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출처=연합뉴스] |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가 상승에 대해 계절적 요인을 우선 언급했다. 그는 "드라이빙 시즌을 앞두고 본격적인 냉방 수요가 시작됐다"며 "매년 4월부터 9월까지는 높은 기온 탓에 냉방용 석유 수요가 급증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의 자발적 감산 조치와 사우디 아람코의 신규 프로젝트 철회 및 전기차(EV)로의 전환이 어려운 국가들의 양호한 석유 수요 전망은 미래 수급에 대한 우려를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가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지만, 미국의 산유량은 12월을 끝으로 둔화하고 있다. 최 연구원은 "미완결 유정(DUC)이 한계에 직면했다"며 "파쇄 지연 전략의 일환인 DUC는 마지막 파쇄 공정을 거쳐 원유 생산까지 평균 1개월에서 1.5개월이 소요되는데, 2020년 6월부터 현재까지 50%가 소진됐고 남은 DUC는 손익분기점(BEP)이 배럴당 평균 85달러를 상회해 채산성 문제에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인한 정책 변화를 변수로 꼽는다. 트럼프는 화석연료 산업에 우호적이기 때문에 지금의 구조적 공급 부족 상황을 해소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최 연구원은 "문제는 미국 석유개발 기업들의 투자를 가로막는 증세 법안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라며 "이 법안엔 연방정부 토지 내 유전·가스전 개발에 대한 로열티율 인상과 노후 유정 관리 명목의 임대 보증금 및 주별 보증금을 인상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그는 "공화당과 민주당이 동수를 이루고 있는 미 상원의 의석 구조를 고려하면 IRA에 대한 폐지가 아닌 개편에 그칠 수밖에 없다"며 "원유 임대 프로그램 재개 등의 조치가 추진될 수는 있겠지만, 석유개발 기업들의 본격적인 투자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이에 유가는 내년 배럴당 100달러를 향해 우상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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