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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그분의 '진돗개' 언급에 발칵 뒤집힌 정부…그럼에도 백호가 선정된 비화 [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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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스포츠+] 피겨여왕은 왜 '종이호랑이'를 들었나…평창올림픽 마스코트에 '개고기' 논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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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가 결정된 시점은 2011년 7월이었습니다. 그런데 마스코트가 공식 발표된 것은 거의 5년이나 지난 2016년 6월이었습니다. 이처럼 평창 올림픽 마스코트 선정은 올림픽 역사상 가장 늦었습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마스코트 '호돌이'가 올림픽 개막 5년 전인 1983년 결정됐다는 사실과 다른 역대 올림픽의 마스코트가 거의 대부분 대회 3년 전에 선정된 것을 고려하면 늦어도 너무 늦은 것입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요?

올림픽 사상 가장 늦었던 마스코트 선정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2014년 9월 전 국민을 대상으로 마스코트를 공모했지만 당선작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후 국내 디자인 전문가들이 합동으로 마스코트 선정 작업을 했지만 2016년 들어서도 감감무소식이었습니다. 그래서 도대체 왜 이렇게 늦어지는가?라는 의문을 가지고 필자는 열심히 취재를 했고 2016년 3월부터 마스코트 선정에 관한 기사를 집중적으로 쓰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평창 조직위원회 고위 관계자의 말은 이랬습니다.

"평창 올림픽 마스코트는 오는 6월 초에 공식 발표된다. 현재 마스코트 개발은 90% 정도 이뤄진 상태로 오는 5월이면 최종안이 나온다. 마스코트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IOC 집행위원회는 오는 6월 1일부터 3일까지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다. 승인이 떨어지면 바로 발표할 것이고, 오는 8월 2016 리우 하계올림픽 기간에 전 세계를 대상으로 집중 홍보할 계획이다. 마스코트가 구체적으로 어떤 동물인지는 조직위 안에서도 몇 명만 알고 있을 정도로 보안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하지만 마스코트가 상상의 동물은 아닌 것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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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당시 올림픽 개최지인 강원도 일각에서는 "강원도의 상징 동물인 반달곰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었습니다. 당시 강원도청 홈페이지에는 천연기념물 제329호인 반달곰(반달가슴곰)을 형상화한 '반비'라는 캐릭터가 소개돼 있었습니다. '반비'는 반달곰의 믿음직하고 다정다감한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미래로, 세계로, 통일로' 비상하는 반달곰의 이미지를 담고 있었는데 평창 동계올림픽 마스코트가 '반비'와 똑같지는 않겠지만 이를 약간 변형한 캐릭터가 될 것이란 전망을 했던 것입니다.

당시 한 국내 체육계 인사는 "단군신화에서 나타나듯이 우리 민족의 상징 동물은 호랑이와 곰이다. 그런데 호랑이는 이미 서울올림픽에서 '호돌이'로 사용됐다. 그래서 곰이 유력한 후보인데 1980년 모스크바 하계올림픽과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이미 마스코트로 활용됐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반달곰 하나가 아니라 1-2가지 동물을 추가해서 3개 정도의 캐릭터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각종 올림픽 기념품을 다양하게 제작할 수 있어 마케팅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즉, 곰이 유력하다는 설이 돌았던 것입니다.

SBS 특종 보도 "마스코트는 흰 호랑이"



이로부터 두 달 뒤인 2016년 5월 20일 필자는 국내외 언론을 통틀어 처음으로 평창 동계올림픽 마스코트가 '백호', 즉 흰 호랑이고, 평창 동계패럴림픽 마스코트는 곰이라는 내용을 특종 보도했습니다.

당시 평창 조직위 관계자는 "글로벌 시대에 국가 브랜드가 지니고 있는 가치를 고려해 많은 동물 가운데 백호를 결정했다. 일반 호랑이는 이미 30년 전에 사용한 데다 동계올림픽이란 이미지를 고려해 이번엔 흰 호랑이를 선정한 것이다. 흰색은 '백의민족'이란 단어에서 보듯이 평화를 상징하기도 한다. 또 백호는 상서로운 동물로 인식되고 있다. 흰 호랑이를 마스코트로 선정함으로써 예를 들어 호돌이가 새끼를 낳았는데 신성하게 백호가 나왔다는 식의 스토리텔링은 물론 다양한 캐릭터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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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때까지도 아직 마스코트의 이름을 결정하지 못한 상태이었습니다. 그러니까 6월 초 IOC 집행위원회의 승인을 받기까지 열흘 정도밖에 남지 않았는데 마스코트 이름도 결정하지 못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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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단독 보도가 나가고 13일 뒤인 2016년 6월 2일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IOC 집행위원회의 승인을 받고 마침내 마스코트를 공식 발표합니다. 평창 올림픽 개막을 1년 8개월 남긴 시점에서 늦어도 너무 늦은 발표를 한 것입니다. 필자의 특종 보도대로 흰 호랑이였고 이름은 '수호랑'이었습니다. 그리고 평창 동계패럴림픽 마스코트는 '반다비'라는 이름의 반달가슴곰으로 결정됐습니다.

평창 조직위는 "우리나라의 상징 동물인 호랑이로 마스코트를 결정했고, 이름은 수호랑이다. 올림픽 정신인 평화를 '수호'한다는 의미와 정선 아리랑의 '랑'이 결합한 명칭이다. 흰 호랑이가 여러 신화와 설화에서 산과 자연을 지키는 신성한 동물로 묘사되어 있고, 하얀 설원에서 펼쳐지는 동계올림픽과 조화를 이룬다는 점이 선정 배경이다. 또 1988년 서울올림픽 마스코트였던 '호돌이'가 큰 인기를 누린 점도 흰 호랑이를 선택하는 데 작용했다. 반달가슴곰은 강원도의 상징 동물이자 의지와 용기라는 이미지를 지니고 있어, 패럴림픽 정신과 부합한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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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의아했던 게 이 마스코트 발표를 평창 올림픽 홍보대사였던 '피겨 여왕' 김연아 씨가 했는데, 김연아 씨가 손에 들었던 마스코트는 실물이 아니라 종이였습니다. 즉 급조된 '종이호랑이'를 들고 마스코트를 발표한 것입니다. 이 동영상이 전 세계에 소개된 것입니다.

평창 올림픽 마스코트 선정과 관련된 모든 의문, 그러니까 왜 이렇게 늦어졌는지? 공식 발표를 열흘 남짓 앞두고도 이름을 짓지 못한 이유가 무엇인지? 김연아 씨가 마스코트를 발표하면서도 실물이 없었던 이유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의문은 나중에 풀리게 됩니다. 마스코트 발표 5개월 뒤인 2016년 11월, 역시 제 취재를 통해서 그 비화가 밝혀지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진돗개' 때문이었습니다. 전말은 이러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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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종오 기자 kj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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