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분간 프로농구 삼성 입단 회견…"한국가스공사에 죄송한 마음"
질문 답하는 이대성 |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1년 만에 '해외 도전'을 중단하고 돌아와 프로농구 자유계약(FA) 시장에 큰 논란을 일으킨 이대성(삼성)은 "대구 한국가스공사에서 진정성 있는 오퍼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대성은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KBL 센터에서 열린 서울 삼성 입단 기자회견에서 "똑같은 사안을 놓고도 저마다 상황에 따라 해석 여지가 다르겠지만 내 기준에서는 (한국가스공사에서) 진정성 있는 오퍼는 없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가스공사에서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는데, '오퍼'는 없었다"며 "이렇게 큰일이 되게끔 한 주체가 나라서 한국가스공사와 한국가스공사 팬분들께 사과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대성은 지난 21일 삼성과 기간 2년, 첫해 보수총액 6억원의 조건으로 계약했다.
성장과 도전을 원한다며 해외 무대로 나간 지 1년 만에 한국 프로농구로 '유턴'한 것이다.
2시즌 연속 국내 선수 중 득점 1위에 오르는 등 리그 정상급 기량을 자랑한 이대성은 더 치열한 경쟁을 원해 한국을 떠난다고 기자회견까지 열었던 터라 농구 팬들의 실망감이 매우 크다.
본래 호주리그에 진출하려 했던 이대성은 협상이 원활하지 않자 일본 B리그로 방향을 틀었다. 아시아쿼터 신분으로 일본의 시호시스 미카와에 합류,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평균 7.2점, 2.5리바운드, 1.9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번 FA 시장에서 한국 복귀를 택한 이대성은 삼성과 계약 협상이 한참 진척되던 중인 지난 20일 한국가스공사의 영입 제안을 받았다고 한다.
이대성 다시 KBL로 |
KBL이 공시한 자율협상 기간 마감(21일)이 가까워진 시점에서 제안을 받은 것이다. 이 주장대로라면 한국가스공사가 뒤늦게 이대성 영입전에 나선 셈이다.
이대성은 이 제안을 놓고 "내 자의적 해석이겠지만 진정성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가스공사에서) 하루 전에 오퍼를 주셨다"며 "그 의도는 잘 모르겠다.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대성의 삼성 이적으로 '전 소속팀' 한국가스공사는 침통한 심정이 됐다.
해외 진출 과정에서 이대성의 도전 의지를 존중한 한국가스공사는 재계약 권리를 포기했다. 임의해지 등 방식으로 선수에 대한 권리를 보류하지 않고 완전히 풀어준 것이다.
이대성이 지난해 국내 구단으로 이적했다면 한국가스공사는 보수의 200%(11억원) 상당 보상금이나 보상선수·보상금(2억7천500만원) 묶음을 받을 수 있었다.
한국가스공사는 이대성이 최소한 2년은 해외 무대에서 경쟁해볼 것이라 한 발언을 믿고 FA로 풀어줬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대성이 '유턴'하면서 1년 만에 국내 소속팀을 바꾼 모양새가 됐고, 한국가스공사는 이에 따른 보상을 하나도 얻지 못했다.
이와 관련, 이대성은 한국가스공사가 임의해지를 선택하지 않는 게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 구단의 전략적 판단임을 강조했다.
본래 임의해지 방식으로 구단에 적을 두고 해외에 나가려고 했지만 구단이 내부 검토 끝에 '계약 미체결'을 택해 FA 신분을 허락해줬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한국가스공사는 이대성이 2년 후에 돌아올 경우 30대 중반의 선수에게 기존 연봉을 보장해주는 걸 부담스러워했고, 양측의 이해가 맞아 이대성이 '족쇄' 없이 해외팀과 협상에 나선 걸로 풀이된다.
한국가스공사에 죄송한 마음이라고 거듭 강조한 이대성은 선수 개인의 입장에서 한국가스공사가 선수 등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현 소속팀' 삼성에 요청하고 있다고 했다.
이대성 서울 삼성 입단 기자회견 |
그러나 최진영 삼성 사무국장은 "이건 한국가스공사가 이대성이라는 선수 개인에게 이야기할 내용이 아니다"라며 "'우리한테 뭐라도 주면 좋겠다'고 (구단끼리) 협상해야 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상대가 요청하면) 대화해볼 수 있다. (보상해주는 안을) 검토까지 한다고 말하는 건 모르겠다"며 "일단 제안을 들어봐야 해 뭐든지 된다고 약속드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대성 역시 "나도 (한국가스공사에) 책임을 지고 싶은데, 내가 선수로서 할 수 있는 선이 있다"며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잘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50분가량 이어진 기자회견을 두고 "사실 청문회 같은 느낌이었다. 이런 상황도 너무 당혹스럽다"며 "많이 비난받았는데, 비난받을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시작을 축하받으면서 하시는 못 하겠지만 그래도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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