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직전 경기에서 공격포인트까지 올렸던 이강인(PSG)이 끝내 루이스 엔리케 감독으로부터 외면 당했다.
파리 생제르맹(PSG)은 2일(한국시간) 독일 도르트문트에 위치한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에서 0-1로 석패했다.
원정팀 PSG는 4-3-3 전형을 내세웠다.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골키퍼 장갑을 꼈고, 누노 멘데스, 뤼카 에르난데스, 마르퀴뇨스, 아슈라프 하키미가 백4를 구성했다. 중원은 파비안 루이스, 비티냐, 워렌 자이르-에메리가 맡았고, 최전방 스리톱 라인에 브래들리 바르콜라, 킬리안 음바페, 우스만 뎀벨레가 이름을 올렸다.
홈팀 도르트문트는 4-2-3-1 전형으로 맞섰다. 그레고어 코벨이 골문을 지켰고, 이안 마트센, 니코 슐로터베크, 마츠 후멜스, 율리안 뤼에르손이 백4를 형성했다. 3선은 엠레 잔과 마르셀 자비처가 지켰고, 2선에 카림 아데예미, 율리안 브란트, 제이든 산초가 배치. 최전방에서 니클라스 퓔크루크가 PSG 골문을 노렸다.
이날 이강인이 벤치 명단에 이름을 올린 가운데 홈팀 도르트문트가 전반 36분 선제골을 터트리면서 리드를 잡았다.
센터백 슐로터베크와 퓔크루크는 정확한 패스와 슈팅으로 선제골을 합작했다. 퓔크루크 침투 움직임에 맞춰 슐루터베크가 후방에서 정확한 롱패스를 넣어줬다. 완벽한 터치로 공을 소유한 퓔크루크는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맞이했고, 낮고 빠른 왼발 슈팅으로 PSG 골망을 흔들면서 선제골을 터트렸다.
선제골을 허용하며 끌려가기 시작한 PSG는 부상자까지 발생하면서 예상치 못한 상황이 연달아 일어났다. 앞서 퓔크루크 선제골을 저지할 때 충격을 받아 치료를 받았던 에르난데스가 그라운드에 주저앉으면서 더 이상 경기 소화가 불가능하다는 신호를 보냈다. PSG는 결국 전반 42분 에르난데스를 불러들이고 루카스 베랄두를 투입했다.
PSG는 전반전에 동점을 만들지 못하면서 0-1 스코어를 유지한 채로 하프타임에 돌입했다. 전반 45분 동안 공 점유율 54%를 기록해 공 소유 시간은 많았지만, 도르트문트가 유효슈팅을 4개 만들 동안 단 1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하지 못하면서 결정력에 문제점을 드러냈다.
동점을 만들기 위해 PSG는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후반 6분 페널티 왼쪽 지역에서 음바페가 먼 포스트를 향해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을 했는데 슈팅이 골대를 때리고 나왔다. 이후 골문 앞 혼전 상황에서 하키미가 슈팅을 날렸는데, 하키미 슈팅도 골대를 때리면서 동점골로 이어지지 않았다.
좀처럼 동점골이 나오지 않자 PSG는 후반 20분 교체 카드를 한 장 사용했다. 바르콜라를 빼고 랑달 콜로 무아니를 투입하면서 공격진에 변화를 줬다.
공격진을 바꿨음에도 PSG는 끝내 도르트문트 골망을 흔드는데 실패했다. 도르트문트도 추가골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서 경기는 PSG의 0-1 패배로 끝났다. 만약 PSG가 오는 8일 홈구장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1차전 스코어를 뒤집지 못한다면 도르트문트에 챔피언스리그 결승행 티켓을 양보해야 한다.
한편 경기가 끝나고 팬들은 엔리케 감독의 선택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날 엔리케 감독은 팀이 0-1로 끌려가고 있는 상황임에도 벤치에 있던 이강인을 비롯한 공격자원을 기용하지 않았다.
경기 막판 교체 카드 4장을 사용하면서 1골 차 승리를 지키려는 도르트문트와 달리 PSG는 이날 교체 카드 5장 중 2장만 사용했다. 이 중 한 장은 에르난데스의 부상으로 인해 사용됐으니 경기력 변화용으로 사용한 건 1장뿐이었다.
엔리케 감독은 팀이 득점이 필요함에도 후반전에 콜로 무아니만 교체 투입했다. 벤치엔 이강인 외에도 곤살루 하무스와 마르코 아센시오가 있음에도 엔리케 감독은 변화를 주지 않았다.
경기가 끝나고 엔리케 감독은 교체에 대한 질문에 "교체를 판단하기 전에 경기를 판단해야 한다"라며 "우린 양 팀의 균형이 잡힌 경기에서 골을 넣을 수 있는 많은 기회가 있었다. 난 많은 기회를 얻기 위해 사인을 했을 것"이라며 경기가 팽팽했고, 득점 찬스도 많았기에 변화를 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강인 입장에선 아쉬운 하루였다. 이강인은 직전 경기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로 도움을 올리며 팀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는데 엔리케 감독의 신뢰와 선택을 받지 못하면서 이날 벤치를 지켰다.
지난해 여름 PSG에 입단한 이강인은 현재까지 모든 대회에서 31경기 출전해 1838분을 소화하면서 4골 4도움을 올렸다. 좌우 측면 미드필더와 윙어 때때로 윙백 역할도 소화하는 멀티 플레이어 이강인은 올시즌 팀의 상황에 따라 다양한 포지션에서 경기를 치렀다.
올시즌 부상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차출돼 자리를 비운 기간이 제법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강인의 데뷔 시즌은 호평을 받을 수 있다. 프랑스 리그1에서도 이주의 팀에 총 4번 선정됐다.
다만 출전 시간이 많지 않다고 하지만 아직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다. PSG는 리그1 최고의 팀이고, 최전방에 킬리안 음바페를 비롯해 세계적인 공격수들이 있음에도 올시즌 리그 성적은 20경기 2골 3도움이다.
또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 가능한 멀티 플레이어지만 이는 아직 확고한 자신의 포지션을 찾지 못했다고 볼 수도 있다. 공격진에서 우스만 뎀벨레, 킬리안 음바페, 브래들리 바르콜라 등과 경쟁을 해야 하고, 중원에선 워렌 자이르-에메리, 파비안 루이스, 비티냐 등과 치열한 출전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이강인은 아직 PSG 주전 멤버로 자리 잡지는 못했다. 이강인이 올시즌 출전한 31경기에서 선발 출전(21경기)이 더 많지만, 선발로 나선 21경기 중 교체 아웃이 14번이니 교체 상황에서 우선 순위로 여겨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강인은 PSG 입단 후 현재까지 트로피를 2개 들어 올렸다. 지난 1월 프랑스 슈퍼컵인 트로페 데 샹피옹에서 결승골을 터트려 MVP로 선정돼 우승을 이끌었고, 최근엔 리그1 조기 우승까지 확정 지었다.
커리어에 트로피를 2개 추가했지만 도르트문트와의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과 같은 중요한 경기에서 기용되지 않은 것을 통해 아직 엔리케 감독이 이강인을 게임 체인저 혹은 팀의 대체 불가능한 핵심 멤버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