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4 (금)

“태어날 아이 생각하며 쳤다”... 세계 1위 셰플러 두 번째 그린재킷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88회 마스터스 11언더파, 2위 오베리에 4타차… 우승 상금 50억원

조선일보

스코티 셰플러가 14일(현지 시각)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우승한 뒤 환호하고 있다. 셰플러는 11언더파를 기록하며 우승했다./로이터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의 우승을 예감한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 클럽의 수많은 팬이 16번 홀부터 “스코티! 스코티!”를 연호하며 박수를 보냈다. 스코티 셰플러(28·미국)는 전혀 평정심이 흐트러지지 않는 모습으로 스윙 머신처럼 샷을 했다. 샷을 하는 대로 홀에 가깝게 붙었다. 세계 1위인 최강 골퍼라고 하더라도 놀라울 정도의 집중력이었다. 비결은 기계 같은 냉혹함이 아닌 가장 인간적인 면모에 있었다. 그는 “사실 내 마음은 첫 아이 출산을 앞둔 아내와 함께 기도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두 번째 그린재킷 가능성이 오가는 가운데에서도 매일 시간만 나면 댈러스에 있는 아내 메러디스와 연락을 주고받았다. “이달 하순 출산 예정이지만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인 만큼 연락이 오면 바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했다. 셰플러는 고교 시절 만난 메러디스와 2020년 결혼했다.

14일(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88회 마스터스 최종 4라운드. 셰플러만 다른 골프장에서 경기하는 것처럼 압도적인 기량 차이였다. 셰플러는 이날 버디 7개, 보기 3개로 4타를 줄이며 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 2위 루드비그 오베리(7언더파 281타·스웨덴)를 4타차로 따돌리고 2022년에 이어 두 번째 그린재킷을 입었다. 경기를 마치고서야 셰플러는 팬들과 손바닥을 마주치며 기뻐했다. 셰플러와 절친인 김주형이 18번 홀 그린 옆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축하하자 꼭 끌어안았다. 셰플러와 김주형은 댈러스에 같이 살고 성경 모임도 함께 다닌다. 김주형의 부모와 셰플러의 부모도 가깝게 지낸다. 김주형의 부모는 “셰플러가 장난꾸러기처럼 장난을 잘 걸지만 우승을 많이 해도 소박한 모습을 잃지 않고 주형이에게 골프를 열심히 해야 한다고 조언도 많이 한다”고 칭찬했다.

조선일보

2024년 4월 14일(현지시각) 작년 마스터스 챔피언 존 람이 2024년 마스터스 토너먼트 우승자 미국의 스코티 셰플러에게 그린 재킷을 입혀주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5번째 마스터스 출전에서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한 셰플러는 우승 상금 360만달러(50억원)를 받았다. 셰플러는 가장 이른 나이에 마스터스에서 2승을 거둔 네 번째 선수가 됐다. 1965년 잭 니클라우스(25세 80일), 2001년 타이거 우즈(25세 99일), 1983년 세베 바예스테로스(26세 2일)에 이어 4번째다.

최강 셰플러의 올 시즌은 압도적이다.

3월 11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시즌 첫 우승을 차지했고 일주일 뒤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 PGA투어 통산 8승째였다. 지난달 31일 휴스턴 오픈에서 1타가 부족해 연장전에 합류하지 못하고 공동 2위에 올랐다.

조선일보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가 88회 마스터스 최종 4라운드 17번 홀 그린에서 그린을 읽고 있다./AFP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번 마스터스를 포함해 올해 출전한 9개 대회에서 우승 3차례를 포함해 8차례 ‘톱 10′에 들었다. 가장 나쁜 성적이 지난 1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공동 17위다. 셰플러는 시즌 상금 1509만달러(약 209억원)를 기록했다. 지금 페이스라면 지난 시즌 세운 한 시즌 최다 상금 기록(2101만달러)도 곧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셰플러는 이날 오후 2시 45분 마지막 조로 콜린 모리카와(미국)와 출발했다. 전날 3라운드까지 셰플러가 7언더파 1위, 모리카와가 6언더파 2위였다. 그 뒤를 맥스 호마(미국)가 5언더파, 루드비그 오베리(스웨덴)가 4언더파, 브라이슨 디섐보(미국)가 3언더파로 뒤쫓았다.

경기 초반은 공동 1위 자리에 서너 명씩 몰리는 대난전이었다. 하지만 셰플러의 경쟁자들이 하나 둘 오거스타의 유리알 그린에 무릎을 꿇고 두 세타씩 잃었다. 모리카와는 9번 홀(파4)에서, 호마는 12번 홀(파3)에서 더블보기를 했다. ‘스웨덴의 우즈’라 불리는 오베리도 11번 홀(파4)에서 더블보기를 했지만 13·14번 홀 연속 버디로 7언더파를 달리며 추격했다. 하지만 셰플러는 우승 경쟁의 중압감을 전혀 느끼지 않는 선수처럼 13·14·16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11언더파로 멀찌감치 달아났다.

조선일보

4월 14일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라운드 18번 홀에서 미국의 스코티 셰플러가 티샷을 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셰플러는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로열 오크스 컨트리클럽을 다니면서 자랐다. 그는 어릴 때부터 날씨가 아무리 더워도 긴 바지와 깃 셔츠를 즐겨 입었다. 아이들이 그런 셰플러를 놀리곤 했다. 하지만 셰플러는 “나는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다. 프로골퍼가 되겠다는 꿈을 지닌 나는 연습 때도 투어 프로처럼 하고 싶었다”고 했다. 농구와 라크로스 등 다양한 운동을 즐기면서도 셰플러는 늘 PGA투어에서 경기하는 날을 꿈꿨다고 했다. 셰플러는 세 여자 형제가 있고 어머니가 바깥에서 일하고 아버지가 가사를 맡아 하는 가정에서 자랐다. 가정을 위해 헌신하는 부모 밑에서 셰플러는 마음껏 하고 싶은 운동을 하며 지냈다고 한다. 그는 “아버지와 어머니께서는 우리 4남매를 정말 훌륭하게 키워주셨다. 우리는 모두 골프를 치며 자랐다”며 “그들 모두 나에게 건네는 응원과 도움에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와 호마, 모리카와가 나란히 4언더파 284타로 공동 3위를 차지했다. 안병훈이 공동 16위(2오버파 290타)로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다. 이날 6타를 줄인 김주형과 2타를 줄인 김시우가 나란히 5오버파 293타로 공동 30위였다.

[민학수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