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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민희진 "나는 하이브에 배신 당했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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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25일) 오전 하이브 중간 감사 결과 발표 후 긴급 기자회견 개최
민 대표, "나는 죄가 없어. 하이브의 찍어 누르기" 주장
한국일보

민 대표는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 대강당에서 어도어 공식 입장 발표를 위한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박시몬 기자 sim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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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하이브와 경영권 탈취를 통한 독자 행보 시도 의혹을 골자로 한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자신을 향한 의혹에 직접 입을 열었다.

민 대표는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 대강당에서 어도어 공식 입장 발표를 위한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민 대표와 함께 어도어의 법률대리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세종 이수균·이숙미 변호사가 참석했다.

현재 어도어의 경영권 탈취를 통한 독자 행보 시도 의혹을 받고 있는 민 대표는 이날 모자를 착용한 채 화장기 없는 캐주얼한 차림으로 등장했다. 이날 민 대표는 약 2시간 30분에 걸친 기자회견을 통해 하이브와 자신이 갈등을 빚게 된 계기부터 자신의 경영권 탈취 의혹에 대한 입장 등을 밝혔다.

지난 22일 하이브는 민 대표와 어도어 경영진 등이 경영권을 탈취해 본사로부터 독립하려 한다고 보고 이들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감사팀은 이와 함께 하이브는 민 대표에 대해 사임을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하는 한편, 어도어 이사진을 상대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이어 이날 오전에는 중간 감사 결과를 공개하며 민 대표의 경영권 탈취 정황을 '사실'이라 주장했다. 하이브는 "현재 민 대표 주도로 경영권 탈취 계획이 수립됐다는 구체적인 사실을 확인하고 물증도 확보했다"라며 "대면 조사와 제출된 정보자산 속 대화록 등을 확인한 결과 민 대표가 경영진들에게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 지분을 매각하도록 하이브를 압박할 방법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정황 역시 확인됐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하이브는 이날 민 대표 등 관련자에 대해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할 예정이라고도 덧붙였다.

감사 소식이 전해진 뒤부터 자신에 대한 의혹을 전면 부인해왔던 민 대표는 이날 "저는 죄가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자신을 향한 의혹에 반박했다. 그는 "경영권 탈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처음에 그 이야기를 듣고 '무슨 소리지?' 싶었다. 제 입장에서는 희대의 촌극 같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문을 연 뒤 자신을 향한 하이브의 공격적 반응이 자신의 내부 고발로부터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한 민 대표는 "'내가 죽기를 바라나. 내가 갑자기 죽으면 다 같이 기뻐하는 상황이 된 건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라며 극단적인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민 대표는 "하이브에서 지금 밝힌 것들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내용일 뿐 제 입장에서는 허위 사실이다. 언론 플레이를 통해 저를 부정적 프레임에 가두고 제가 경영권 탈취의 꿈을 꿨다는 식의 상상을 불러 일으켰다"라고도 말했다.

그는 하이브와 자신의 관계가 틀어진 최초의 이유로 ▲뉴진스가 '하이브 첫 걸그룹'으로 데뷔를 준비 중인 가운데 하이브가 돌연 르세라핌을 '하이브 첫 걸그룹'으로 데뷔시켰다는 점 ▲이 과정에서 본인을 비롯해 뉴진스 등의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는 점 ▲르세라핌의 데뷔 전 이슈 몰이를 위해 뉴진스와 관련된 정보 공개 및 홍보를 막았다는 점 등을 꼽았다.

경영권 탈취를 위한 모의가 담긴 메신저 내용, 문건 등이 공개된 데 대해서는 "직장인으로서 자기 사수가 마음에 안 들고 회사가 마음에 안 들면 푸념은 할 수 있지 않나. 그런 푸념의 느낌이다. 사우디 국부 이야기도 우리끼리 한 이야기인데 진지하게 해석하고 있다"이라고 해명했다.

경영권 탈취를 위해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벤처캐피털(VC) 관계자 등에게 외부 자문을 받았다는 하이브의 주장에 대해서는 자신이 하이브와 주주간계약을 맺었고, 해당 계약서 내용에 대한 의문이 생겨 VC인 친구에게 물어본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브가 부대표의 메일에서 확보했다는 일명 '프로젝트 1945' 문건 역시 하이브와의 주주간계약 재협상이 잘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답답한 마음에 부대표가 한 메모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본인은 하이브가 자신을 배신했다고 생각한다며 목소리를 높인 민 대표는 "저를 쓸만큼 다 써놓고 이제 쓸모가 없으니 고분고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저를 찍어 누르려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저는 일을 잘 한 죄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온갖 카톡을 야비하게 캡처하고 사담을 진지한 무언가로 포장해서 저를 매도하는 의도가 궁금하다"라고 반문했다.

이와 함께 민 대표는 하이브가 오는 26일 뉴진스의 컴백 콘텐츠 릴리즈를 앞두고 감사 사실을 공식화 한 데 대해 "하이브가 뉴진스를 아끼는 것이 맞냐. 이런 걸 바로 공개하면 뉴진스의 신곡은 어떡하냐. 가장 화가 나는 것은 뉴진스의 도쿄돔이 예정돼 있는데 어떻게 우리에게 이러냐는 거다. 하이브는 '뉴진스가 없어도 된다'는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다만 뉴진스의 컴백 일정은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민 대표는 "왜 우리가 피해를 입어야 하나. 저희는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이번 사태 속 민 대표가 하이브에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민 대표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손을 떼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의장이라면 소속 레이블들을 두루 봐야 하는데, 현재 빌리프랩·쏘스뮤직·빅히트 뮤직은 방시혁님이 프로듀싱을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최고 결정권자는 맨 위에 떠 있어야 하지 않겠나. 그래야 공평하게 둘러볼 수 있고,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 같은 것도 오너로서 말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향후 하이브와의 동행에 대한 질문에는 "저도 모른다"라는 모호한 답변을 내놓으며 "뉴진스와 계속 같이 갈 것"이라는 의지만 강조했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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