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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이슈 세계와 손잡는 K팝

틱톡 등 숏폼이 바꾼 K팝…"듣는 음악에서 참여하는 음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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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철 틱톡 동북아 아티스트 & 레이블 파트너십 총괄 인터뷰

"'#K팝' 검색 순위 한국은 10위에도 못 들어…글로벌화에 후렴구 영어 비중↑"

유경철 틱톡 동북아 아티스트 & 레이블 파트너십 총괄 인터뷰

"'#K팝' 검색 순위 한국은 10위에도 못 들어…글로벌화에 후렴구 영어 비중↑"

연합뉴스

발언하는 유경철 틱톡 아티스트 & 레이블 파트너십 총괄
(서울=연합뉴스) 유경철 틱톡 동북아시아 아티스트 서비시스, 아티스트 & 레이블 파트너십 총괄이 2023년 12월 7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3 트렌드 기자간담회: What's Next'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12.7 [틱톡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음악을 듣고 보는 것을 넘어서 참여하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참여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플랫폼이 틱톡이죠. 틱톡이 음악 업계를 크게 바꿨습니다."

K팝 음악이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얻으면서 마케팅 플랫폼도 덩달아 조명 받는 시대, 가요계에서는 최근 틱톡이 Z세대를 겨냥한 '무기'로 떠오른 지 오래다.

LP·CD에서 MP3와 스트리밍으로, 또 TV·라디오에서 유튜브와 페이스북·엑스(X·옛 트위터)·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음악 시장의 축이 옮겨갔다면, 2024년 현재 가장 뜨거운 플랫폼은 틱톡 등 숏폼 플랫폼이다.

신인 걸그룹 피프티 피프티와 아일릿이 단기간에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던 것도 틱톡 붐에 잘 올라탔기 때문이라는 데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을 정도다.

유경철 틱톡 동북아시아 아티스트 서비시스, 아티스트 & 레이블 파트너십 총괄은 12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CD나 LP를 사서 음악을 '일방적으로' 들었고, MTV와 유튜브의 등장으로 음악이 보는 것으로도 바뀌었다"며 "틱톡의 등장으로 가장 크게 바뀐 것은 팬들이 음악을 일방적으로 소비하는 게 아니라 직접 참여하고 싶어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때문에 예전에는 노래를 많이 듣게 하는 게 (가수와 기획사의) 목표였다면, 이제는 내가 만든 음악을 사람들이 더 많이 참여해 재생산하게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틱톡이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Z세대가 애용하는 플랫폼으로 떠오르면서 K팝의 인기도 덩달아 날개를 달았다. K팝의 음악적 특징이 틱톡과 '궁합'이 잘 맞아떨어졌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상큼발랄, 아일릿 데뷔 쇼케이스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신인 그룹 아일릿이 3월 2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데뷔 쇼케이스에서 첫 미니앨범 'SUPER REAL ME'의 타이틀곡 'Magnetic'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2024.3.25 ryousanta@yna.co.kr


유 총괄은 "요즘 기획사나 팬들이 '틱톡 노래'라는 말을 많이 쓴다. 틱톡에서 어떤 노래가 그만큼 잘될 것 같다는 이야기"라며 "K팝은 음악적으로는 쉽게 따라부를 수 있고, 중독적인 부분이 있다. 음악 외적으로는 흥미로운 안무나 표정이 있어서 유명 인플루언서가 참여를 유도하기 좋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특징 덕분에 K팝은 틱톡에서 글로벌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유 총괄은 "틱톡에서 '#K팝'을 검색한 나라를 보면 한국은 10위 안에도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글로벌화가 이뤄졌다. 인도네시아, 미국, 필리핀, 브라질 등에서의 K팝 검색량이 훨씬 많다"고 짚었다.

이에 각 기획사는 어떻게 하면 신곡이 틱톡에서 흥할 수 있을지를 염두에 두고 노래를 제작한다. 곡이 완성된 뒤 유튜브 홍보 등을 고민하던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진 부분으로, 앨범 제작 과정에서부터 틱톡과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고 한다. 트와이스나 전소미 같은 내로라 하는 인기 가수가 틱톡에서 노래를 선공개하는 경우도 잦아졌다.

유 총괄은 "K팝 제작자는 반복되는 구절, 중독적인 후크(강한 인상을 주는 후렴구), 아주 정교하게 짜인 안무, 킬링 파트 등을 요즘 트렌드와 잘 맞게 만들어 틱톡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다 보니 후크나 후렴구 영어 비중이 확실히 높아졌다"고도 했다.

유 총괄은 "예전에는 기획사에서 음악을 다 만들고, 뮤직비디오를 촬영 해놓고 발매 약 3주 전에 플랫폼을 찾아와 '조회 수를 늘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문의해왔다"며 "요즘은 발매 3개월 혹은 6개월 전부터 우리와 함께 일한다. 심지어 데뷔 전부터 틱톡 감성 습득을 위해 우리가 교육을 맡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곡이 나오기 전부터 이 아티스트의 콘셉트는 이러 이러한데, 틱톡에서 마케팅하고 싶다는 식으로 우리에게 컨설팅 서비스를 받는다"고 덧붙였다.

틱톡이 보유한 방대한 검색 데이터는 각 K팝 기획사의 전략 수립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같은 노래의 A 파트가 유행할 것이라고 보고 마케팅을 쏟아부었는데, 정작 B 파트를 이용한 틱톡 챌린지 생성 수가 훨씬 많은 경우 유연하게 전략을 변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틱톡 콘텐츠 생성이 많은 지역을 분석해 해당 가수가 콘서트나 프로모션을 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 소개했다.

연합뉴스

틱톡 신기능 '팬 스포트라이트'
[틱톡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유 총괄은 "세븐틴은 일본과 인도네시아에서 인기가 높다. 에이티즈는 미국 팬,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는 남미 팬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올해 기억에 남는 사례는 아일릿의 '마그네틱'(Magnetic)으로, 틱톡 콘텐츠가 엄청나게 생성됐다"며 "손가락 안무나 노래가 잠깐 멈추는 부분 등이 재미있었다고 생각된다. 크리에이터들이 이 부분을 각자의 창작 역량을 발휘해 패러디해 재생산했다"고 꼽았다.

틱톡도 이러한 음악 시장의 관심에 부응해 다양한 신기능을 선보이고 있다.

아티스트 공식 계정이 팬이 만든 2차 콘텐츠를 자신의 계정에 돋보이게 표시(팬 스포트라이트)해 주는 기능이나 틱톡에서 들은 노래를 자신이 이용하는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클릭 한 번'으로 듣게 해 주는(애드 투 뮤직 앱) 서비스가 구현됐거나 준비 중이다.

"글로벌 음악 트렌드가 틱톡에서의 유행과 흡사하게 흘러가고 있어요. K팝도 그 트렌드를 빨리 파악하고 (틱톡에) 올라타 K팝답게 재해석하는 노력이 앞으로도 이어지리라고 봅니다."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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