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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1위 타선? 롯데 만나도 똑같아"…154㎞ 외국인 4선발, KIA 압도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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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광주, 김민경 기자] "1위팀을 만나든 10위팀을 만나든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던지고 있다."

한화 이글스 좌완 리카르도 산체스(27)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펼치며 일을 냈다. 산체스는 3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105구 3피안타 3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면서 시즌 2승째를 챙겼다. 8위 한화가 선두 KIA를 4-2로 잡는 이변을 일으키는 데 산체스의 공이 컸다.

투구 내용 자체가 좋았다. 산체스는 직구(35개)에 슬라이더(33개)를 적극적으로 섞어 던지면서 체인지업(14개), 투심패스트볼(13개), 커브(10개) 등 다양한 구종을 활용했다. 직구 최고 구속 154㎞, 평균 구속 150㎞를 찍었고, 투심패스트볼 구속도 최고 153㎞까지 나왔다. 나성범, 김선빈, 소크라테스 브리토, 박찬호, 김도영 등 KIA 주축 타자들은 산체스의 구위에 눌려 공략에 애를 먹었다.

산체스는 앞선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93을 기록하면서도 단 1승밖에 올리지 못했다. 승운이 따르지 않기도 했으나 긴 이닝을 끌고 가지 못하면서 불펜이 등판한 후반부에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3월 27일 SSG전과 지난달 2일 롯데전까지 2차례 5⅔이닝을 던진 게 올 시즌 최다 기록이었다.

산체스는 이날 처음 첫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투구, 3실점 이하)를 기록하는 것은 물론이고, 퀄리티스타트+(7이닝 이상 3실점 이하)까지 완성했다. KIA를 상대로 이 정도 호투를 펼칠 거라고는 쉽게 상상하기 어려웠다. 산체스는 지난 14일 대전 KIA전에서는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4사사구 9탈삼진 2실점(1자책점)을 기록했는데, 당시에도 KIA 타자들은 삼진을 많이 당하긴 했으나 산체스가 압도하는 느낌까지는 없었다.

산체스는 3월 27일 SSG전 이후 처음 승리투수가 된 기쁨이 표정에 다 드러났다. 경기 뒤 취재진과 인터뷰를 앞두고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것 같다"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산체스는 "기분이 진짜 좋다.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어서 기분이 매우 좋다. 오늘(3일) 내 경기력이 좋았던 것과는 무관하게 팀이 승리할 수 있어서 기분 좋다"고 소감을 말했다.

7이닝을 버틴 비결과 관련해서는 "첫 번째로는 자신감이었던 것 같다. 사실 팀이 지금 상황이 크게 좋지는 않지만, 용기를 가지려 노력했다. 변화를 준 것은 없다. 항상 똑같이 하던 것들을 하려고 노력했고, 공격적으로 가려고 했다. 팀에 도움이 되고자 집중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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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가 1위팀이라고 주눅 들거나 승부를 피할 생각은 없었다. 산체스는 "나는 1위팀을 만나든 10위팀을 만나든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던지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를 만나도 똑같다. 현재 롯데가 10위로 잠깐 처져 있는데, 롯데를 폄하하고 싶어서 하는 말은 아니라는 것을 먼저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1위팀에 10점을 내 줄 수도 있고, 10위팀을 만나도 내가 20점을 내 줄 수 있는 그런 상황이 분명히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어떤 팀을 만나든 똑같은 마음으로 준비한다"고 강조했다.

산체스는 혹여나 오해가 생길까 한번 더 "지금 이렇게 비유를 해서 롯데 팀과 팬분들이 기분이 나쁠 수도 있을 것 같아 굉장히 죄송하다. (롯데를 10위라고 강조하려는) 그런 의미는 아니었다는 것을 한번 더 이야기하고 싶다. 혼동이 없었으면 해서 한번 더 이야기 드린다"고 정중히 말했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올 시즌 산체스를 4선발로 기용했다. 지난 2월 류현진을 8년 170억원에 영입하면서 선발 로테이션 구상이 완전히 바뀌었다. 류현진-펠릭스 페냐로 원투펀치를 꾸리고, 3선발로는 문동주를 계획했다. 4선발로 산체스를 기용하면 승률을 더 높일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문동주가 개막을 앞두고 구위가 빠르게 올라오지 않으면서 5선발 경쟁을 펼치던 김민우가 3선발을 맡긴 했지만, 산체스가 4번째 선발이란 사실은 바뀌지 않았다.

산체스는 한화 선발진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기복 없이 시즌을 치르고 있다. 7경기에서 2승무패, 37⅔이닝, 평균자책점 2.39를 기록했다. 여기서 이닝을 끌고 가는 능력만 더 좋아지면 승수를 더 빨리 쌓아 나갈 것으로 보인다.

산체스는 올해 한화와 재계약하면서 진화할 준비를 했다. 그는 "지난해 (KBO리그) 경험을 토대로 올해는 멘탈적으로, 그리고 신체적으로 조금 더 준비가 잘됐던 것 같다. 멘탈적으로 확실히 작년과 다른 것 같다고 생각한다. 또 비시즌 때 체인지업을 중점적으로 준비했다. 체인지업을 올해 조금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변화가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최 감독에게 감사를 표했다. 최 감독은 산체스의 호투에 힘입어 KBO 역대 57번째로 100승을 달성한 감독이 됐다. 산체스는 "나뿐만 아니라 우리 외국인 선수들을 신뢰해 주셔서 너무도 감사하다. 오늘(3일)이나 내일 뵙게 되면 개인적으로 정말 100승을 축하드린다고 하고 싶다"고 답하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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