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선택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이강인은 충분히 좋은 활약을 하고 있었지만, 엔리케 감독은 비교적 이른 시간에 이강인을 빼는 선택을 내렸다.
이강인은 1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PSG(파리 생제르맹)와 바르셀로나의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 선발 출전해 60여분을 소화하다 워렌 자이르 에머리와 교체되어 경기를 마무리했다.
직전 경기였던 클레르몽 풋과의 리그 경기에 교체 출전해 23분만을 뛴 이강인은 바르셀로나전 선발 출전이 예상됐다. 체력을 충분히 비축하면서 교체를 통해 경기 감각도 유지했으니 풀타임을 기대할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엔리케 감독은 후반 15분이라는 이른 시간에 이강인을 벤치로 불러들였다.
엔리케 감독의 생각을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이강인이 이른 시간 교체될 정도로 부진하던 것은 확실히 아니었다. 당장 이강인은 동점골로 이어진 비티냐의 득점 장면에서 기점 패스 역할을 한 것을 비롯해 이날 패스 성공률 94%, 기회 창출 3회(최다), 슈팅 2회(유효슈팅 2회), 태클 성공 1회, 리커버리 1회 등을 기록했다.
특히 이강인은 우측면에서 우스만 뎀벨레, 마르코 아센시오와 함께 연계를 통해 바르셀로나 수비를 허무는 등 인상적인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었다. 전반전 PSG의 주요 공격 루트는 이강인과 뎀벨레가 위치한 오른쪽 측면이었다.
이 외에도 이강인은 공 간수 능력으로 팀에 도움이 되는 플레이를 했다. 바르셀로나가 라인을 내리고 수비에 집중한 뒤 측면을 통해 역습을 노리는 전략을 사용한 탓에 PSG는 바르셀로나 진영에서 공을 지키면서 공격을 전개해야 했다. 이강인의 능력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엔리케 감독은 비티냐의 역전골이 터지고 10분이 지난 뒤 이강인을 자이르 에머리와 교체했다. 이강인은 지난 경기에서 체력을 아꼈지만 중요한 경기인 바르셀로나전에서 60여분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엔리케 감독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패착이 됐다.
PSG 선수들이 바르셀로나 진영에서 공을 지키지 못하자 이전보다 더욱 쉽게 역습을 허용하기 시작했다. 결국 바르셀로나의 교체카드였던 페드리의 어시스트를 받은 하피냐가 두 번째 골을 터트리며 다시 동점을 맞췄고, 분위기에 휩쓸린 PSG는 코너킥에서 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에게 역전골까지 내주고 말았다.
어렵게 역전에 성공했지만 다시 역전을 내준 PSG다. 리드하고 있는 팀이 경기를 주도할 수 있고, PSG가 경기 내내 바르셀로나보다 더 오랫동안 공을 갖고 경기를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갔다는 점을 생각하면 PSG의 역전골 이후 엔리케 감독의 경기 운영이 아쉽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 모든 게 이강인을 교체로 뺀 탓에 벌어졌다고 할 수는 없지만, 반대로 영향이 절대 없었다고 하기도 힘들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던 이강인을 후반 15분에 교체한 엔리케 감독의 선택에도 역시 아쉬움이 남는 이유다.
아쉬워한다고 결과가 달라지지는 않는다. PSG는 바르셀로나 원정에서 역전해야 4강에 진출할 수 있다. 과거 '캄프 누의 기적'의 희생양이 됐던 PSG가 이번에는 다음주 바르셀로나 에스타디 올림픽 류이스 콤파니스에서 열리는 8강 2차전에서 기적 같은 역전을 노린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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