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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중동發 리스크에 환율 17개월만에 1380선 돌파… 亞증시 출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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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스라엘 충돌]

코스피 1% 넘게 빠졌다가 낙폭 줄여

日-홍콩 증시도 일제히 하락세… 韓경제, 금리-유가-환율 ‘3高’ 재노출

한은 “변동성 확대땐 안정화 조치”

동아일보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마감 시황이 표시돼 있다. 이스라엘과 이란이 전면전을 벌일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6원 오른 1384.0원에 마감했다. 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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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로 중동 지역의 확전 위기가 고조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미국 달러화 강세가 두드러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1년 5개월 만에 1380원 선을 돌파했다. 코스피를 비롯해 아시아 증시도 크게 출렁이며 대부분 약세를 나타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불안해진 중동 정세로 국제 유가까지 치솟으며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 경제는 고금리, 고유가, 고환율이라는 이른바 ‘3고(高) 위기’에 다시 노출된 채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

● 중동발 리스크에 환율 1400원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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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6원 오른 1384.0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종가 기준 1380원을 넘어선 건 2022년 11월 8일(1384.9원) 이후 처음이다. 원-달러 환율은 올해 들어서만 100원 가까이 올랐다. 연초 이후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점차 꺾이고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면서 강달러 현상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조만간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로 올라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환율이 1400원을 웃돈 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였던 1997∼1998년과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2009년, 연준이 급격히 금리를 올린 2022년 등 단 세 차례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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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환율 변동성이 커지자 한국은행은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날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외환시장이 열리기 전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향후 국제 유가와 환율 움직임, 글로벌 공급망 상황 변화 등에 따라 물가 등 실물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외환·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는 경우 시장 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아 증시도 크게 휘청거렸다.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 1.2% 넘게 빠졌다가 낙폭을 줄이며 전날보다 0.42% 내린 2,670.43에 거래를 마쳤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0.74%)와 대만 자취안지수(―1.38%), 홍콩 항셍지수(―0.72%) 등도 일제히 내림세를 보였다.

●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 국내 경기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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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스라엘과 이란이 전면전에 나설 경우 글로벌 자산 가격이 크게 급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이란이 ‘원유의 동맥’이라고 불리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 이상으로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20%를 담당하고 있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원유의 80% 이상이 아시아 지역 수출 물량”이라며 “여기가 막힐 경우 국내 경기는 크게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급등하고 있는 구리나 알루미늄 등 원자재 가격 역시 공급망 불안 등으로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글로벌 자산 가격이 치솟는 상황에서 고환율이 지속되면 원자재를 수입하는 국내 기업들은 비용 상승에 따른 원가 압박 탓에 상품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결국 고물가와 고금리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경제성장률을 갉아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은 대외 충격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만큼, 중동 지역에서 전면전이 펼쳐질 경우 다른 국가에 비해 환율도 높게 뛰고, 증시도 더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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