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에서 힘겹게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어올린 황유민. [사진 KLPG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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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체구에도 호쾌한 장타를 펑펑 때리는 ‘돌격대장’ 황유민(21)이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국내 개막전의 주인공이 됐다. 마지막 순간까지 침착함을 잃지 않은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황유민은 7일 제주도 서귀포시 테디밸리 골프장(파72·6685야드)에서 끝난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2개로 1타를 줄여 합계 14언더파 274타로 정상을 밟았다. 우승 상금은 2억1600만원.
아마추어 시절부터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2003년생 황유민은 지난해 데뷔하자마자 돌풍을 일으켰다. 입단 동기인 김민별(20)·방신실(20)과 함께 치열한 경쟁을 펼치면서 KLPGA 투어의 샛별로 떠올랐다. 키 1m63㎝의 크지 않은 체구인 황유민은 지난해 평균 드라이브샷 비거리 256.41야드로 전체 2위를 기록했다. 얼핏 보면 중학생처럼 느껴질 정도로 체구가 작지만, 지면 반발력을 최대한 활용한 스윙으로 호쾌한 장타를 날린다. 어릴 적부터 작은 키의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매일같이 분유를 먹고, 코어 근육 강화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은 덕분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황유민은 3라운드까지 결점 없는 플레이를 펼쳤다. 출전 선수 중 유일하게 보기를 하나도 기록하지 않고 3라운드까지 합계 13언더파 단독선두를 달렸다. 돌격대장이라는 별명답게 샷은 늘 공격적이었고, 퍼트 역시 홀 앞에서 멈추는 법이 없었다.
운도 많이 따랐다. 아웃 오브 바운즈(OB)나 페널티 구역으로 향한 티샷이 나무를 맞고 코스 안으로 들어오는 장면이 몇 차례나 나왔다. 특히 3라운드 18번 홀(파4)에선 페어웨이에서 실수로 떨어뜨린 거리측정기가 공 바로 옆에서 멈추면서 가까스로 벌타를 면했다. 만약 공을 건드렸다면 1벌타를 받아야 할 상황이었다. 골프에선 흔치 않은 비디오 판독까지 한 끝에 경기위원회는 공이 움직이지 않았다고 판단해 벌타를 주지 않았다. 황유민은 이 홀에서 완벽한 세컨드 샷으로 버디를 잡아 합계 13언더파로 점프했다.
그러나 황유민은 마지막 날 경기에서 흔들렸다. 파4 2번 홀과 파3 3번 홀에서 연거푸 그린을 놓친 탓에 보기를 범하면서 11언더파로 내려앉았다. 반면 1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았던 같은 챔피언 조의 박혜준(21)이 12언더파로 단독 선두가 됐다.
잠시 흔들렸던 황유민은 곧바로 침착함을 되찾았다. 파5 4번 홀에서 1타를 줄인 뒤 다시 버디 2개를 추가해 14언더파 단독선두로 뛰어올랐다. 이후 박혜준이 13언더파까지 쫓아왔지만, 후반 9개 홀을 모두 파로 막는 안전한 경기 운영으로 선두를 지켜냈다. 두 번째 샷이 그린을 넘겨 프린지까지 간 마지막 18번 홀에선 과감하게 퍼터를 잡고 탭인 파를 기록해 타수를 지켰다. 호주 유학파 출신으로 2022년 데뷔한 박혜준은 같은 홀에서 버디 퍼트를 놓쳐 준우승을 차지했다.
황유민은 우승을 확정한 뒤 눈물을 흘리며 “오늘 하루가 정말 길었다. 골프를 시작한 이후로 가장 좋지 않은 샷이 계속된 날이었다. 오늘 왼쪽으로 감기는 샷이 많이 나와서 위축됐다”면서 “전지훈련 기간 열심히 운동했는데 이렇게 결과가 따라줘서 기쁘다. 올 시즌에는 다승은 물론 메이저 대회에서도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2022년 6월 한국여자오픈에서 오구 플레이와 스코어카드 오기로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다가 돌아온 윤이나(21)는 합계 2언더파 공동 34위에 올랐다. 라운드 출발 때마다 고개를 숙이며 사과한 윤이나는 “경기를 치르면서 실전 감각이 돌아왔다. 아직 부족한 점이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
서귀포=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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