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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 (화)

[플레이 볼!] 우승 감독이 준우승 선수에게 “당신이 역대 최고”라는 헌사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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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와 대학의 케이틀린 클라크는 대학 농구를 넘어 여성 스포츠의 위상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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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광란(March Madness)’이 지난 9일(한국 시각) 막을 내렸습니다. ‘3월의 광란’은 3월에 막을 올리는 NCAA(미국대학스포츠협회) 남자 농구 토너먼트를 보통 일컫는 말입니다. 재학생과 동문, 지역 주민까지 가세한 폭발적인 응원 열기에 예측 불가 이변까지 속출하기 때문에 미국 스포츠에서 빼놓을 수 없는 빅 이벤트로 꼽힙니다.

올해 광란의 주인공은 코네티컷 대학이었습니다. 코네티컷은 결승에서 퍼듀 대학을 75대60으로 여유 있게 누르고 2년 연속 정상에 올랐죠. NCAA 남자 농구에서 2년 연속 우승은 2006~2007년 플로리다 대학 이후 17년 만이었습니다.

코네티컷은 이번 우승으로 통산 6번째 타이틀을 따내면서 UCLA(11회)와 켄터키 대학(8회)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트로피를 들어 올린 학교가 됐습니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의 모교로 유명한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과 공동 3위가 된 거죠.

미국 남자 대학 농구 토너먼트인 ‘3월의 광란’은 초당 중계 광고료가 NBA(미 프로농구) 플레이오프의 약 3배에 달할 만큼 큰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NCAA 여자 농구 결승 시청자 수가 남자를 넘어선 겁니다. 진정한 ‘광란’이 여자 농구에서 일어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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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크의 활약에 환호하는 아이오와 대학 팬들. /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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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결승에 하루 앞서 8일, 아이오와 대학과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이 맞붙은 여자 결승전을 지켜본 시청자 수는 평균 1890만명. AP는 “결승 마지막 15분엔 시청자 수가 2410만명으로 정점을 찍었다”고 전했습니다.

코네티컷과 퍼듀의 남자 결승은 평균 1480만명의 시청자가 본 것으로 나타나 여자 결승을 본 사람이 약 400만명 더 많았던 거죠. 이런 일은 올해 역대 처음으로 일어났습니다.

1890만명의 시청자를 불러모은 NCAA 여자 농구 결승은 미국 스포츠에서 어마어마한 사건입니다.

일단 NCAA 농구로 따지면, 2019년 남자 결승 버지니아-텍사스 공대의 1960만명 이후 최고 기록이었고요. ‘넘사벽’인 NFL(미 프로풋볼)을 제외하고는 2020년 이후로 이번 여자 대학 농구 결승보다 시청자 수가 많았던 것은 세계적인 빅 이벤트인 2020 도쿄 올림픽과 2022 카타르 월드컵이 전부였습니다. 작년 NBA 챔피언결정전 한 경기 평균 시청자 수 1164만명, MLB(미 프로야구) 월드시리즈 한 경기 평균 시청자 수 910만명은 가볍게 넘어선 수치고요. 마스터스 골프도 2013년 이후로는 이보다 많은 시청자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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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크는 아이오와 대학에서 NCAA 최다 득점 기록을 세웠다. /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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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번 NCAA 여자 농구 결승전은 왜 그렇게 많은 인기를 끌었던 걸까요?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아이오와 호크아이스의 수퍼스타 케이틀린 클라크(22)의 존재 덕분이었습니다.

183cm의 포인트 가드 클라크는 아이오와주 디모인 태생입니다. 그러곤 다른 명문대학의 러브콜을 뒤로 하고 아이오와 대학에 들어가 기량에 꽃을 피웠으니 지역 팬들은 그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는 1학년 시절부터 팀 주전 포인트 가드로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첫 시즌에 평균 26.6점(30경기 799경기)을 올리며 시즌 득점왕을 차지했죠. 득점뿐만 아니라 평균 7.0개의 어시스트를 올리며 뛰어난 패스 능력도 자랑했습니다.

클라크의 아이오와는 NCAA 토너먼트 16강전에서 페이지 베커스(23)가 이끈 코네티컷 대학에 72대92로 패하며 탈락했습니다. 베커스와는 이후에도 라이벌 구도를 그리게 됩니다.

2020-2021시즌 올 아메리칸 퍼스트 팀(시즌 베스트5)의 영광은 베커스에게 돌아갔습니다. 미국농구기자협회에서 주는 신인상인 ‘타미카 캐칭(한국 WKBL에서 활약했던 그 캐칭 맞습니다. 그는 테네시 대학의 전설이었습니다) 어워드’는 클라크와 베커스가 공동으로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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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크는 아이오와 대학에서 3점슛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 /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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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크는 2학년이 되면서 더욱 성장합니다. 평균 27.0점(32경기 863점)과 8.0어시스트(257개)를 기록, 여자 대학 농구 역대 최초로 시즌 득점과 어시스트 1위를 동시에 차지한 선수가 되죠. 스테픈 커리가 NBA에서 그랬듯 이해부터 클라크는 본격적으로 하프라인을 넘자마자 3점슛을 쏘는 등 거리를 가리지 않고 외곽포를 꽂아대며 상대에 공포의 대상의 됩니다.

커리는 3점슛으로 NBA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 전설입니다. 커리 이전 NBA에서는 보통 3점슛이라면 상대 수비를 피해 외곽에 자리를 잡은 뒤 동료 패스를 받아 곧바로 던지는 ‘캐치 앤드 슛’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커리가 등장하면서 스텝백이나 드리블 돌파로 3점슛 기회를 스스로 창출하거나 코트 로고가 박힌 곳에서 장거리 슛을 과감히 쏘는 장면이 많아졌죠. 클라크는 그 모습을 여자 대학 농구에서 수시로 보여주면서 팬들을 열광에 빠뜨렸습니다. USA투데이는 클라크에 대해 “커리가 그랬던 것처럼 농구에서 어떤 슛이 좋은 슛인지 새롭게 정의를 내렸다”고 평했습니다.

클라크의 롤 모델은 마야 무어와 르브론 제임스, 케빈 듀랜트, 피트 매러비치입니다.

마야 무어는 WNBA(미국여자프로농구)에서 4차례 우승한 레전드. 르브론과 듀랜트는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듯합니다. 매러비치는 은퇴 후 40세에 요절한 천재 농구 선수였는데 후술하겠지만, 클라크는 4학년 때 매러비치의 NCAA 통산 득점 기록을 깼습니다.

2022년, 클라크의 아이오와는 2번 시드를 받고 토너먼트에 나섰지만, 2라운드(32강)에서 주저앉습니다. 크레이튼에 62대64로 덜미를 잡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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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들의 환호를 유도하는 클라크. /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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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년 시즌은 클라크가 전국적인 스타로 올라선 시기입니다. 평균 27.8점(38경기 1055점)을 퍼부었지만, 놀랍게도 득점왕은 차지하지 못했습니다. 빌라노바 대학의 매디 시그리스트가 29.2점(37경기 1081점)으로 득점 1위에 오르죠. 그래도 어시스트 부문에선 8.6개로 클라크가 2년 연속 1위에 올랐습니다.

클라크는 이 시즌에 본격적으로 하이라이트 제조기로 이름을 떨칩니다. 랭킹 2위 인디애나 대학과 경기에선 장거리 3점슛으로 역전 버저비터를 꽂아 팀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3월 빅텐 토너먼트 결승에선 오하이오를 맞아 30점 17어시스트 10리바운드로 커리어 10번째 트리플 더블을 완성하죠.

클라크는 NCAA 토너먼트 8강전에선 루이빌을 상대로 41점 12어시스트 10리바운드로 남녀 통틀어 대학 농구에서 30점 이상 득점과 함께 트리플 더블을 달성한 역대 첫 선수가 됩니다. 이날 3점슛을 8개나 터뜨렸죠. 아이오와는 4강전에선 클라크의 41점 8어시스트 맹활약을 앞세워 지난해 챔피언 사우스캐롤라이나를 꺾는 이변을 연출합니다.

그리고 운명의 결승전. 상대는 LSU(루이지애나 주립대학교)였습니다.

이 대결은 클라크와 동갑내기 LSU 포워드 엔젤 리스의 라이벌 구도로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결과는 LSU의 승리였죠.

LSU는 리스가 15점 10리바운드를 기록, 골밑을 사수하고, 3점슛을 11개 터뜨리며 아이오와를 102대85로 꺾었습니다. LSU 역사상 남녀 통틀어 첫 토너먼트 우승. 아이오와의 클라크는 3점슛 8개를 곁들이며 30점으로 분전했지만, 팀 패배를 막지 못했습니다. 경기 막판 리스는 클라크에게 다가가 자신의 손가락에 우승 반지를 가리키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며 도발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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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NCAA 토너먼트 결승에서 클라크를 보며 자신의 손가락에 우승 반지를 가리키는 듯한 포즈로 도발하는 엔젤 리스. / USA투데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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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결승 대결은 이후 후폭풍이 거셌습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댈러스에서 결승전을 직관한 뒤 다음날 우승팀인 LSU와 함께 “스포츠맨십이 빛났다”며 준우승팀 아이오와도 백악관에 초대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건데요. 미국 4대 스포츠나 대학 풋볼·농구 우승팀이 백악관의 초청을 받는 것은 관례이나 준우승팀이 가는 건 사실 좀 이상했습니다.

이는 인종 문제로 번졌죠. LSU가 남부 팀답게 리즈를 포함해 흑인 선수가 많은 반면 아이오와는 선수 대부분이 백인 선수이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선 바이든 여사가 백인이자 대학 농구의 아이돌로 통하는 클라크와 사진을 찍고 싶어 굳이 부른 것이 아니냐고 비꼬기도 했습니다.

클라크는 결국 “준우승팀은 보통 백악관에 가지 않는다”며 완곡한 거절 의사를 밝혔죠. 리스는 아예 “우린 바이든 대통령 부부보다는 버락 오바마, 미셸 오바마와 함께 우승 축하 세리머니를 즐기고 싶다”며 불쾌감을 드러냈고요. 클라크가 얼마나 화제의 중심에 있는지 보여준 해프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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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크가 큰 인기를 끌면서 아이오와 대학의 2023-2024시즌 경기는 모두 매진을 기록했다. /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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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크는 어느덧 아이오와에서 마지막 시즌을 맞이합니다. 전국구 스타가 된 클라크를 보려는 팬들이 넘쳐나며 1만 5500명을 수용하는 카버-호크아이 아레나는 늘 만원 관중이었습니다.

그가 입학하기 전인 2018-2019시즌 평균 관중 수는 6500여명이었는데 클라크가 4학년이 된 2023-2024시즌엔 전 경기 매진을 기록했죠. 일부 원정 경기에선 클라크를 응원하는 아이오와 팬들이 홈 팬들의 수를 압도하는 일까지 생겼습니다. 홈과 원정 가릴 것 없이 경기장 주변 호텔은 예약이 꽉 차고, 식당들도 호황을 누리면서 ‘클라크노믹스(클라크 경제학)’란 말까지 나왔습니다. ‘팝의 여제’라 불리는 테일러 스위프트가 ‘스위프트노믹스’란 신조어를 만들어낸 것처럼요.

무엇보다 남성 스포츠에 비해 시장성과 흥행성이 현저히 낮았던 여성 스포츠의 위상을 끌어올린 점이 클라크가 이룬 가장 큰 성취로 보입니다. 앞에서 언급했듯 시청자 수에서 여자 대학 농구 결승이 남자 결승을 꺾은 건 일대 사건이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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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크는 높은 인기에 힘입어 나이키와 후원 계약을 맺었다. /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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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농구 역사를 새로 쓴 엄청난 실력에 깔끔한 외모가 어우러지며 수퍼스타로 성장한 클라크는 나이키와 게토레이 등과 후원 계약을 맺으며 300만달러(약 41억원)를 벌었습니다. 폭발적인 인기에 비해선 큰 수익은 아니라는 생각도 할 수 있지만, 미국 대학 선수들이 2021년에서야 대법원 판결에 따라 기업과 후원 계약을 맺을 수 있게 된 것을 감안하면 상징적인 액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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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크는 게토레이와 후원 계약을 맺었다. /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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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2024시즌은 클라크에겐 기념비적인 시즌이었습니다. 작년 10월 아이오와는 풋볼 경기장인 키닉 스타디움에서 드폴 대학과 시범 경기를 펼쳤습니다. 5만5646명의 관중이 들어차며 역대 여자 대학 농구 최다 관중 기록을 세웠죠. 클라크는 트리플 더블(34점 11리바운드 10어시스트)로 92대74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득점을 차곡차곡 쌓아나간 클라크는 지난 2월 미시건 대학과 경기에서 켈시 플럼이 보유한 NCAA 여자 농구 통산 최다 득점 기록(3527점)을 넘어섰습니다. 3주 후엔 오하이오 주립대학과 경기에서 4년 통산 득점을 3685점(130경기)으로 늘리며 피트 매러비치가 NCAA 남자팀인 LSU 시절 세웠던 종전 기록(3667점·83경기)을 경신했죠.

1967-1968시즌부터 3년간 활약한 매러비치의 경우 당시 신입생은 NCAA 경기에 학교 대표로 나설 수 없다는 규정 때문에 1학년에서 올린 성적은 인정되지 않았고, 3점슛 제도도 없어 통산 기록 면에서 큰 손해를 본 것은 사실이지만, 어쨌든 클라크가 남녀 통틀어 최다 득점이란 금자탑을 쌓은 것은 길이 남을 업적입니다.

클라크는 4학년 시절엔 평균 31.6점(1234점)이란 가공할 득점력으로 개인 통산 3번째 득점왕을 거머쥡니다. 어시스트에서도 평균 8.9개로 3년 연속 1위에 오르죠. 그는 2년 연속 AP 올해의 선수와 네이스미스 올해의 대학 선수, 미국농구기자협회 선정 올해의 선수를 차지하는 등 수많은 상을 휩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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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2024시즌 미국 여자 대학 농구 최우수 선수로 뽑힌 클라크. /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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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는 마지막 NCAA 우승 도전에 나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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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NCAA 토너먼트 8강전에서 LSU를 꺾고 기뻐하는 클라크. /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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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강 상대는 지난해 대립 구도를 연출한 엔젤 리스의 LSU. 전국적인 관심이 쏟아지며 1230만명의 시청자가 지켜본 이번 8강전에선 클라크가 41점(3점슛 9개) 12어시스트로 코트를 폭격하며 LSU와 리스에 시원하게 설욕합니다. 전반까지 45-45로 치열하게 맞섰던 경기는 후반 클라크의 장거리 슛이 잇달아 터지면서 아이오와의 94대87 승리로 끝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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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AA 4강전에서 코네티컷을 상대하는 클라크(왼쪽). / USA투데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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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강 상대는 NCAA 여자 농구 최다 우승(11회)을 자랑하는 명문 코네티컷. 신입생 당시 라이벌 구도를 그렸던 클라크와 베커스와 대결로 화제가 됐죠. 1420만명이 시청한 이 경기에서 클라크는 평소보다는 적은 득점(21점)을 올렸지만, 4쿼터 9분여를 남기고 스텝백 3점슛을 터뜨리는 등 공격을 이끌며 71대69 승리를 가져왔습니다. 팀 동료 하나 스털키(23점)의 분전이 돋보였죠. 코네티컷 에이스 베커스(17점)는 종료 39초를 남기고 1점 차로 추격하는 3점슛을 꽂았지만, 결국 무릎을 꿇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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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AA 토너먼트 결승에서 사우스캐롤라이나를 상대하는 클라크.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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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의 결승전. 클라크의 아이오와는 작년 준결승에서 꺾었던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과 다시 맞붙습니다. 시즌 37승 무패의 기록을 가진 강팀이었죠.

초반엔 클라크의 장거리 3점슛이 터지는 등 아이오와의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고 2쿼터부터는 접전이 됐습니다. 전반은 사우스캐롤라이나의 49-46 우세.

결국 승부는 201cm의 카밀라 카르도소(15점 17리바운드)가 골밑을 지배한 사우스캐롤라이나의 흐름으로 흘러갔죠. 클라크가 30점을 넣으며 분전했지만, 승부를 뒤집진 못했습니다. 75-87로 뒤진 상황에서 종료 20초를 남기고 교체되며 코트를 빠져나온 클라크는 코칭스태프, 팀 관계자들과 포옹을 나누며 자신의 화려했던 대학 농구 커리어를 마무리하죠.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은 기립박수를 보내줬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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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AA 결승에서 사우스캐롤라이나에 패한 뒤 클라크가 기자회견에 나선 모습. /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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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에서 2년 연속 패하며 비록 우승 트로피를 들진 못했지만, 클라크의 아이오와 시절은 NCAA 역사에 영원히 남게 됐습니다. 클라크는 “나는 우리 팀이 자랑스럽다. 우리는 절대 꺾이지 않았고 최선을 다했다”며 “아이오와 유니폼을 입는 마지막 순간이란 사실이 슬프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돈 스탤리 사우스캐롤라이나 감독의 우승 후 인터뷰 중 한 대목은 클라크에게 바치는 헌사였죠.

“케이틀린 클라크, 여자 대학 농구를 부흥시켜줘 고마워요. 클라크 당신은 이제 WNBA에 1순위로 지명될 텐데 WNBA도 부흥할 겁니다. 클라크 당신은 역대 최고 선수(GOAT) 중 한 명입니다.”

클라크는 최근 인터뷰에서 “NCAA 챔피언이 되지 못했지만, 매일 아무렇지 않게 잠을 잘 수 있다. 내가 해낸 일들은 정말 자랑스러워할 만한 것이 많다.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해 아쉬워하지 않는다”며 2년 연속 준우승에 대한 소회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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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크는 이제 WNBA에서 활약을 이어갈 전망이다. /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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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크는 이제 새로운 도전에 나섭니다. 16일 열린 WNBA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진 인디애나 피버가 그를 선택했습니다. 인디애나 피버가 그를 지명한 뒤 인디애나주 주지사가 클라크에게 전화를 걸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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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NBA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인디애나 피버에 지명된 케이틀린 클라크가 캐시 엔젤버트 커미셔너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USA투데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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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크가 WNBA 드래프트에 참가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지난 시즌 60달러(약 8만원)였던 인디애나 피버의 평균 티켓 가격은 개막도 하기 전에 174달러(약 24만원)로 뛰어올랐습니다. 티켓 재판매 사이트인 ‘스텁허브’는 피버 티켓 전체 판매량이 지난 시즌에 비해 13배 증가했다고 밝혔죠.

드래프트 지명 이후 인디애나 피버의 클라크 저지는 한 시간 만에 모든 사이즈가 완판됐습니다. 모두 ‘클라크 효과’라 할 수 있습니다.

뜨거웠던 NCAA에 대한 관심은 이제 WNBA로 옮겨갈 수 있을까요? 미 전역을 달군 클라크가 WNBA에서 맹활약하는 모습이 벌써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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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WNBA 드래프트 현장에서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는 클라크. / USA투데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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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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