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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 (화)

48년 만에 최소 규모… 양궁·펜싱·배드민턴에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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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올림픽 선수단 격려 행사

48년 만에 가장 적다. 7월 26일 막을 올리는 파리 하계 올림픽 한국 선수단 규모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 한국은 선수 50명이 참가했다. 아직 한국 스포츠가 세계 무대에 본격 선을 보이기 이전이다. 한국은 1984년 LA 올림픽에 선수 210명을 보낸 것을 시작으로, 개최국 자격인 1988년 서울 올림픽엔 477명이 출전하는 등 매번 200여 명을 파견했다. 그런데 이번 파리 올림픽에선 많아야 170~180명 수준 정도 선수가 출전할 것으로 대한체육회는 예상하고 있다. 대부분 종목 국제 경쟁력이 하락하면서 올림픽 예선에서 줄줄이 탈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단체 구기 종목 몰락은 치명타다. 참가 인원이 많은 단체 구기 종목이 빠지면서 선수단 규모가 대폭 줄고 있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는 단체 구기 종목 중 여자 핸드볼을 빼고는 다 출전권을 따내지 못했다. 남자 축구가 현재 예선을 치르고 있어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다. 남녀 농구·배구·하키·럭비(7인제), 남자 핸드볼, 여자 축구가 모두 본선행에 실패했다.

전통적으로 강세이자 메달 ‘효자 종목’으로 통했던 레슬링(역대 메달 합계 36개)과 복싱(20개)은 아직 한 명도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했다. 아직 예선이 일부 남아 있긴 하지만 전망이 밝지 않다. 항저우 아시안게임(레슬링 동2, 복싱 동1) 성적이 말해주듯 아시아권에서도 강호 대열에서 멀어지고 있다. 한국이 올림픽에 처음 참가한 1948년 런던 이후 레슬링과 복싱에서 올림픽 본선에 못 나간 적은 한 번도 없다.

조선일보

그래픽=양진경


덕분에 17일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D-100 격려 행사는 과거처럼 흥겹지 못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은 “최근 추세에 따르면 금메달 5개로 종합 순위 15위권 정도를 예상하지만, 경우에 따라선 20위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우리나라 체육이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는 것 같은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대한체육회가 올림픽을 앞두고 산출한 기대 금메달 수도 5~6개. 금메달 6개를 딴 1984 LA 올림픽보다도 더 밑돌 수 있다는 게 냉정한 분석이다. 40년 전으로 뒷걸음치는 셈이다.

17일 현재 올림픽 출전 선수 명단을 확정한 종목도 있고, 선발전을 남겨 놓은 종목도 있다. 유일하게 금메달을 확신하는 양궁에서 단체전 10연패(連覇) 위업에 도전할 여자 팀은 임시현과 전훈영·남수현, 남자 팀은 국제 대회 경험이 풍부한 김우진과 이우석·김제덕이 나선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 임시현은 이날 “양궁 대표팀 목표는 금메달 5개”라며 “그중에서도 단체전 우승은 꼭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남수현은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19세 새내기, 전훈영은 나이 서른에 처음 큰 무대에 나서는 늦깎이다. ‘국기(國技)’ 태권도는 각국 실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8종목 중 절반인 4종목 출전권을 따냈다. 남자 58㎏급 박태준과 여자 67㎏ 초과급 이다빈에게 기대를 건다.

작년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 3개를 따는 등 부흥기를 맞고 있는 배드민턴은 여자 단식 안세영(세계 1위), 남자 복식 강민혁-서승재(2위), 여자 복식 백하나-이소희(2위), 김소영-공희용(6위), 혼합 복식 서승재-채유정(4위) 등이 출격한다. 2012 런던 올림픽부터 매 대회 금메달이 나오는 효자 종목 펜싱은 대표 선발 과정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상욱과 구본길 등이 주축을 이룰 남자 사브르 단체가 3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오상욱은 “도쿄 올림픽 때는 남자 사브르 팀에 선배가 많아 노련했다면, 지금은 패기가 장점”이라며 “예전 선배들처럼 제가 후배들을 이끄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골프는 남자는 6월 17일, 여자는 6월 24일 기준 세계 랭킹에 따라 올림픽 출전 여부가 결정된다. 각국 남녀 상위 2명씩 출전권을 얻는데 15위 이내 선수는 국가별 4명까지 출전이 가능하다. 17일 현재 여자는 고진영(6위), 김효주(9위), 양희영(15위), 신지애(19위), 남자는 김주형(23위)과 안병훈(38위), 임성재(45위) 등이 올림픽 출전을 노리고 있다. 이번에 처음으로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된 브레이킹은 5~6월 국제 대회 결과에 따라 파리행 주인공이 가려진다.

[장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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