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격 커지며 주목 못 받아…남녀 통틀어 재계약 2명 뿐
남자배구 우리카드, 이란 출신 알리 하그파라스트 지명
아시아쿼터 첫 시즌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선수 저변이 약해 높아진 선수 몸값에, 선수 이동이 적은 V리그에서 저렴한 금액에 전력을 보강할 수 있는 통로가 생겼다. 특히 여자배구에서는 정관장을 7년 만에 ‘봄 배구’로 이끈 메가왓티 퍼티위(인도네시아)와 현대건설의 통합우승에 공헌한 위파위 시통(태국), 그리고 IBK기업은행의 세터 공백을 잘 메운 폰푼 게드파르드(태국) 등 성공 사례가 나왔다.
두 번째로 열린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지점이 있었다. 아시아쿼터 대상 국가는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등 기존 10개국에서 이번에 64개국으로 크게 늘었다. 여자부에는 배구 강국인 중국이, 남자부에도 외국인 선수 국적으로 익숙한 이란, 호주 등이 포함됐다. 지명 선수들을 보면, 체격 조건부터 남다르다. 여자배구 1순위 장위를 비롯해 4순위로 흥국생명이 뽑은 미들블로커 황루이레이(중국), GS칼텍스가 7순위로 뽑은 아웃사이드히터 스테퍼니 와일러(호주·독일 이중국적)까지 토종 선수 중 몇명 되지 않는 1m95㎝ 이상 신장을 갖췄다.
남자배구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이란이 강세였다. 사예드 모하마드 무사비 등 5명의 이란 출신 상위 지명 후보가 대거 불참했음에도, 드래프트에서 이란 국적 날개 공격수 지명(3명)이 가장 많았다. 중국 선수가 2명, 호주와 일본 선수가 각각 1명으로 뒤를 이었다.
동남아 선수들은 주목받지 못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아시아쿼터 제도 도입을 통해 국내 선수 대비 적은 연봉으로 우수한 아시아권 선수를 영입하면서 동남아 시장에 해외 방송권 판매 등도 기대했다. 그러나 동남아 선수들이 외면받으면서 취지가 무색해졌다. 동남아 선수는 남녀를 통틀어 재계약한 메가왓티와 위파위뿐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메가왓티 효과를 톡톡히 누린 V리그, 정관장을 봤을 때 동남아로 시장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식은 강해졌다. 그렇다면 결국 아시아쿼터 선수 선발에도 (동남아 선수 선발을 위한) 차등을 둘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냈다.
현재 트라이아웃으로 펼쳐지는 외국인 선수 지명과 아시아쿼터 등에 자유선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진다. 몇몇 구단 관계자는 “KOVO에서 이 행사를 위해 투입하는 돈과 각 구단이 들이는 노력에 비해 뽑을 선수가 없다. 현 트라이아웃 제도에서는 선수들의 기량을 제대로 파악해 뽑는 게 쉽지 않다”며 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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