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1 (화)

이슈 세계와 손잡는 K팝

[BS광장] 민낯 보여준 하이브-민희진 사태…K팝 위한 성장통 되려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월드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사진=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 하이브의 내부 갈등이 연예계를 넘어 사회 전반의 이슈마저 집어삼켰다.

하이브와 민 대표의 이전투구는 누구에게도 이로울 게 없다. 하이브의 주가는 사태 발발 후 일주일 만에 11%나 떨어졌고, 민 대표 또한 뉴진스 컴백 활동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다. 다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수면 위에 올라온 K팝 산업의 병폐를 해소할 수 있다면 하이브와 민 대표의 갈등은 성장통으로 해석할 수 있다. 계속되는 진실 공방에 점차 피로감이 쌓여도 이 또한 K팝 산업 발전을 위한 밑거름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다.

민 대표가 제기한 랜덤 포토카드와 밀어내기 문제는 K팝 업계의 고질적인 치부를 드러내며 팬들의 호응을 얻었다. 미끼 역할을 하는 랜덤 포토카드와 중간 판매상에게 음반 물량 일정 부분을 구매하게 하는 밀어내기 모두 K팝 팬들은 물론 아티스트에게까지 부담을 준다. 팬들은 자신이 원하는 멤버의 포토카드가 나올 때까지 음반을 수차례 사게 되고, 기획사는 중간 판매상이 사놓은 앨범을 소진하게끔 팬사인회 등을 열면서 아티스트는 무리한 스케줄을 소화하게 된다.

주요 기획사 제작자가 K팝 시장에서 자행되는 꼼수를 직접 언급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음반 판매자가 아닌 소비자의 편에 서서 문제 제기를 한 민 대표의 발언은 K팝 산업의 그늘을 직격했다는 점에서 뜻깊다.

멀티 레이블의 허점도 드러났다. K팝 산업의 규모가 커지자 JYP를 시작으로 하이브·SM은 멀티 레이블 체제를 도입했지만 결국 설익은 시스템이 지금의 사태를 초래했다. 멀티 레이블이 자리 잡은 미국에선 하이브-어도어 사태와 같은 문제점이 불거진 적이 없다는 것을 뼈 아프게 되새겨야 한다. 성과 위주의 지나친 경쟁과 문어발식 몸집 불리기에만 매진한 K팝형 멀티 레이블의 폐해가 현 사태를 불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 대표가 멀티 레이블을 두고 “(방)시혁님이 손을 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의장이 주도하면 알아서 기는 사람이 생긴다”며 “최고 결정권자는 위에 떠있어야 한다”고 쓴소리를 날린 것은 하이브뿐 아니라 다른 대형 기획사들도 귀담아 들을 수 있어야 한다. 잘 굴러가고 있는 K팝 산업에 모난 돌이 들어와서 행패를 부리는 것이 아니다. 민 대표는 이미 SM 시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수차례 자신의 감성과 브랜드를 대중에 각인시킨 K팝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제작자다. 특히 경영권 탈취나 주술 경영 등 의혹과는 별개로 아티스트를 향한 애정과 사랑은 누구보다 남다르다는 것이 이번 사태를 통해 드러났다.

경영진들의 갈등과는 무관한 아티스트 보호도 중요하다. 진흙탕 싸움에 이미 여러 아이돌 그룹과 멤버들의 이름이 끌려나왔다. 카피 의혹부터 시작해 앨범 사재기, 사이비 종교 연루설까지 나왔다. 칼로 두부 자르듯 진실과 거짓을 나눌 순 없다. 하루가 머다하고 터지는 의혹 가운데 일부분은 진실이거나 와전된 것일 수도 있다. 반대로 전부 다 진실이거나 거짓일 수도 있다. 그러나 아티스트에게 화살이 돌아가선 안 된다는 건 모두의 공통된 의견이다. 민 대표도 “애들이 무슨 죄냐”라고 한 바 있고 하이브 또한 아티스트 보호에 앞장서겠다는 방침이다. 그럼에도 특정 개인이나 집단을 향한 돌팔매질은 여전해 보인다. 그저 도파민 충족을 위한 근거 없는 루머와 지나친 모욕과 조롱은 지금 당장 멈춰야 한다. 오로지 누군가를 깎아내리기 위한 악의적인 비방은 해결은커녕 갈등을 더욱 부채질할 뿐이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 스포츠월드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