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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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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리스크에 투자 망설여지네”… 쌓여가는 증시 대기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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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대기 자금 성격을 띠는 투자자 예탁금과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이 작년 말보다 늘었다.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이 주식시장 주변에 머물러 있다는 의미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와 중동 지역 지정학 리스크 심화, 총선 이후 정책 불확실성 확대 등의 악재가 투자 심리를 흔든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비즈

일러스트=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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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17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55조600억원으로, 연초(50조7434억원)보다 8.51% 증가했다. 투자자 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계좌에 넣어두거나 주식을 판 뒤 찾지 않은 돈이다.

마찬가지로 투자 전 대기 자금 성격이 강한 CMA 잔액은 이달 18일 기준 81조7282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73조8504억원)과 비교하면 10.67% 늘어난 수치다. 지난 15일에는 역대 최고치인 82조1722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CMA 잔고는 지난해 하반기 내내 70조원 안팎에 머물렀다.

CMA 중 잔액이 가장 많은 환매조건부채권(RP)형은 작년 말 28조7363억원에서 이달 18일 32조2844억원으로 불어났다. RP형 다음으로 잔액이 많은 머니마켓랩(MMW)형도 같은 기간 24조5209억원에서 27조8516억원으로 증가했다. 머니마켓펀드(MMF)형과 발행어음형도 모두 잔액이 늘었다.

최근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투자자들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한발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 우선 6월로 예상됐던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은 9월 또는 그 이후로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다. 여전히 끈적한 물가 수준을 나타내는 경제 지표가 잇달아 발표된 탓이다.

주요 연준 인사들의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발언도 금리 조기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실망감으로 바꿨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17일 미 워싱턴 D.C.에서 열린 캐나다 경제 관련 포럼에 참석해 “높은 인플레이션이 계속된다면 현재의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필요한 만큼 오래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동 지역의 전쟁 위기감도 커졌다. 이달 1일 이스라엘의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폭격을 시작으로 13일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드론·미사일 공격, 19일 이스라엘의 이란 본토 타격까지 중동 위기는 점점 격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올해 초 정부가 발표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여당의 4·10 총선 참패 이후 추진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여소야대’ 국면에서는 정부 정책 추진에 필요한 법 개정이 순탄치 않을 수밖에 없어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달 들어 2750선을 넘어섰던 코스피 지수는 19일 2591.86까지 주저앉았다.

전문가들은 대내외 악재로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가라앉은 증시 분위기를 바꿀 동력으로는 기업 실적이 꼽힌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에서 결국 중요한 건 기업 실적”이라며 “최근 실적을 발표한 ASML이나 TSMC만 보더라도 성적표에 따라 지수 흐름이 달라졌다”고 했다.

이 연구원은 “다음 주에 발표되는 마이크로소프트·테슬라·SK하이닉스 등 국내외 주요 기업 실적에 따라 증시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소가윤 기자(s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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