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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지난 해 20승을 거두며 KBO 리그를 완벽하게 지배했던 투수가 이제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최고의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그야말로 인생역전이 아닐 수 없다.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우완투수 에릭 페디(31)는 지난 2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위치한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홈 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했고 무려 8⅓이닝을 투구하면서 7피안타 9탈삼진 2실점을 호투, 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페디가 남긴 투구수는 108개였고 스위퍼 52개, 싱커 25개, 커터 24개, 스플리터 7개로 다양한 구종을 구사했다. 싱커 최고 구속은 94.7마일까지 찍혔다.
페디는 1회초 리치 팔라시오스에 우전 안타, 아메드 로사리오에 우전 안타를 맞고 1사 1,2루 위기를 맞았으나 아이작 파레디스를 1루수 파울 플라이 아웃으로 돌려세웠고 해롤드 레이놀즈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면서 실점하지 않았다. 라미레즈의 헛스윙을 이끈 공은 83.6마일 스위퍼였다.
2회초 선두타자 오스틴 션튼을 3구 삼진으로 처리하는 등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친 페디는 3회초 2사 후 팔라시오스에게 우전 안타를 맞기는 했으나 로사리오를 중견수 플라이 아웃으로 잡으면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4회초 선두타자 파레디스에게 볼카운트 3B 1S에서 5구 92.5마일 싱커를 던져 좌월 솔로홈런을 맞은 페디는 션튼에 우전 2루타를 허용하며 1사 2루 위기에도 놓였지만 커티스 미드를 좌익수 플라이 아웃, 호세 시리를 2루수 땅볼 아웃으로 처리하면서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았다.
페디는 5회초 1사 후 얀디 디아즈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는 등 다시 삼자범퇴로 기운을 차렸고 6회초 선두타자 로사리오를 스탠딩 삼진으로 잡고 7회초 1사 후 미드와 시리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호투의 기운을 이어갔다. 8회초에도 마찬가지였다. 2사 후 팔라시오스를 삼진으로 잡으면서 이닝을 마친 페디는 9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 선두타자 로사리오를 중견수 플라이 아웃으로 처리, 15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펼치며 완투승을 눈앞에 두는 듯 했다.
그러나 페디는 파레디스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고 라미레즈에게 중전 적시 2루타를 맞으면서 4-2 추격을 허용, 끝내 조던 레저와 바뀌고 말았다. 레저가 션튼과 미드를 나란히 범타로 처리하면서 경기는 화이트삭스의 4-2 승리로 끝났고 페디는 시즌 2승째를 따낼 수 있었다. 페디는 이 경기에서 2실점으로 호투, 자신의 시즌 평균자책점을 2.60으로 낮추는데 성공했다. 화이트삭스는 파죽의 3연승을 달리며 시즌 전적 6승 22패를 마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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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매체에서는 페디의 성공 신화를 주목하고 있다. 페디는 2017년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메이저리그 무대에 데뷔했고 그해 3경기에서 15⅓이닝을 던져 1패 평균자책점 9.39에 그쳤고 2018년 11경기 50⅓이닝 2승 4패 평균자책점 5.54, 2019년 21경기 78이닝 4승 2패 평균자책점 4.50, 2020년 11경기 50⅓이닝 2승 4패 평균자책점 4.29를 남겼고 2021년 풀타임 선발투수로 거듭나면서 29경기 133⅓이닝 7승 9패 평균자책점 5.47을 기록했고 2022년 27경기 127이닝을 소화하며 6승 13패 평균자책점 5.81을 남기기도 했다.
메이저리그에서 그저 그런 평범한 투수였던 페디는 지난 해 돌연 한국행을 선택했고 NC 다이노스에 입단하면서 야구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페디가 지난 해 KBO 리그에서 남긴 성적표는 30경기 180⅓이닝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 그것도 볼넷은 35개만 허용하면서 삼진은 209개를 잡는 괴력을 선보였다. 이로써 페디는 1983년 장명부, 1984년 최동원, 1985년 김시진, 1986년 선동열에 이어 한 시즌에 20승과 탈삼진 200개를 동시에 달성한 역대 5번째 선수로 KBO 리그 역사에 남았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활약을 펼친 페디는 정규시즌 MVP는 물론 평균자책점상, 승리상, 탈삼진상, 수비상, 그리고 최동원상까지 수상하면서 트로피만 6개를 수집했다. 특히 지난 해 KBO 시상식에서 아버지와 함께 시상식에 참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날 페디는 시카고 지역방송 'WGN-TV'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많은 자신감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아웃을 잡을 수 있는 무기를 가졌다고 느낄 때 다시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라면서 한국에서의 경험이 자신감을 다시 회복하는 계기가 됐음을 이야기했다.
페드로 그리폴 화이트삭스 감독 또한 이 매체를 통해 "페디는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돌아왔다"라면서 "그는 메이저리그가 어떤 곳인지 알고 있고 돌아와서 무엇을 적응해야 하고 발전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라고 페디의 활약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한 그는 "페디는 믿음직스러운 선수"라면서 두터운 신뢰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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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디와 함께 화이트삭스에서 뛰고 있는 외야수 토미 팸 또한 "페디의 투구는 좋았다. 그는 빠르게 투구를 했고 스트라이크존을 잘 공략했다"라면서 "그것이 수비수로서 투수에게 원하는 것이다. 스트라이크존을 빠르게 공략해 우리를 덕아웃으로 데려오는 일"이라며 페디가 빠른 템포로 투구하는 것이 야수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음을 말했다.
페디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NC를 떠나 화이트삭스와 2년 총액 1500만 달러(약 206억원)에 사인했다. 지난 1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에서 메이저리그 복귀전을 치른 페디는 4⅔이닝 5피안타 1볼넷 7탈삼진 2실점을 남겼고 6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에서는 5이닝 6피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 11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에서 5이닝 4피안타 3볼넷 3탈삼진 5실점(4자책)을 기록하며 들쭉날쭉한 투구를 보였다.
그러나 페디는 18일 캔자스시티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5⅔이닝 3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쾌투하며 메이저리그 복귀 첫 승을 신고했고 24일 미네소타 트윈스전에서 6이닝 동안 삼진 11개를 잡으며 3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한데 이어 29일 탬파베이전에서도 8⅓이닝 7피안타 9탈삼진 2실점으로 쾌투하며 메이저리그 정상급 선발투수로 거듭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페디는 최근 2경기에서 볼넷을 1개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런 기세라면 페디는 올해 또 하나의 KBO 리그 역수출 신화로 이름을 남길 듯 하다. 메이저리그 통계 전문 사이트 '팬그래프'의 필진 벤 클레멘스는 30일 독자들과 질의응답을 나누는 온라인 채팅에 나섰고 한 팬이 페디와 관련한 질문을 하자 "나는 이미 페디가 올해 사이영상 투표에서 득표할 것이라 예상했던 사람"이라며 이미 페디의 활약을 예감하고 있었음을 말했다.
이어 클레멘스는 "그의 멋진 스위퍼를 갖고 있고 커맨드도 날카롭다"라면서 "내 생각에 페디는 평균자책점 3점대 초반을 기록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정말 페디가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득표를 할 수 있을까. 지금처럼만 투구한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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