감독은 "1루수는 재원이라는 카드가 있다. 재원이가 (전역하고) 오면 키워야 하는데, 그러면 둘 다 겹쳐놓고 경쟁을 시켜야 한다. 그래서 범석이에게 포수를 하라는 것이다. 그 둘이 나중에 3, 4, 5번 중에 들어가 줘야 이 팀이 앞으로 클린업 트리오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범석이만 봤으면 포수 포기시키고 그냥 1루수 하라고 하면 되는데, 재원이라는 카드가 있기 때문에 팀의 미래 가치를 봤을 때는 재원이랑 범석이가 같이 커 줘야 한다. 그래야 팀이 3~4년 후에 세진다. 어쨌든 둘이 있으면 20홈런을 칠 수 있는 우타 거포 2명이 생기는 거니까. 좌타 라인은 우리가 충분히 잡혀 있고, 지금 그 선수들이 7~8년은 할 수 있다"고 덧붙이며 이재원과 김범석의 성장이 앞으로 LG 타선의 화력을 좌우할 것으로 바라봤다.

LG는 23일 현재 시즌 성적 25승23패2무 승률 0.521로 SSG 랜더스와 공동 5위에 올라 있다. 선두 KIA 타이거즈와는 4.5경기차로 아직 2년 연속 우승 도전을 포기할 때는 아니지만, 켈리와 엔스의 부진이 길어지고 불펜 뎁스가 지난해 대비 얕아지면서 마운드에 과부하가 걸리기 시작했다. 타선도 지난해처럼 점수를 뽑아야 할 때 확 뽑는 집중력이 떨어져 있는 게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범석까지 키우는 건 분명 쉬운 일은 아니다. 염 감독은 그래도 지금 성적과 미래 모두 놓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팀을 꾸려 나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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