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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페디는 커브와 체인지업을 던지던 선수였지만, 스위퍼를 레퍼토리에 추가해 큰 성공을 거뒀다. 게다가 KBO리그는 그 스위퍼를 안정적인 출전 시간 속에서 마음껏 활용하고 실험할 수 있는 리그였다. 미국 메이저리그도 스위퍼라는 구종이 유행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KBO리그에서는 미지의 구종이나 다름없었다. 많은 선수들이 페디에게 스위퍼의 가르침을 구하기 위해 줄을 설 정도였다. 대단한 위력을 발휘했다.
그렇게 페디는 업그레이드를 인정받아 한국을 떠났다. 그런데 그 페디의 스위퍼보다 더 날카로운 스위퍼라는 평가를 받는 선수가 등장했다. 바로 KIA의 새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31)이다. 네일 역시 시속 150㎞ 언저리의 투심패스트볼에 스위퍼를 주무기로 사용한다. 그리고 올해 그 스위퍼가 위력을 발휘하면서 시즌 초반 승승장구하고 있다. 시즌 2경기에서 12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0.75, 이닝당출루허용수(WHIP) 0.83을 기록했다.
네일은 올해 스위퍼 구사 비율은 28% 남짓이다. 현재 리그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스위퍼를 쓰는 선수 중 하나로, 오히려 지난해 페디의 스위퍼 구사 비율보다 더 높은 감도 있다. 슬라이더로 분석되기도 하나 구단 관계자는 “네일은 슬라이더를 던지지 않는다고 한다”며 이 구종이 스위퍼라고 확인했다. 여기에 체인지업을 섞는다. 기본이 포심이 아닌 투심을 던지는 투수라 서로간의 구종 시너지 효과가 나는 피치 디자인이다.
네일의 스위퍼가 대단한 이유는 기본적인 각은 물론 제구까지 되기 때문이다. 스위퍼는 횡으로 휘는 움직임이 커 아무래도 헛스윙을 유도하기 위해 자주 애용된다. 우완 기준으로 좌타자 승부에는 몸에 맞는 공 위험 때문에 스위퍼를 쓰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네일은 다르다. 스위퍼로 보더라인을 찌르는 모습이 꽤 자주 나오고 있고, 우타자는 물론 좌타자를 상대로도 자신 있게 쓴다. 스위퍼 제구에 자신감이 있다는 뜻이다.
이강철 kt 감독은 “페디의 스위퍼보다 네일의 스위퍼가 더 나은 것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을 정도다. 그렇다면 페디의 스위퍼와 네일의 스위퍼는 어떻게 다를까. 어느 쪽이 더 위협적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잡는 그립이 다르고 이 때문에 선수들이 느끼는 움직임도 조금 다르다. 페디는 투심 그립을 잡고 스위퍼를 던졌다. 반면 네일은 커브, 혹은 슬러브 그립 쪽에 가깝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두 그립이 양분된다. 선수마다 편한 그립으로 스위퍼를 던진다.
두 선수의 스위퍼를 모두 경험한 한 선수는 “페디의 스위퍼는 처음에는 머리로 날아온다는 생각이 든다. 시작부터 움찔한다. 반면 네일의 스위퍼는 굳이 따지자면 허리 뒤에서 날아오는 느낌이 있다”고 설명했다. 페디의 스위퍼가 낙폭이 더 큰 대신, 네일의 스위퍼는 횡적인 움직임이 더 크다는 것이다. 페디의 스위퍼가 종종 커브로, 네일의 스위퍼가 슬라이더로 구분되는 것도 이러한 움직임과 연관이 있다. 이 선수는 “그런데 스트라이크존 보더라인을 파고드는 제구 자체는 네일이 더 좋은 것 같다. 페디는 헛스윙 유도 쪽에 강점이 있었다. 도대체 어떻게 쳐야 할지 궤적을 종잡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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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있던 선수가 아니었고, KIA가 이적료까지 주며 데려온 이유가 있었다. 투심의 제구도 좋고, 이와 짝을 이루는 스위퍼·체인지업의 제구가 지금처럼 된다면 투구 퀄리티 자체는 굉장히 높게 평가할 수 있다. 이제 남은 것은 6이닝 이상을 던질 수 있는 스태미너와 건강을 증명하는 것이다. 이범호 KIA 감독은 세 번째 등판부터는 투구 수 제한 없이 갈 수 있다고 예고했다. 네일이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의 위용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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