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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6 (일)

"신태용! 신태용!"…카타르에 모인 인도네시아 관중의 합창, 감동적이었다 [도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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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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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도하, 김환 기자) "자카르타 가면 8만명이 내 이름 부르는데…"

인도네시아에서 삼성을 뛰어넘는 최고의 수출품이란 평가는 거짓말이 아닌 듯 하다.

인도네시아 축구사에 신화를 쓰고 있는 한국인 신태용 감독을 두고 하는 얘기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22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겸 2024 파리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전반전과 후반전 각각 두 골씩 집어넣으며 요르단을 4-1로 격파했다.

인도네시아는 전반전에만 두 골을 넣으며 경기 흐름을 가져왔다. 요르단의 반격이 거셌지만, 인도네시아는 상대에게 쉽게 골을 내주는 팀이 아니었다. 오히려 인도네시아는 요르단이 공격적으로 올라오는 점을 이용해 더 날카로운 역습을 펼쳐 추가골과 쐐기골을 뽑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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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는 요르단을 상대로 무승부만 챙겨도 8강에 오를 수 있었으나, 첫 경기 카타르전부터 뽐냈던 공격 본능을 계속 살려 국가대표팀이 두 달 전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준우승 쾌거를 일궈냈던 요르단을 3골 차로 부수는 이변을 연출했다.

지난 2023 AFC 아시안컵에서 인도네시아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팀을 16강에 진출시켰던 신태용 감독은 이날 승리로 인도네시아 U-23 대표팀을 준준결승 올리면서 다시 한번 인도네시아 축구사에 한 획을 그었다.

더불어 인도네시아가 A조 2위로 8강에 오르게 되면서 B조 최종 순위에 따라 인도네시아와 한국의 맞대결이 성사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날 경기장에선 흥미로운 장면이 연출됐다. 경기가 인도네시아의 대승으로 끝나는 상황이 되자 5000여 인도네시아 팬들이 "신태용"을 외친 것이다. 다른 나라 사람들이 한국인의 이름을 연호하는 가슴뭉클한 장면이 나왔다. 카타르엔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인도네시아 근로자들이 제법 되는데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신태용을 외쳤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신태용 감독은 한껏 밝은 표정으로 한국 취재진의 인터뷰에 응한 뒤 그 상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신 감독은 웃으며 "이 정도는 약한 편이다. 자카르타에 가면 8만 관중이 다 내 이름을 연호한다"고 했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엔 아시아 최대 규모의 경기장인 겔로라 붕카르노가 있다.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개막식과 폐막식이 열렸던 곳이다.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이 홈으로 곧잘 사용하는 곳인데 신 감독은 이미 겔로라 붕카르노 8만 관중이 이름을 연호하는 레벨에 올라섰다.

신 감독은 이어 5000명이 자신을 불러주는 것 역시 감동적이라고 했다. 그는 "그런데 타국이라고 해야 하나. 카타르까지 왔는데도 불구하고 팬들이 내 이름을 불러주니 너무 고맙고 행복했다"며 인도네시아 국민들에게 감사인사를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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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감독은 역사적인 승리, 8강 신화에 고무되면서도 인도네시아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는 "사실 이 대회에 출전하면서도 인도네시아가 처음으로 대회에 나오는 것도 몰랐다. 한국은 자주 출전하니까 당연히 출전했다고 생각했는데, 나도 한참 까먹고 있다가 카타르에 와서 다시 생각이 났다"라며 입을 뗐다.

이어 신 감독은 "우리가 조별리그를 통과할 수 있다는 생각을 선수들에게 심어줬고, 쉽게 포기하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주문했던 부분이 이번 대회에서 효과를 발휘하는 것 같다. 선수들에게 어느 팀과 맞붙더라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었다"라며 인도네시아 선수들이 정신력으로 단단하게 무장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 "전에 갖고 있던 생각들을 다 뜯어 고쳐야 한다고, 단 1%라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면 팀이 망가지기 때문에 신태용이라는 사람을 믿고 따라오라고 했다. 그런 생각들을 바꿔줬던 부분들이 좋은 결과로 나오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라며 인도네시아라는 팀의 변화가 결과로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태용 감독은 22일 오후 10시 열리는 한국과 일본의 조별리그 B조 3차전을 직접 볼 예정이다. 한국과 일본 모두 인도네시아의 잠재적 8강 상대이기 때문이다. 한일전에서 승리하는 팀이 B조 1위가 되어 A조 2위인 인도네시아와 8강에서 맞붙는다.

그는 "내가 힘들더라도 일본과 붙고, 한국이 카타르랑 붙어서 좋은 결과를 내 결승에서 만나길 바라는 꿈이 있다. 8강에서 만나는 것보다 정말 열심히 해서 결승전에서 만나 같이 올림픽 본선에 출전하면 좋겠다는 게 내 생각이다"며 조국과 인도네시아에 대한 애정을 동시에 나타냈다.

사진=도하, 김환 기자/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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