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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흔하지 않고, 쉽지 않으니"…'호랑이 마무리' 정해영 "'최연소 100SV' 기록 안 깨졌으면" [현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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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고척, 최원영 기자) 귀한 기록이다.

KIA 타이거즈는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서 6-4로 승리했다. 2연승을 달리며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마무리투수 정해영이 값진 기록을 세웠다. 1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챙겼다. KBO리그 역대 최연소 100세이브의 주인공이 됐다. 22세 8개월 1일의 나이인 그는 2000년 임창용(삼성 라이온즈)의 23세 10개월 10일을 뛰어넘었다. 24년 만에 기록을 경신하며 역대 22번째로 100세이브 금자탑을 쌓았다.

2020년 7월 1일 광주 한화 이글스전에서 데뷔 첫 등판과 함께 첫 구원승을 올린 정해영은 그해 8월 30일 안방인 광주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첫 세이브를 따냈다. 프로 2년 차인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팀의 뒷문을 지키기 시작했다. 34세이브(리그 3위)로 멋지게 출발했다. 2022년 32세이브(3위)를 추가했다. 그해 9월 24일 최연소 2년 연속 30세이브를 올렸다. 21세 1개월 1일의 나이로 타이거즈 최초였다.

지난해 23세이브(7위)를 더했다. 10월 8일엔 3년 연속 20세이브를 빚었다. 역시 타이거즈 최초였다. 호랑이 군단의 수호신이 된 정해영은 빠른 속도로 세이브를 적립해 올해 10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또한 이날 4년 연속 10세이브도 완성했다. 리그 19번째다. 4년 모두 타이거즈에서만 활약한 투수로는 최초다. 가장 먼저 시즌 10세이브를 선보이며 세이브 1위 자리를 지켰다. 시즌 성적은 12경기 12이닝 1승1패 10세이브 평균자책점 2.25다. 블론세이브는 1개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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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는 6-2로 앞선 9회말 투수 유승철을 기용했다. 이원석의 볼넷, 고영우의 좌전 안타로 무사 1, 2루 위기에 처했다. 정해영이 구원 등판했다. 대타 변상권의 1타점 적시 내야안타가 나왔다. 타구가 1루심에 맞고 2루수 쪽으로 굴절돼 주자 1명만 홈으로 들어왔다. 점수는 6-3.

무사 1, 3루서 김재현의 2루 땅볼에 주자 한 명이 더 득점했다. KIA는 6-4로 쫓겼다. 정해영은 1사 2루서 주성원과 10구 승부를 펼쳤다. 결국 포수 스트라이크 낫아웃 상태서 1루수 1루 터치아웃으로 돌려세웠다. 후속 이용규를 2루 땅볼로 처리해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 후 정해영은 "솔직히 감흥이 없다. 그냥 세이브 한 개 더 한 것 같다"며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사람인지라 (이 장면을) 많이 상상해 보곤 했는데 실감이 안 난다. 상대 선발 에이스(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와 맞붙었음에도 팀이 위닝시리즈를 달성해 정말 좋다. 이겨서 기쁘다"며 솔직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 "나도 내가 마무리로 이렇게 빨리 100세이브를 할 것이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처음 지명을 받고 프로에 왔을 때 '1군에만 붙어있자'가 목표였다"며 "경기에 나가다 보니 첫 세이브도 하고, 첫 승과 첫 홀드도 올리게 됐다. 그렇게 100세이브까지 온 것 같다. 앞으로도 더 잘 준비하고 다치지 않게 운동 열심히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9회말에 돌입할 땐 세이브 조건이 성립되지 않았다. 누상에 주자가 깔리며 세이브 기회가 찾아왔다. 정해영은 "준비는 항상 한다. 경기가 끝나지 않은 이상 늘 마음 놓지 않고 대기한다"고 말했다.

임창용 이후 24년 만에 나온 최연소 100세이브 기록이다. 정해영은 "몇 년 만인지는 이번에 처음 알았다. 이 기록이 안 깨졌으면 좋겠다. '최연소'라는 기록은 흔하지 않고, 쉽지 않으니 깨지지 않았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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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개의 세이브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일까. 정해영은 "모든 세이브가 다 힘들긴 했다. 그래도 첫 세이브가 가장 선명하게 떠오르는 것 같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4년 동안 꾸준히 마무리로 활약하며 세이브를 쌓아왔다. 정해영은 "밥 잘 먹고, 운동 게을리하지 않고 꾸준히 임한 게 비결인 듯하다. 체력이 좋아서 아닐까"라며 "운도 좋았다. 내 앞에서 좋은 투수들이 이닝을 잘 막아준 덕분에 마무리로 오래 뛸 수 있었다. (최)지민이, (곽)도규, (전)상현이 형, (장)현식이 형, (이)준영이 형 등 너무 좋은 투수들이 있어 체력 안배가 됐다"고 미소 지었다.

클로저로서 고충도 있었다. 정해영은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면 허탈함이 컸다. 동점이 되는 순간 너무 허망하고 정신적으로 힘들더라"며 "그래도 그것 또한 빨리 이겨내려 했다. 성격상 너무 깊게 빠져들진 않는다. 잠자면서 스트레스를 푼다"고 밝혔다.

지난해 구속 저하로 고생했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43km/h였다. 약 139km/h로 떨어진 날도 있었다. 올해 다시 끌어올렸다. 평균치가 146km/h다. 147~148km/h를 넘나들기도 했다.

정해영은 "마무리는 구속이 빨라야 하고 많은 것을 갖춰야 하는 보직이다. 나의 가장 큰 단점이 구속이어서 신경 쓰였다"며 "구속이 안 나오면 안타나 홈런을 맞을 확률도 높아진다. 이겨내 보려 애썼다"고 돌아봤다. 그는 "그래도 한 번씩은 잘 안 되더라. 많이 힘들었는데 비시즌 준비를 잘해 올해는 아직 순조로운 듯하다"고 덧붙였다.

값진 기록으로 자신감을 충전했다. 정해영은 "요즘 등판할 때마다 계속 주자를 내보내지만 큰 틀에서 안 좋은 것보단 좋은 것만 생각하려 한다. 출루를 허용해도 어쨌든 경기를 마무리 짓고 팀이 이겼다는 것에 집중하려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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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목표를 묻자 곧바로 "팀이 우승했으면 좋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정해영은 "개인적인 목표는 정말 생각하지 않는 편이다. 크게 없다"고 부연했다.

정해영이 인터뷰에 임하는 사이 투수 곽도규, 김현수, 김건국이 물병을 잔뜩 들고 뒤에서 몰래 대기했다. 인터뷰가 끝나면 물세례를 선물할 심산이었다. 그런데 인터뷰 도중 곽도규가 물병을 한 차례 떨어트려 이들의 계획이 들통났다.

인터뷰 후 선수들은 유니폼이 젖으면 안 된다며 정해영이 유니폼 상의를 탈의할 시간을 줬다. 이후 그라운드로 나가 신나게 물을 뿌렸다. 최지민, 윤영철 등이 합류했다. 김건국은 주인공이 아님에도 물을 흠뻑 뒤집어썼다. 정해영은 웃으며 조촐한 축하 파티를 마친 뒤 기념구를 찾았다. 윤영철이 기념구를 들고 오자 "던지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윤영철은 공을 관중석에 던지는 시늉을 하며 라커룸으로 향했다.

사령탑은 덕담을 전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9회말 위기 상황에서 팀 승리를 지켜내며 최연소 100세이브를 달성한 정해영의 활약을 칭찬해 주고 싶다. 기록 달성을 축하하며 앞으로 더 대단한 기록을 쌓아가길 바란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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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고척, 최원영 기자 / KIA 타이거즈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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