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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시즌이 끝났다. 우승팀은 부산 KCC였다.
KCC는 5일 오후 6시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수원 KT를 88-70으로 이겼다.
시리즈 전적 4승 1패. 정규 시즌 5위로 6강 플레이오프부터 거쳐 4강을 뚫고 온 KCC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정규 시즌 5위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것 자체가 프로농구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라건아가 20득점 9리바운드로 굳건한 활약을 보였다. 허웅은 21득점 4리바운드 4어시스트, 최준용은 17득점 7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챔피언결정전 MVP는 허웅이었다.
KT는 허훈이 29득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고군분투했다. 허훈을 제외하면 KT 국내선수 중 두 자릿수 점수를 올린 선수는 없었다. 허훈이 외로워도 너무 외로웠다. 패리스 배스는 14득점 12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평소보다 공격에서 부진했다.
KCC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최준용을 영입했다. 송교창, 라건아, 이승현, 허웅에 최준용까지. '슈퍼팀'이라 불리며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불렸다.
정규 시즌엔 실망적이었다. 선수들은 따로 놀았고, 팀 분위기는 최악이었다. 허웅은 늘 화가 나 있었다. 승리 후 수훈선수 인터뷰를 할 때도 마찬가지. 꼭 패배한 선수 같았다. 전창진 감독을 저격하며 불만을 쏟아냈다.
시즌 후반기부터 KCC가 살아났다. 송교창, 최준용이 부상을 털고 합류한 게 컸다. 플레이오프에선 라건아가 전성기 시절로 돌아갔다. 전창진 감독의 승부수도 통했다. 6강에서 서울 SK, 4강에서 원주 DB를 물리치고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랐다.
KT도 상대가 되지 않았다. 정규 시즌 3위 KT는 홈 코트 이점을 갖고 있었지만, 1차전부터 내주며 불리하게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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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전창진 감독의 승부수는 최준용이다. 농구계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최준용을 '양날의 검'이라 말한다. 재능은 분명 리그 최고지만, 제대로 컨트롤하기 너무 어려워서다. 개성이란 단어로 포장하기엔 팀 케미스트리를 해치는 발언이나 행동이 많다. 기사화 안 된 것들도 있다. 이건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상황.
그래도 전창진 감독은 팀 승리를 위해 여전히 최준용을 중요한 존재로 본다. 5차전을 앞두고 만난 전창진 감독은 "감독으로서 내 개인 적인 철학이 있다. 난 항상 지금까지 무기를 나중에 쓰는 쪽을 선택한다. 내 마지막 칼은 준용이다. 준용이가 없을 때 경기를 잘하면 팀이 배가 된다. 요즘 선수들은 처음 들어가는 거에 민감하다. 준용이와 충분히 대화하고, 준용이도 전적으로 감독 선택을 따른다고 했다. 큰 경기에서 스타팅 욕심은 있을 거다. 하지만 팀을 위해서, 감독 선택을 위해서 양보하는 게 있다. 어쨌든 마지막 칼은 남겨 놓았다가 힘을 보태고 싶다. 그게 준용이다"고 말했다.
경험 많은 명장답게 이쯤되면 시리즈는 정신력 싸움이란 걸 안다. "정규 시즌 6번, 오늘 챔피언결저언 5번째 경기다. 총 10번 넘게 만났다. 서로 장단점은 파악하고 있다. 이제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중요하다. 지금은 전술, 전략보다 정신적으로 중요하다고 선수들에게 얘기했다. 욕심 부리지말고 조금 이타적으로 해달라고도 말했다"고 강조했다.
KCC는 허훈, 배스에게 수비를 집중한다. 외곽슛이 약한 문성곤 쪽은 버리고 있다. 이게 통하면서 시리즈 전적 3승 1패를 만들었다.
전창진 감독은 "상대 에이스가 두 명이다. 그 두 명을 매치업 하기 쉽지 않아서 수비를 변형적으로 하는 거다. 문성곤을 완전히 버리는 수비는 아니다. 결국 5대5 싸움에서 불리하니까 수비 변화를 주는 거다. 불리한 게 없으면 정상적으로 한다. 배스, 허훈에게 주는 득점은 아무리 막으려 해도 같다. 결국 자기 득점하는 건 똑같다. 수비를 확률적으로 하다 보니 (버리는)수비를 하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허훈과 배스에 대한 수비는 철저히 준비했다. "허훈에 대한 수비는 매번 약속하고 나온다. 베이스라인 쪽으로 몰아서 도움 수비를 간다. 배스는 처음에 (이)승현이가 나가서 막는다. 그 다음은 (알리제)존슨, 그리고 (최)준용이가 세 번째로 수비하는 단계로 해보려 한다"고 대응책을 밝혔다.
변화가 있다면 이호현의 선발이다. "지난 경기 (이)호현이가 마지막에 잘 풀어줘서 컨디션이 올라왔다고 판단했다. 과감히 먼저 넣었다. 켈빈 혼자서 허훈 막기는 어렵다. 호현이와 돌아가며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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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송영진 감독의 목표는 단순했다. 우승은 못하더라도 홈인 수원에서 상대가 우승 축하 세리모니를 하는 것만큼은 막겠다는 것.
"우리 팬들 앞에서 폭죽 터트리는 건 최대한 막아야 한다. 또 불씨를 살리면 한 번 더 기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렵게 올라왔다. 선수들도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강할 거다. 끝까지 물고 늘어질 생각이다. 이길 마음으로 경기한다. 미팅할 때 우리는 위기에 강하다는 말을 했다. 다시 한 번 해보자고 했다. 여기서 상대가 폭죽을 터트리게 할 수는 없다. 무조건 부산 가자고 했다."
변수는 허훈의 몸 상태다. 허훈은 감기를 앓고 있다. 송영진 감독은 "(허)훈이가 어제, 오늘 아침 훈련을 소화 못했다. 증상이 더 안 좋아졌다. 일단 선발로 나가긴 한다. 컨디션을 봐야할 것 같다"며 "이번 챔프전은 훈이한테 맡겼다. 힘들면 사인 보내라고 했다. 훈이가 못했을 때나 안 풀렸을 때 내가 인위적으로 뺄 수는 있다. 하지만 지금 잘해주고 있어서 본인 페이스대로 맞춰주려 한다. 오늘은 (교체)사인이 나오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밝혔다.
KT의 약점은 허훈, 배스 외 다른선수들이다. 찬스가 나도 슛을 안 던진다. 자신감이 바닥을 쳤다.
"찬스 난 선수들에게 자신 있게 던지라고 했다. 들어가든, 안 들어가든 던져야 아는 것 아닌가. 안 들어가도 리바운드 잡고 수비하면 된다.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다. 선수들이 자신감 있게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문성곤, 문정현이 터져줘야 한다. 또 한희원이 찬스는 만드는데 조금 컨디션이 안 좋다보니 들어가지 않는다. 그런 게 들어가준다면 괜찮지 않을까 한다. 그리고 (하)윤기를 살리려 한다. 저쪽에서 스위치 수비가 나오니까 윤기가 좀 해줘야 한다. 상대가 버리는 수비를 한만큼 들어가 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송영진 감독의 숭부수는 마이클 에릭. 때에 따라 배스의 휴식을 길게 줄 계획이다. "배스 교체를 활발히 하려고 생각 중이다. 우리가 기본적으로 가져가는 수비를 하고 거기에 변화를 줄 거다. 다만 그 부분까지 안 가게끔 착실히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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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스는 무리하지 않았다. 수비를 붙이고 동료에게 빼주는 패스로 팀을 살렸다. 리바운드에서 KT가 9-6으로 앞선 것도 리드 배경이었다.
전창진 감독이 선발로 내세웠던 이호현은 결과적으로 공수에서 마이너스였다. 그러나 KCC는 빠르게 경기를 뒤집었다. 2쿼터 1분 26초 만에 최준용의 자유투 2구로 24-23으로 역전했다.
두 팀의 체급 차이가 분명했다. KT는 이기고 있어도 불안했다. 반면 KCC는 지고 있어도 언제든 뒤집을 것 같았다.
이번 시리즈에서 많이 본 장면이 2쿼터 반복됐다. KCC가 한 번 속력을 내니 점수 차가 벌어졌다. 반면 KT는 허훈, 배스 외에 선수들이 너무 소극적이었다.
문성곤은 상대 최준용이 3점을 버리는 수비를 하는데도 돌파를 했다. 정성우는 완벽한 오픈 찬스에서 슛을 던지지 않았다. 두 선수 다 허훈에게 패스했다.
송영진 감독은 과감하게 배스의 휴식 시간을 늘렸다. 경기 전 말한대로였다. 마이클 에릭의 투입 시기를 길게 가져갔는데 이게 통했다.
에릭은 공격에선 확실한 2점 플레이, 수비에선 존슨을 잘 억제했다. 문제라면 역시 허훈을 제외한 국내선수들. 완벽한 오픈찬스에서 던지는 3점슛도 족족 빗나갔다. 2쿼터 KCC가 40-36으로 앞서갔다.
이 다음부터는 완전한 KCC의 분위기였다. KT는 확 무너졌다. 3쿼터 점수 차가 크지 않았지만 정신적인 붕괴가 컸다. 아무리 오픈 찬스를 만들고 3점슛을 던져도 들어가지 않았다. 대부분의 슛들이 던질 때부터 실패가 예상될 정도로 영점이 빗나간 상태였다.
KCC는 신바람을 냈다. 속공을 통해 에피스톨라의 3점, 라건아의 덩크슛이 터졌다. 4쿼터 막판 20점 차 이상까지 벌리며 사실상 우승을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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