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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엔화 환율 동반급등...증시에 어떤 영향 미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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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1.80포인트(0.07%) 오른 2706.96에, 코스닥지수는 1.23포인트(0.14%) 내린 858.1에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9.20원 오른 1364.1원을 보이고 있다.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국민은행 스마트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4.04.11. scchoo@newsis.com /사진=추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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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쇼크에 한국 원화와 일본 엔화의 가치가 급락(환율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17개월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엔/달러 환율도 34년 만에 최저수준인 153엔대로 떨어졌다. 외국인 매수세 덕에 한국증시는 보합세를 유지했고 일본증시도 소폭 하락하는데 그쳤으나 통화당국은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64.1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대비 9.2원 오른 수준으로 종가기준으론 2022년 11월 9일(1364.8원)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엔화가치도 크게 밀렸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외환 시장에서 한때 153.2엔대까지 오르면서 1990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엔/달러 환율은 151.8엔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했으나 오후 9시 30분께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했다.

양국 환율이 상승한 이유는 간밤에 발표된 미국 물가지수가 생각보다 강하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미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3월 CPI(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1년 전보다 3.5% 올라 시장 예상치(3.4%)를 웃돌았다. 지난해 9월(3.7%)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다.

투자은행(IB)들은 CPI 발표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인하 시점을 기존 6월에서 7월 이후로 수정했다. 올해 두 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도 한 차례로 낮춰잡는 분위기다. 영국 IB 바클레이즈는 금리 인하 시점을 9월 한 차례로 전망했고, 12월 인하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스위스 UBS 역시 금리 인하 예상 시점을 6월에서 9월로 변경하고, 인하 폭을 75bp(1bp=0.01%)에서 50bp로 축소했다.

골드만삭스는 연내 금리인하 횟수를 기존 3회에서 2회로 줄였고 첫 인하시점도 이전 6월에서 7월 또는 9월로 늦췄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 시장 참가자의 연준의 6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전날 40%대에서 이날 80%대로 올랐다.

당분간 달러화 가치가 고공행진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인덱스는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높은 105.2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으나 일본정부는 시장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간다 마사토 재무성 재무관은 "과도한 움직임에는 모든 수단을 배제하지 않고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여의도 증권가도 원/달러 환율에 촉각을 기울인다. 원화가치가 하락하면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들이 자금을 빼 나가는 현상이 빈번했기 때문인데,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덕에 이날 증시는 안정적으로 움직였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들은 1조221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하면서 기관의 매도물량(1조797억원)을 받아냈다. 이에 힘입어 코스피 지수는 1.80포인트(0.07%) 오른 2706.96으로 마감했다. 반면 코스닥 시장은 전반적으로 약세를 면치 못했으나 오후 들어 낙폭을 만회하면서 전날보다 0.14% 내린 수준에 끝났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물가문제와 국내 총선 여파로 당분간 증시에 매도압박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밸류업 종목들의 에너지도 다소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박소연 신영증권 이사는 "(정부가 추진하는) 배당소득 분리과세(조세특례제한법), 자사주 소각시 법인세 감면(법인세법) 등 세제 개편안의 국회 통과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에 밸류업 프로그램의 추진 동력은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 유재희 기자 ryu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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